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서 10년 가까이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된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전업 주부라지만 완전 초보스러운(^^) 아줌마다.

뭘 하든 서툴고 어설프고...심지어 빨래며 청소까지...그런데 요리는 오죽할까?

덕분에 시간이 너무 잘 가서 심심친 않다.

결혼전이나 지금이나 주위에서 늘 듣는 걱정이

하루종일 혼자서 심심하지 않겠냐는 거였는데 괜한 걱정들을 하신 것 같다.

그런데 신랑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거의 컴맹에 가까운 나에게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했다.

내가 자신없어 하니까 

도와줄테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기 쓰듯 자유롭게 하면 된다면서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가입을 해놓고도 몇 일을 그냥 보내다 오늘에서야 글을 올린다.

처음이라 조금은 쑥스럽고 조심스럽다.(훗)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

나의 블로그는 평범하지만 그래서 편안하고 그래서 더 특별한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연한수박


하루는 신랑님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주려고 간단하게 장을 봐왔더랬습니다.

깻잎, 참치, 맛살, 구운 김밥용 김~~정말 간단하지요? 처음 만드는 거라 이것저것 재료를 많이 사기가 부담이 됐거든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밥을 하고 김밥을 쌀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 계란을 구워서 썰고 맛살도 썰어 놓구요...김도 반으로 잘랐어요~ 재료가 작으니 반만해도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 날따라 밥은 또 왜그렇게 질던지... 김에 밥을 까는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김에 밥을 깔고 깻잎도 깔고 맛살, 계란을 올린 다음 참치를 넣고 마요네즈를 뿌려서 김발로 살살 말았는데... 왠걸요~ 김이 짧아서 다 안말아 지는거에요. 억지로 끝을 붙여서는 얼른 제가 먹어 버리고 다시 시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또 실패...ㅡ.ㅜ

 

시간은 자꾸 가는데 마음대로 잘 안되니 참 답답하더군요. 결국 반쪽짜리 김은 그냥 두고 온전한 김으로 김밥을 쌌습니다. 그나마 조금 모양은 나오는데 도저히 도시락으로 싸주기엔 부끄러워서 부랴부랴 그냥 있던 밑반찬으로 도시락을 싸주었습니다.

 

오빠가 출근하고 나니 더이상 만들 기분이 안나서 남은 재료는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나중에 볶음밥이나 해먹지 싶어서요. 이미 만들어둔 건 제가 아침으로 다 먹었답니다. 여기저기 터지고 볼품은 없었지만 맛은 좋았어요. 참치랑 마요네즈 때문인지 좀 짭짤하긴 했지만...ㅋ

 

그 날 저녁... 오빠가 도시락을 그대로 들고 왔습니다. 점심때 회식을 했다면서요. 그러더니 대뜸 김밥을 찾는 겁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몇개 먹고 갔는데 맛있었다나요? 제가 다 먹었다 그랬더니 실망스런 표정이 얼굴에 가득하더군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남겨둔 재료 다시 다 꺼내서 바로 만들어 줬지요^^

 

밥도 고슬고슬 잘 됐고 아침에 한번 해봐서 그런지 모양도 제법 그럴듯 하게 만들어 졌습니다. 만들자마자 오빠는 옆에서 먹기 바빴지만 맛있게 먹어주니 그냥 기분이 좋더라구요. 담엔 이쁘게 잘 만들어서 도시락으로 꼭 싸줘야 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