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9. 9. 06:30


길을 가다 도로가에서 만난 키작은 나무...
" 나무야~ 안녕? "



뽀얗게 매연을 뒤집어 쓴 나무를
도담이는 안쓰러운듯 쓰다듬어 줍니다.
" 여긴 무서운 차들이 많이 다니는데... 어쩌다 이런 곳에서 살게 되었니? "



나뭇잎도 하나하나 만져주고...
" 이구... 몸이 많이 상했구나! "



" 어디 아픈덴 없니? "



" 이제 아무 염려마~ 내가 지켜줄게~ "



키작은 나무를 지켜주려는 도담이에게서 따뜻한 카리스마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진이기에 가능했던 도담이의 이미지 메이킹~~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이러했습니다.

여전히 걷기 연습이 한창인 도담이는
엄마 손을 끌며 이리저리 안다니는 곳이 없습니다.
한번씩 도로를 가로지르려고 해서 엄마의 간담을 서늘하게도 한답니다.

길에 있는 홈이나 방지턱, 멘홀뚜껑, 고인 물... 등은 한번씩 밟고 지나가야하고
뭔가 신기한 것이 있으면 꼭 만져보는 도담이...

이날은 거리에 장식용으로 많이 심는 나무에 유난히 관심을 보였습니다.
먼지가 잔뜩 쌓였고 곳곳에 거미줄까지 보이는 나무를
손바닥으로 툭툭 치고 털고 흔들고...
보는 엄마는 아들이 다치진 않을까 나무를 꺾진 않을까 내내 노심초사 였답니다.

그리고 도담이의 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은...
따가운 햇살 때문에 인상을 쓰다보니 자연스레 만들어진 표정이랍니다. ㅋㅋ

요즘 밖에 나갔다하면 한두시간은 기본으로 돌아다니는 도담이...
먹는건 작은데 이리 움직이니 살이 쪽쪽 빠질까 염려스럽습니다.
도대체 저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걸까요?

저희는 오늘 시댁으로 갑니다^^
이번엔 도담이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버스에 도전해보려구요 ㅋㅋ
길이 많이 막히지 않으면 좋겠는데...
모두들 즐거운 귀성길~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16. 06:30


♡ 2011년 8월 1일 ♡

도담이가 걸음마를 하다가 넘어졌습니다.(T.T)
아파트 주차장 쪽에 살짝 오르막인 곳이 있는데
거기서 왔다갔다 걸음마 연습을 하다가 앞으로 꼬꾸라졌어요.

조금씩 걸음마에 익숙해져서 좀 덜 넘어지려나 했더니
이젠 가속도가 붙어서 뛰려고 합니다.
오히려 걸음마 막 뗄 때보다 더 위험하네요.

속도가 붙으니 넘어질 때 도담이가 미처 손을 짚지 못했습니다.
아스팔트 바닥에 얼굴을 박는데 하는 소리가 났답니다.

놀래서 도담일 일으켰더니 코에서 입에서 피가 났습니다.
아파서 엉엉 우는 아이를 달래며 조심스레 살펴보니
다행히 코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인중쪽이 심하게 갈렸고, 입술이 터졌지만 이는 괜찮았구요.



일단은 집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흐르는 물로 상처를 씻어주었습니다.
입술이 점점 부어올랐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어서 약국에 갔더니 잘라서 붙이는 연고를 주더군요.
그런데 인중쪽이라 붙여도 가운데가 붕 뜹니다.
그리고 도담이가 입을 막 움직이니 금새 떨어졌어요.
그래서 그냥 집에 있던 마데카솔을 발라주었습니다.(ㅡ.ㅡ;)

남편도 보고는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라 합니다.
" 얼마나 아플까... 정말 자식 아픈 건 못보겠어. 내가 아프고 말지. "

아들래미 다치는 광경을 옆에서 지켜 본 엄마는 십년감수했습니다.
" 도담아~ 다치지 마~ 그래야 엄마가 오래산다! "



♡ 2011년 8월 2일 ♡

잠에서 막 깨어난 도담이^^
얼굴을 보니 어제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침부터 사진기를 들이대니 상당히 기분이 나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표정도 귀여워서 계속 찍었습니다.




" ㅋㅋ 오빠 도담이 꼭 찰리 채플린 같아~ "
" 어? 나도 그 생각 하던 중인데... 히히히 "

다친 아들래미 앞에 두고 뭐하는 짓인지...
도담이가 참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봅니다.

어제는 아들 다쳤다고 호들갑 떨며 눈물 글썽이고
오늘은 아들 상처보며 웃기다고 사진찍는
이 철부지 엄마, 아빠를 어쩌면 좋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11. 06:03


♡ 2011년 7월 30일 ♡

따가운 햇볕에 그을릴까 썬크림도 바르고 모자도 쓰고... 무릎보호대까지~
도담이가 완전 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총총총~ 발걸음도 가벼웁게 엄마랑 산책을 나온 도담이^^
오늘은 처음으로 건널목도 건넜습니다.
물론 중간에 안가고 멈춰서 엄마가 안고 뛰긴했지만요. ㅋ





집에서 가까운 은행 앞입니다.
장애인용 오르막 길을 발견한 도담이... 그냥 지나치면 섭하죠~

마침 토요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미끄럼 방지까지 되어 있어서 걸음마 연습하기 너무 좋았습니다.
레드 카펫이 아니라 그린 카펫... 도담이 옷이랑 참 잘 어울리네요.

엄마 손잡고 두어번 올라가더니 금새 혼자서 올라갑니다.
내려올 땐 옆 계단으로... ㅋㅋ



옆 건물 경비 아저씨도 걸음마 연습하는 도담이가 귀여운지 흐뭇하게 바라보셨습니다.
저희들 바로 옆에서 담배까지 피우시면서요 (ㅠㅠ)

그런데 하필이면 바람이 우리쪽으로 불었습니다.
날아오는 담배연기가 코를 찌르니 아이 때문에라도 더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담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려는데 아저씨가 웃으며 한마디 하십니다.
" 애 잘 노는데 왜 가요? 더 놀게 하지... "

눈치없는 아저씨의 친절한 말이
담배 때문이라고 말도 못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피해야하는
소심한 엄마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새로운 연습장소 발견!!
난간을 붙잡고 오르락 내리락... 그렇게 한참을 놀았습니다.
장애인용 오르막길이 도담이에겐 훌륭한 걸음마 연습장소가 되어주었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에 있는 놀이터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놀이터 입구에서 또 아저씨 두분이 담배를 피우고 계셨습니다.
뒤쪽에선 어린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데 말입니다.



놀이터에 세워진 금연.금주 표지판이 참 무색합니다.

담배는 피우는 사람보다 옆에서 연기를 마시는 사람에게 더 해롭다는 건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내에 있다가도 일부러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도 나름 남을 배려한 것이니 길에서 담배 피우는 행동까지 간섭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많은 공간에서는 꼭 금연 표지판이 없더라도
스스로 조심을 해주어야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9. 06:35


♡ 2011년 7월 22일 ♡

뒤뚱뒤뚱 오리 같기도 하고
뚜벅뚜벅 로보트 같기도 했던 도담이의 첫 걸음마!
그래도 처음치곤 너무 잘 걷는다며 마음껏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이 몸살로 이어질 줄을 그땐 몰랐습니다.(ㅠㅠ)




걸음마 연습이 한창인 도담이 앞에 나타난 장애물 ㅋ
작은 나뭇가지를 본 도담이는 걸음을 뚝 멈추었습니다.



그리고는 털썩 주저앉아 장애물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기껏 장애물을 치워버리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도담이 (ㅡ.ㅡ;;)
아이들 심리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넘어져도 울지않고 벌떡 일어나는 씩씩한 도담이^^
백만스물하나! 백만스물둘! 건전지 선전이 생각날 정도로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밥도 새모이마냥 조금 먹는데 저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건지...

그냥 평지만 걸어다니면 엄마도 저도 덜 힘들텐데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발견했다하면 정신없이 달려들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엄마는 행여 아이가 다칠까봐 온 신경이 곤두서고
구부정한 자세로 아이 부축하느라 점점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 첫날 이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이러다간 도담이 몸살나요. "
그러면서 도담일 데리고 집으로 향하지만 사실은 엄마가 지친거였죠.

엘리베이터에도 울면서 안타려고 하더니
집앞까지 와서는 엄마가 문연다고 잠시 내려놓은 사이
비상구 계단을 향해 질주(?)하는 도담이...
아장아장 걷는 걸음이 은근 빠르답니다.

그렇게 도담이는 또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꼭대기 까지 정말 미친듯이 올라가더군요.
그리고는 다시 내려오는데... 내려올 때 부축하는 게 더 힘들고 위험했습니다.

그날 밤... 도담이도 힘들었는지 자다깨서 한바탕 울고
저도 몸살을 앓았습니다.

제 얘기만 듣고 반신반의 했던 남편도
도담이 걸음마 연습 한번 시키더니 혀를 내둘렀답니다.

그리곤 저에게 당부를 하더군요.
계단은 위험하니 되도록 가지 말라구요.
하지만 그게 어디 제 맘대로 되나요?
도담이가 고집이 얼마나 센데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7. 06:11


♡ 2011년 7월 22일 ♡

도담이가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외출할 때 신발을 신긴적은 많았지만 그땐 그냥 악세사리(?)였지요.
드디어 신발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얼마전에도 신발을 신긴채 바닥에 내려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걷지는 않고 아파트 경비실앞을 무릎으로 다 쓸고 다녔답니다.(ㅠㅠ)
신발이랑 옷이 시커멓게 됐었죠.

사실 이날도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 기려고 하면 그냥 데리고 들어올 심산이었는데
놀랍게도 도담이가 신발을 신고 걷는게 아닙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챙겨나온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습니다.
한발 한발 떼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고 신기하던지요.

한두발 떼고 넘어지길 몇번 반복하더니
엄마가 잡아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일어나더군요.
제법 안정적으로 걷는다 싶어서 조금 멀찍이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앞으로 넘어질 듯 비틀거렸습니다.
순간 도담이가 앞으로 꼬꾸라지는 줄알고 가슴이 철렁했지만
엄마가 달려갈 새도 없이 다시 균형을 잡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몇장 남기자고 애를 다치게 할 뻔도 하였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꼭 도담이가 김흥국의 호랑나비 춤을 추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는군요.
남편도 사진을 보면서 무척 흐뭇해 했답니다.

이제 막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 도담이...
앞으로 더 멀고 험난한 길들을 만나게 될테지요.
지금은 엄마가, 아빠가 옆에서 지켜주고 붙잡아주지만
언젠가 홀로 걸어가야할 시기가 올것입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고 일어나기를 반복해야 할겁니다.
지금 생각으론 그 모습을 어떻게 지켜볼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가는 길이 위험하진 않은지 장애물은 없는지...
행여나 아이가 넘어져도 많이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6. 06:35


♡ 2011년 6월 17일 ♡

언젠가 남편 선배네 놀러 갔다가 걸음마 보조기라는 걸 봤습니다.
도담이보다 3개월 빠른 선배네 아들...
당시에 9~10개월 정도였는데 걸음마 보조기를 밀면서 잘도 걸어다니더군요.
걸음마 보조기... 참 탐나는 물건이었습니다.

" 오빠~ 우리 도담이도 저거 있으면 좋겠다. "
" 아직 못걷잖아... 나중에 봐서 사던 빌리던 하자. "
그랬는데 도담인 돌이 지나도 걸을 생각을 안했습니다.

12개월에 홀로서기를 터득한 도담이는
15개월쯤 되서야 한발 두발 떼기 시작했는데요
걸음마 보조기는 사주지 않았습니다.
더 훌륭한 걸음마 보조기가 있었거든요~ ㅎㅎ

친정이나 시댁에 갈 때마다 사용하는 여행가방을
집에선 도담이 못나가게 하는 울타리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도담이가 그걸 끌고 다니면서 걸음마 연습을 하더라구요.

그 모습이 잼있다고 남편이 동영상을 찍어두었네요^^
제 몸보다 큰 여행가방을 밀고 다니며 너무 신나합니다.

16개월에 접어든 우리 도담이...
이제는 여행가방 도움 없이도 곧잘 걸어다닙니다.
아직 비틀비틀 많이 서툴긴 하지만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