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9. 22. 06:30


몇달 전 일입니다.

출근하던 남편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보니까 지갑에 있어야할 카드가 안보인다고요.

전날 그 카드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곳이 주유소인데
만약 차에 카드가 없으면 주유소에 가봐야 할 것 같다며
저보고 차에 가서 확인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차키도 안보였습니다.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겁니다.
전날 입었던 옷도 몇번씩 뒤져봤지만 찾질 못했습니다.

하필 잃어버린 것이 법인 카드여서
불안했던 남편은 출근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과 함께 다시 차근차근 찾아보았지만 역시나...
결혼전에 차키를 잃어버려서 보조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사라져 버린거였죠.

일단 차에 카드가 있는지 부터 확인을 해야 했기에
남편은 고객센터로 문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견인!!!
그것도 바로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견인 신청을 해놓고 어질러진 방을 바라보니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제 눈에 띈 차키~~



차키는 요 기저귀 박스 밑에 있었습니다. ㅜ.ㅜ

전날 컴퓨터를 보고 있던 남편이 도담이를 잠시 안아주었는데
그 때 도담이가 차키를 만졌던가 봅니다.

차에 가서 확인을 하니 다행히 카드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남편이 결제를 하고는 지갑에 넣는 걸 잊었었나 봅니다. (이 몹쓸 건망증... ㅡ.ㅡ)



한번은 도담이가 지갑을 가지고 노는 걸 방치했다가
카드가 없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늘 앉은 자리에서만 놀고 말길래 크게 신경을 안썼더니만...



도담이가 지나간 흔적들을 따라
구석구석 한참을 뒤져서야 찾은 카드는 요기 책들 사이에 꽂혀 있었답니다.
남편은 숨긴 도담이 보다 찾은 제가 더 대단하답니다. ㅋㅋ

아무튼 이런 일이 한번씩 터질 때마다
아들에게서 절대 눈을 떼지 않겠다 다짐을 하는데요
작심 삼일은 커녕 하루도 못가는군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남편은 한번씩 물건을 잘 잃어버립니다.
평소엔 괜찮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꼭 한번씩 일을 터트린답니다.

결혼식 전날엔 차키를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잘 둔다고 뒀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랍니다.
보조키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것도 건망증 증세인가요?

결혼식을 앞두고 부산에 있는 제 짐도 옮기고 예물도 맞출겸
남편이 저를 데리러 차를 몰고 부산까지 왔습니다.

새벽 4시쯤 도착한 남편은 무척 피곤해 보였는데요
이렇게 혼자 장거리 운전한 건 처음이라더군요.
중간에 잠이와서 정말 혼났다고요.

그날 오후... 옷이랑 신발, 책 몇권에 화장품 등등... (생각보다 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미리 싸놓은 짐을 남편 차에 싣고 전주에 있는 시댁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예물을 맞추러 갔는데...
예물 고르는 것도 힘들더군요.
원체 악세사리는 잘 안해서 그런데 관심없이 지내다가
고가의 예물을 고르려니 어떤게 좋고 이쁜지 분간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예물때문에 한나절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한 후 서울에 있는 신혼집으로 출발~~
한밤중에 도착해서 짐정리는 다음날 하자고 간단한 것만 챙겼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순간 남편이 " 아차! " 그럽니다.

" 왜? "
" 어떻하지? 부산 가던 날 엄마가 와있어서 열쇠 드리고 간걸 깜박했네... "
" 그럼 어떻게... 지금 다시 전주로 갈 수도 없고... "
" 그러니까... 나 왜이러냐... 분명히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

정말 대략 난감이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나고 웃음만 났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죄송했지만 그래도 답답한 맘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흰 열쇠 가지러 다시 내려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서울가는 리무진 기사 아저씨편에 보내 주신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죠~ 

저희는 다시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몇시간만 기다리면 되는데 딱히 다른데 가기도 그렇고...
차에서 눈좀 붙이려고 했는데 잠도 안오더군요.

날이 밝아오자 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첫차로 보냈으니 공항으로 찾으러 가라고... 리무진 번호와 도착시간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마터면 그 리무진도 놓칠뻔 했답니다. ㅡ.ㅡ;;

그렇게 아슬아슬 가는 차 붙잡아서 열쇠 받아서
신혼집 정리도 잘 마무리하고 결혼식까지 무사히 치뤘습니다.

그 후로도 남편의 이 몹쓸 버릇은 사라지질 않아서
잊을만 하면 툭 튀어나와 사람을 무척 당황시켰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완전히 잃어 버리진 않고 어딘가에서 찾긴 찾는다는거네요. ㅋㅋ

사실 저도 건망증이 있습니다.
근데 이것이 결혼을 하고 애 낳고 살다보니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젠 둘이서 합작으로 그러니 사라진 물건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군요.
둘중 하나는 괜찮아야 하는데...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