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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 이야기2011. 10. 4. 10:22
요즘들어 도담이가 부쩍 흙장난이나 모래장난을 많이 합니다.
제 입장에선 제발 그것만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무턱대고 못하게 할 수도 없더라구요.

어찌나 재미있어 하는지...
못하게 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양손 가득 모래를 쥐고 준비자세를 취한 다음



손을 번쩍 들고 힘껏 던집니다.
뿌린다는 표현이 맞는 건가요?




암튼 성에 찰 때까지 또 무한 반복에 들어간 도담이... ㅡ.ㅡ;;

처음부터 모자를 씌웠어야 했는데
처음엔 얌전히 놀길래 방심을 했어요.

갑자기 모래를 들고 뿌리기 시작하는데
머릿 속에도 모래가 잔뜩 들어가고 옷 속에도 들어가고...
아무리 털어도 잘 안되기에 그제서야 모자를 씌웠습니다.

집에 가서 보니 기저귀 속까지 모래가 들어갔더군요. ㅠ.ㅠ

그나마 모래는 괜찮은 편이에요. 흙먼지에 비하면...

하루는 놀이터 가는 길에 회색빛 흙먼지가 쌓인 걸 발견한 도담이가
그대로 거기 주저 앉아선 놀기 시작했습니다.

모래보다 고운 가루라 느낌이 또 새로웠나 봐요.
이번엔 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옷에 바르기까지 하더군요. ㅜ.ㅜ
무슨 파우더도 아니고...

한줌 쥐고 옷위에 뿌려선 파우더 바르듯이 톡톡 두드려주기까지 했습니다.
신발 찍찍이를 뜯어서 그 속에도 마구 집어 넣구...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점점 심란해져 갔지요.

하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서 더 그랬는데요
이웃에 사는 분들이 지나가며 도담이에게 한마디씩 건넸습니다.

" 아유~ 지지~ 거기서 그러고 놀면 어떻게. 지진데... "
하며 눈살을 지푸리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 어머~ 여기 애기 좀 봐! 신났네~ 너 엄마가 많이 봐주는구나! 그래...좋지~~ "
하며 귀여워해 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 이거 흙먼지는 애한테 더 안좋을텐데... 차라리 모래에서 놀게 하지 그래요. "
바로 옆동 경비 아저씨께서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말씀을 하셨습니다.

바람도 불구... 날리는 흙먼지에 제 생각도 다르지 않아서
더 놀겠다고 우는 애를 억지로 안고서 근처 모래밭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장소를 옮겼더니 시큰둥해 졌는지 금방 또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더군요.

단지내에 있는 놀이터에서 가끔 도담이 또래 아이들을 만나지만
도담이처럼 흙장난이나 모래장난을 하는 아이들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도시라서 그런가요?
시골이라면 좀 달랐을까요?

애가 더러운 흙을 만지며 노는데도 그냥 방치하는 엄마...
가끔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을 만날때면
' 내가 잘못 하고 있는 건가? '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근데 또 도담이를 데리고 나가 놀다보면
도담이가 하고 싶어하는 데로 지켜보게 되네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도담이 놀이에 동참 해보려고 시도 하고 있습니다.
혼자 놀게 하는 것 보다는 함께 놀아 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근데 오히려 도담이가 엄마를 귀찮아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ㅡ.ㅡ;;

" 도담아~ 엄마랑도 놀아줘~~ 엄마도 심심하단 말이야!!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