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3. 1. 23. 07:58

(2012.12.29)

 

한 두어달쯤 전 부터 인 것 같다.

도담이 때문에 휴대용 가스렌지를 더 많이 쓰게 된 게...

 

덕분에 도시가스 비용은 적게 나오지만

대신 안사도 될 부탄가스를 사야해서

큰 차이는 없지만 따지고 보면 돈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다.

 

집에 있는 냄비들은 모두 도담이 놀이감이 되버려서

국이라도 끓일라 치면 아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냄비 하나 빌리기가 쉽지 않다.

 

달래고 타이르다 결국은 울리고 마는데

그나마 휴대용 가스렌지에서 요리를 하면

요리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잠잠한 편이다.

 

 

 

어묵탕을 끓이려고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드는 중~

재료 넣는 건 도담이 몫이다. ㅋㅋ

 

 

육수가 보글보글 끓을 동안

엄마가 다른 재료들을 다듬고 있으면

썰어놓은 야채들을 슬쩍 가져다 넣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렇게 도담이가 도와주는(?) 날은 더 맛있게 잘되는 것 같다.

 

도담이가 손맛이 좋은걸까?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4. 07:45

 

한 달에 꼭 한 두번은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본다.

유아용 제품들을 할인해 주는 쿠폰 때문인데

막상 가게 되면 아무래도 예상보다 돈을 더 쓰게 된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은 또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마트에 한 번 장보러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도담이가 마트에 가는 걸 싫어하지 않는 다는 거...

구경하는 재미와 시식 코너의 감질 맛 나는 재미를 알아버린 듯 ㅋ

그래서 왠만하면 짜증을 내거나 울지 않는다.

 

 

하지만 졸음 앞에선 어쩔 수 없는가보다.

 

카트에 얌전히 앉아서 꾸벅꾸벅 졸던 도담이가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편히 자고 싶은데 주위는 시끄럽지

짐 때문에 공간은 비좁지...

엄마, 아빠는 갈 생각을 안하지...

 

 

비좁은 카트 안에서 울며 몸부림 치는 아들덕에

부랴부랴 계산을 하고 집으로 왔지만

이미 도담이의 졸음은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시간 절약도 하고 과소비도 막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들은 미리 메모를 해놓는 데도

막상 가면 다른 곳으로 눈이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5. 10:36

 

남동생이 얼마전 원룸을 구해 혼자서 자취를 시작했다.

딱히 챙겨주지 못하면서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며칠전에 다녀왔었다.

 

지은지 얼마 안된 건물이라서 무척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크기만 작다 뿐이지 베란다도 있고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등

기본적인 것들이 다 갖춰져 있었다.

 

도담이는 외삼촌 집에 들어서자 또 주방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곤 주전자를 달라고... ㅋㅋㅋ

 

외삼촌이 군대 생활을 하느라고 몇번 보지도 못해서 낯을 가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도담이가 삼촌을 잘 따랐다.

설마 주전자 때문이었을까? ^^;;

 

 

남동생이 점심을 사줘서 맛나게 먹고

마트에 가서 간단히 쇼핑을 한 후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씩 마셨다.

 

그러는 동안 우리 도담인 외삼촌의 주전자로 심심함을 달랬다.

 

밥 먹을 때 도담이가 얌전히 있어주길 바라며 주전자를 들고 나왔는데

덕분에 편하게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했다.

 

 

그런데 집에 갈 때가 문제였다.

삼촌집에서 신나게 주방놀이를 하던 도담이가

집에 가자니까 또 주전자를 들고 나서는게 아닌가!

 

" 아니야~ 그건 놓구 가야지. 담에 삼촌집 오면 그때 또 가지고 놀자. "

하지만 도담이가 그리 쉽게 포기할 리 없었다.

아마 도담이가 조금만 더 떼를 썼다면 남동생이 그냥 가져가라고 했을거다.

 

' 아깐 가지고 갔는데 왜 안돼지? '

도담이 입장에선  의아했을지도 모르겠다.

나 좀 편하자고 아들만 헷갈리게 했다.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고 싫어! 안돼! 를 연발하는 아이에게

달콤한 사탕 같은 걸 주며 달래려다가

나중에는 하나 줄 거 두 개 주게 되고

오히려 아이에게 역으로 당하게 되는... 그런 경우들 말이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0. 10:50

11월 15일에 있었던 마노아 수업에서는

예쁘게 분장을 하고 무대에 서보는 걸 했다.

 

 

페이스 페인팅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빨간 나비 넥타이에 치마도 입고 예쁘게(?) 분장을 한 도담이 ㅋㅋ

 

안한다 그럴 줄 알았는데 이날은 순순히 잘 따라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마이크를 들긴 했지만 노래 부르며 춤추는 연습에선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

엄마, 아빠를 닮아서일까?

도담이는 율동하는 걸 참 싫어하는 것 같다.

 

연습이 끝나고 포토존으로 만든 무대에 선 아이들... ㅋㅋ

 

엄마들은 아이들이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지만

정말 무대 체질인 듯 보이는 아이는 몇 안되는 듯 했다.

 

엄마가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아이도 있었는데

다행히 도담이는 엄마에게 사진 한장 찍을 시간은 허락해 주었다. ㅎㅎ;;

 

' 찰칵 찰칵 ' 소리가 나기 무섭게 무대에서 내려온 도담이...

비록 포토존으로 만든 무대이긴 했지만...

첫 무대라 하기엔 너무 짧아서 조금 아쉬웠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6. 09:42



열심히 가위질 중인 도담이~


저 쓰라고 사 준 작은 가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기어코 엄마 가위로 힘겨운 가위질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어느정도 조심조심 다룰 줄 알게 되어서 

어쩌나 지켜 봤더니

엄마가 보기엔 답답하기만 하지만

저 나름대로 가위질 하느 법을 터득하더라.



먼저 양 손을 이용해 가위를 벌리고




한 손으로 가위를 오므려 종이를 자른다.

그리고 또 양 손으로 가위를 벌리고...

 

한 손으로 가위를 벌리기엔 아직 손가락 힘이 많이 부족한 모양이다.

가위가 도담이에게는 크고 좀 뻑뻑하기도 하고...

 

작은 가위를 사용하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절대 싫단다.

 

도담이가 가끔 이렇게 알 수 없는 고집을 부릴 땐 참 답답하다.

하지만 그냥 지켜 볼 밖에... ㅇ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4. 08:55



도담이는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구역예배를 아주 좋아한다.

집사님 집에 가자그럼 얼른 따라나서는데

늘상 그렇듯 집에 들어서자마자 싱크대부터 접수를 한다.


달그락 달그락 

도담이의 주방놀이에 

예배중에 웃음이 터지는 일도 많았다.


예배가 끝나고 다들 돌아가실 때에도 도담이는 더 놀고 싶대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염치 불구하고 더 놀다 오곤 했다.

 

그런데  얼마전에는 구역예배에 갔다가

실컷 놀고 집에 가야할 때쯤 도담이가 새로운 솥을 발견했다.


압력솥이었는데 평소 보던 것과는 다른 모양이라서 더 관심을 보였다.

그러더니 집에 가자니까 그 솥을 들고서 현관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집사님이 잘 안쓰는 솥이라며 가지고 가라기에 들고 나오긴 했는데

3살짜리가 장난감이 아닌 압력솥을 빌리다니... ㅠㅠ

아무리 주방 살림을 좋아한데도 이럴 줄은 몰랐다.


" 어이구 니가 엄마 도와주는 거야? 허허허 "

경비 아저씨가 도담이를 보시더니 기특해 하셨다.

그게 아닌데... ㅇㅎㅎ;;


하지만 무거워서 비틀거리면서도 

압력솥을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도담이 모습에

나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모가 빌렸지?! "

저 압력솥을 일주일이 넘게 가지고 놀면서

이모가 빌려줬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던 도담이...

암튼 덕분에 빌린다는 말을 확실하게 배우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에 압력솥을 돌려주러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도담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집에는 압력솥이 없어서 더 그러나?

아들 때문에 쓰지도 않는 압력솥을 하나 사야하나...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그 날 저녁 남편을 기다리며

백화점 구경을 하다가 발견한 9,900원짜리 소꿉세트^^


도담이도 마음에 드는지 사달라고~

두가지 색이 있었는데 검정냄비가 든 걸로 고르더라.


그 가격에 이정도면 내가 봐도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도담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 09:45



우리집 가스렌지...

뭔가 휑한 느낌이다.

그렇다. 삼발이가 없다.


삼발이라는 명칭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걸 삼발이라고 부른다.



" 도담이는 삼발이 없어. "

그러면서 가스렌지 삼발이를 자기 싱크대에 떡하니 올려놨다.




후라이펜도 올려놓고 열심히 요리중... ㅋㅋ


휴대용 가스렌지도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그걸론 성에 안차는지...??

집에 있는 주방 살림은 모두 도담이의 놀이감일 뿐이다.


요리를 하려면 도담이에게서 냄비를 빌려야 하는데

이제는 삼발이까지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요즘은 가스렌지보다 휴대용 가스렌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

요리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지

거기서 요리를 하면 그나마 좀 낫다.


갈수록 진화하는 아들렘 주방놀이에

점점 더 난감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나는 그 핑계로 요리 하는 걸 더 게을리 하고 있다. ^^;;


도담이의 주방놀이는 어디까지 진화를 할런지...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도담이의 진짜 요리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3. 19:00



" 이모집 나가자! 이모집 나가자! "

" 집사님 나가자! 집사님 나가자! "


집에서 놀다가 지루해지면 하는 말이다.

이모집에 가자고, 집사님집에 가자고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도담이가 가자고 할 때마다

불쑥불쑥 다른 집에 갈 수는 없는 노릇...


놀러가면 도담이가 싱크대 살림을 모조리 꺼내는 통에

전화하기도 참 조심스럽다.


그나마 교회 구역식구들은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이 날도 교회 언니네 전화를 했더니 오라고 해서 갔었다.


알록달록 예쁜 냄비들하고 노느라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5시간이 넘도록 낮잠도 안자고 놀았으면서

집에 가자니까 " 안가 ! " 하면서 벌러덩 누워버린 녀석... ㅡ.ㅡ;;


말을 하기 시작하니 이럴 땐 참...

어이가 없어 웃으면서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1. 06:41



일주일 넘게 시댁에 있으면서

도담이는 하루도 안빠지고 이러고 놀았다.


새벽같이 일어나면 냄비들이 잘 있는지 부터 확인하고

거실에서 주방으로 주방에서 다용도실로 그리고 또 거실로...

수많은 냄비들을 들고 나르며 무척 행복해 했던 도담이였다. ㅋ


이제는 말도 제법하는데

주로 하는 말도 주방놀이에 관련된 것들...


" 된장찌개 끓여줄게~ "

" 맛있게 끓여줄게~ "

" 은색 내려줘~ " (은색 냄비 내려 달란 소리)

" 주전자 주세요! "

" 검정색 씻어 " (검정 냄비 씻어 달란 소리)

" 구멍이 뚤렸다! " (냄비 뚜껑에 있는 구멍보고 하는 소리)

" 삼발이 내려줘! " (가스렌지 삼발이 달란 소리)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니 어느순간 문장을 말하고

한동안 말이 늦어 걱정했던 가족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증조 할아버지 추도식이 있어서

전을 부치려고 어머님이 가스렌지를 바닥에 내려놓으셨는데

진짜 가스렌지 위에서 요리를 하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



시댁에 있는 거실 쇼파...

도담이가 가면 여긴 사람이 앉는 곳이 아니라

주방 살림들 진열대가 되고 만다.


도담이 노는 모습을 처음 본 고모님들은

신기해 하며 웃으셨고


원하는 냄비만 주면

신경쓸 것 없이 너무너무 잘 노는 도담이를

시부모님은 기특해 하셨다.


때로는 아들이 주방놀이를 너무나 좋아해서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주방놀이를 하면서 말도 더 많이 늘었고

색깔이나 숫자 세기 같은 것도 자연스레 익히고 있다.


비싼 장난감 보다 양은 냄비 하나를 더 좋아하는 아들...

생각해보면 살림살이에 보템이 되는 고마운 일이 아닌가?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1. 2. 07:57



작은 두 손으로

모래를 꼭 움켜쥐고

조심조심 일어서는 도담이...




그리고는 나무에 물 주듯이

주르르르 뿌려 준다.


이정도면 정말 많이 양호해졌구나 하며

마음껏 뿌리라고 내버려뒀다.


몇개월 전만해도 모래를 뿌리고 놀때면 정말 심란 했었는데...

그 땐 모래놀이 하고 집에 와서 목욕을 시키려고 보면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온통 모래였었다.



물 만난 고기 마냥

모래 만난 도담이 ㅋㅋㅋ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모래밭이지만

사실 여기선 논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 날은 자동차를 들고 나갔는데

자동차 속으로 모래를 집어 넣으면서 놀았다.



모기에 물려서 발갛게 부어 올랐는데

그래도 저 손으로 긁진 않았다.



도담아~ 그만좀 집어 넣지?

씻기 힘든데... ㅠㅠ



그저 속으로만 한 말이었는데

귀신같이 일어나 반대편으로 달려가서는

또 모래를 뿌리기 시작했다.



도담아~~ 제발 그것만은...

바람분단 말이야!!!



여름엔 자주 나간 건 아니지만

밖에 나가면 이렇게 신나게 놀았었는데

도담이도 아마 이때가 그리울거다.


며칠 전엔

몸이 안좋아서 열나고 토하고 그랬는데도

나가자고만 하던 도담이...


막상 나가도 추워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동네를 뛰어다니는 정돈데

그나마도 감기에 걸릴까봐 맘껏 못하게 했더니

어제 저녁엔 집에 안오겠다고 엄청나게 고집을 부렸다.


가을이 왜 이렇게 추운건지...

올 겨울은 유난히 더 길게 느껴질 것만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