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1.30 승차거부한 버스기사에게, 택시비 받은 사연 15
저에게 삶 자체가 드라마틱한 아주 재미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결혼전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알게된 친구인데 저랑은 달라도 너무 달랐던...
그래서 서로를 연구대상으로 여겼었답니다 ㅎ

얼마전에 그 친구가 겪었던 일입니다.

친구가 회사에 가려면 버스를 한번 갈아타야 합니다.
그런데 그 갈아타야하는 버스는 종점이 가까이 있음에도 오는 시간이 불규칙적이었습니다. 

그날도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텅텅 빈 버스가 눈앞에서 그냥 씽~ 지나가 버렸답니다.
온몸이 꽁꽁 얼 정도로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며 기다렸는데... 
제 친구 너무 화가나서 버스 번호판을 유심히 봐두었다네요.

그런데 더 황당했던 건 그 다음 버스도 그냥 씽~~~ 지나가 버렸다는 겁니다.
어쩔수 없이 택시를 잡아 타고 출근을 했지만 결국 지각을 했고 
친구는 상무님께 또 억울한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도저히 화가나고 억울해서 그냥은 못넘어 가겠기에 친구는 버스회사에 전화를 했답니다.
오늘 두번이나 승차거부 당했다고 택시비는 택시비대로 들고 지각해서 상사한테 혼났다며
그 버스기사 아저씨 두분한테 자기한테 전화를 하라고 그랬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기사 아저씨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아저씨 두분 다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면서 버스가 고장이 나서 그랬다고 미안하다 했답니다.

그 말에 친구는 어떻게 두대가 한꺼번에 고장이 나냐고 
그리고 고장이 났으면 그렇다고 설명을 해주고 가야할 것 아니냐며
택시비 6000원 나왔으니 두분이 반반씩 나눠서 입급해달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114에 물어서 시청에 승차거부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네요.

잠시후에 통장을 확인 하니 3000원씩 입금이 들어왔는데 그제서야 화가 좀 누그러진 친구...
저에게 전화를 해서는 오늘 이런일이 있었다 신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날 이후 시청에서 연락이 와서 신고내용을 재차 확인을 했다는데요
택시비도 받았는데 그냥 취소해 달랬더니 이미 위에서 결재가 다되서 취소가 안된다더래요.

그리고 시청에서 연락받은 기사 아저씨 한분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버스가 고장이 나서 그랬다고 해명도 하고 사과도 했는데 왜 신고까지 했냐며 따지는데
왠만하면 겁안내는 제 친구도 덜컥 겁이 나더랍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버스... 7분마다 어김없이 정류소에 도착하고 
고장난 차는 앞유리에 " 고장 "이라고 크게 써붙이고 다닌다 합니다.

한편으론 제 친구가 좀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약 친구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들은 계속 발생 되었을 거고 
피해아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테지요.

저같으면 그냥 속으로 삭이고 말았을 일이라 더욱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 친구지만 정말 멋지지 않나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