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100일 날 시댁에 다녀 오면서 쌀을 가지고 왔는데
집에 먹던 거 다 먹고 먹으려고 몇일을 그냥 두었더니
헉!!! 벌레가 생겼습니다.
 

 
비닐을 풀고 애벌레를 발견 했을 땐
깜짝 놀라기도 했고 너무 징그러워서 얼른 잡아야 겠단 생각에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요
 

 
이런 ㅜ.ㅜ;;;
한두마리가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사진을 찍게 되었네요 ㅎ
 

 
비닐을 두겹으로 묶어 놓았는데
그 사이에 있던 애벌레들...
군데군데 애벌레들이 뚫고 나온 흔적들이 보입니다.
 
전에 뉴스에서 과자봉지 뚫고 나온 벌레를 본 적이 있는데
요즘 벌레들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쌀벌레는 바구미만 알았지 이런 애벌레는 처음 보는데요
알아보니 화랑곡나방의 유충이 곡물에서 발견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유충이 곡물을 먹고 노숙하면 가마니 밖으로 나와서 고치를 만들고 번데기가 된다구요.
 
시어머니께서 벌레 생긴다고 냉장고에 넣어 두라셨는데
몇일은 괜찮겠지 했던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래서 어른들 말씀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하나봐요^^;;

Posted by 연한수박

더운 여름날이면 가끔씩은 특별히 장 볼 것이 없는데도 대형마트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시식코너 한바퀴 돌아주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그러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곤 해요^^

첨엔 시식을 하면 꼭 사야할 것만 같아 그냥 지나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저도 남편도 많이 뻔뻔스러워 졌답니다. ㅋ

 

그 날도 도담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대형 마트에 다녀 오던 길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부우욱~~~ 차 긁히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은 하얗게 질려선 얼른 차에서 내렸습니다.

 

" 다행이다~ 안긁혔어 ㅎㅎ "

" 그래? 그럼 바퀴 긁히는 소리 였나봐? "

 

남편은 주차를 해놓고는 다시 바퀴를 살폈습니다.

그러더니 표정이 일그러지는 남편...

바퀴옆이 살짝 긁혔다나요.

 

" 그러게 왜 그렇게 벽에 바짝 붙여~ 매번 주차하는 거 볼때마다 불안하더라니... "

" 이번엔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어~ ㅜ.ㅜ  잠시만 기다려. 응급처치 좀 하고 가자. "

 

트렁크에서 붓페인트를 가져다 긁힌 부위에 바르는 남편의 뒷모습은

마치 넘어져서 다친 자식에게 연고를 발라주는 것 같았습니다.

 

" 아~~ 너무 많이 파였어... 표가 많이 나... "

본인이 잘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속상해 하는 남편...

그 여운은 다음날에도 이어졌습니다.

 

계속 기운없이 풀이 죽어서는 한숨만 쉬고

도담이도 성의 없이 봐주고...

거기다 차 긁힌거 신경쓰느라 교통사고 까지 날뻔 했다고 하더군요.

 

평소 차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기에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교통사고 얘길 듣는 순간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남편은 저보고 자기 맘이 얼마나 아픈지 모를거라고 하지만

오히려 남편이 제 맘을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차가 소중해도 자기 목숨만 하겠냐고요~

 

아끼는 물건이 잘못되서 속상해 하는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남편들... 남자들은 다 그런가요?

Posted by 연한수박

4월 1일 오후 2시경...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10분 간격으로

 

그런데 이게 진통이 맞어? 싶을정도로 정말 살살 아팠습니다.

규칙적인걸 보면 긴것 같기도 하고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아프다는데... 그럼 아닌가? 그러고 있는데

밤 9시쯤 부터는 5분 간격으로 아파왔습니다.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병원에 전활 했더니 한번 와보라기에 11시쯤 남편과 함께 분만실로 갔습니다.

자궁문은 2cm 정도 열렸는데 1시간이 지나도 더이상 진행이 되지않아 다시 집으로...

그런데 새벽 2시쯤 되니 걷기 힘들 정도로 아파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병원으로...

 

바로 입원을 하고 관장을 했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진통...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아픔을 어쩌지 못해 몸부림을 쳤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간호사를 불러왔습니다.

내진... 자궁문이 반이상 열렸다고 무통주사도 소용없을 거래서 그대로 진행~

간호사가 시키는데로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궁문이 다 열리고 아이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분만실로 이동...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고 다시 힘주기를 몇 차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진통은 사라지고

4월 2일 오전 7시 56분에 저는 아이를 낳았습니다.

 

두려움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출산을 한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초산인데 빨리 낳았다고 하시더군요.

 

임신을 하면서 유난히 잠이 많아졌던 저는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몇시간씩 낮잠을 자고 밤에 또 자고 그래도 늘 피곤했어요.

동네 놀이터 산책은 정말 어쩌다 한번씩

그나마 꾸준히 했던 건 1층부터 12층까지 하루 한두번씩 오르내리기 였습니다.

 

예정일은 지났지 아이는 제법 크지 운동은 못했지...

초산때는 10시간 20시간도 진통을 한대서 얼마나 걱정을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순산을 할 수 있었던 건

제 골반 상태가 좋았고 저와 아이 모두 건강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임신중 건강관리도 중요 하지만

평소에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말을 잘 듣는 것!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힘주기를 잘 해야 빨리 지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 무엇보다 제게 힘이 되었던 건

제 손을 꼭잡고 곁을 지켜 준 남편의 기도였습니다.

괜찮아~ 금방 끝날거야... 조금만 힘내!!

그렇게 옆에서 손을 잡아 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안이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고통스러워 하는 걸 지켜 보면서 더 힘들었을 우리 남편... 감사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여동생이 결혼한지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 갑니다.

혹시라도 못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무사히 잘 다녀왔어요.

(신랑이 사위노릇 형부노릇 하느라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제가 만삭인 몸으로 친정에 와 있으니 다들 애기 낳으러 왔냐고 물으셨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그래서 산후조리는 시댁에서 한다고 했더니 불편할거라고 하시네요.

 

아무래도 시댁인데 친정만큼 편하기야 하겠어요?

하지만 전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도 그러길 원하셨고 시댁에 간다고 해도 2주 정도는 그 근처 조리원에 있을 거거든요.

 

친정 엄마가 서운해 하실까 그게 맘에 걸리긴 했는데요

저만 편하고 괜찮으면 됐다면서 이해를 해주셨어요.

 

이왕이면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싶어서 주위 산후조리원을 알아보긴 했는데

친정엄마는 일 다니셔서 오기 힘드시고

시어머니도 농사일로 바쁘셔서 다녀 가시려면 번거로우세요.

그렇다고 오지 말랜다고 안 오실 분도 아니시구...

 

그래서 차라리 제가 시댁으로 가는게 여러모로 낳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엄마, 아빠도 다녀가시기 더 편하실것 같구...

한달 정도 떨어져 있을 신랑에게도 그렇구요.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게 있네요

차로 장거리를 움직이는 게 갓난 아이에게 안좋다는 얘기가 있어서요.

책에도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뇌에 손상이 올 수 있다고 하고...

신랑도 시어머니도 이점을 크게 걱정하세요.

 

담당 선생님께선 걱정 안해도 된다고 괜찮다고 하셨지만

제가 구지 여기서 출산을 하겠다고 괜한 고집을 부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건 맘 편히 먹고

다 잘 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밖엔 없는 것 같네요.

 

암튼 이번 기회에 시댁 식구들이랑도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처음 보단 많이 편해졌지만요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시댁에서 직접 키우신 수박과 참외...
참외가 아주 큰 편인데 수박은 그것 보다 조금 더 큽니다.
겉모양이 저래서 처음엔 수박인지도 몰랐어요.
 

 
"이거 정말 수박 맞아? 아직 덜익은 거 아닐까?"
저희 남편 수박을 쩌억 갈라 보더니
"뭐야? 이거 호박이잖아!!"
 

 
얼핏보면 정말 호박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시부모님 농사 지으신게 수십년인데
설마 호박을 수박이라며 주셨겠어요?!
저는 수박이 덜 익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을 했답니다.
 

 
저희 남편 일단 먼저 시식에 들어갔는데요
한 입 먹더니 탄성을 지릅니다.
"수!! 이거 대박이다~ 너무 맛있는데?"
 

 
남편이 저 편하게 먹으라고 이렇게 속만 발라서 통에 담아줬는데요
씨만 없음 파인애플이라해도 믿겠습니다.
 
드디어 저도 한 입~~
아~~ 정말 수박 맛이 납니다.
빨간 수박과 약간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지만
당도도 꽤 높아서 맛있었습니다.
 
수박이 당연히 수박 맛이지 하시겠지만 저와 신랑은 너무 신기했답니다.
 
다음 날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 수박 드셔 보셨어요?"
"아니. 우린 아직 안먹어봤다."
"그거 속이 노래요~"
"그래? 노란 수박이구만?! 아는 사람이 맛있는 수박이라고 씨를 줘서 심었더니..."
"네~ 정말 맛있었어요^^"
 
어머니껜 수박이 노란게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나봅니다.
하지만 도시 촌사람인 저에겐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신랑은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도시 촌사람이라고 한답니다 ㅡ.ㅡ)
 
파인애플을 먹는 것 같은데 맛은 수박이라니...
그래서 제가 이름을 '파인애플수박'이라고 지었습니다.ㅎㅎ
 
이제 반통 남았는데 다 먹고나도 자꾸만 생각 날 것 같네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