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참 많습니다.
구색을 맞춰 다 사려면 꼭 명품을 사지 않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저희는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샀는데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물려받을 사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저희 부부는 둘 다 맞이인데다 친지분들 쪽에서도 물려 받을만한 곳이 없어서
유모차며 카시트며 모두 새로 사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여해서 쓸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중고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알아보던 중에
카시트는 도련님이 도담이 출산 선물로 사주시고
유모차는 교회 언니에게서 빌리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집 근처로 옮기고 구역예배에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된 교회 언니였는데
워낙 성격이 유쾌하고 밝아서 몇번 만나지 않았는데도 금방 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임신 중이었는데요
언니가 집으로 놀러 오래서 갔더니 생각나서 샀다며 내복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유모차도 안샀으면 빌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이미 4살인데다 휴대용 유모차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둘째를 가질 생각에 신생아때 사용하던 디럭스형 유모차를 처분하지 않았다면서
언니가 둘째를 가질 때까지 맘편히 사용하라고 그랬답니다.
그러다 아이가 좀 더 크면 휴대용으로 하나 구입하라구요.^^

그렇게 도담이를 낳고 언니에게 빌려온 유모차를 아직도 너무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엔 언니가 불러서 갔다가 도담이 운동화를 하나 선물 받았습니다.

아는 언니가 아들이 신던 운동화를 줬는데
딸래미 신기기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였지만 도담이가 생각나서 가지고 왔다더군요.

" 이거 내가 깨끗이 빨아서 신문지 넣어놨어~ 그 언니가 안빨고 그냥 주더라고 ㅎㅎ"
" 아~ 그래요? 언니... 너무 고마워요^^ "
" 아니야~ 160 이라서 지금은 못신겨... 그래두 썩는 거 아니니까 뒀다가 나중에 신겨. "

언니가 준 운동화는 정말 깨끗했습니다.
앞부분에 긁힌 흔적만 없었다면 새 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신발 빠는 거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데...
언니의 정성과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저에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평소에 주윗 사람들과도 서로 왕래하며 잘 지내는 언니는
딸아이 옷이며 장난감도 아는 분들에게서 많이 물려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니도 나눌 것이 있으면 함께 하구요~

생활이 넉넉치 못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마음의 여유조차 가지기 힘든데
언니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전해 준답니다.

나누고 베푸는 건 물질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하고 따뜻한 언니를 보면서 다시금 배워가고 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4:12
하루종일 집안에서 아이와 둘이 있으면 갑갑증이 밀려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그 증세도 점점 더 심해 지는 것 같아요.
 
도담이와 놀아줄 때 젤 많이 하는 건
노래를 불러 주는 건데요
율동이라고 하긴 부끄럽지만
아이 앞에서 손짓 발짓 해가며 노래를 부르면 아이가 좋아합니다.
 
그러다 지치거나 지루해지면
음악 틀어놓고 아이를 안고 집안을 왔다갔다 합니다.
매일 보는 조그마한 집인데도 늘 신기한듯 두리번 거린답니다.
 
그리고 동화책 읽어주기~
엄마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게 좋다는데
혼자서 말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그래서 그림을 보여주며 책을 읽어 주는데요
저가 좋아하는 그림이 나오면 방긋방긋 웃습니다.
 
또... 팔 다리 주물러주기, 짝짝궁, 까꿍놀이...등등
 
아이가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저도 아이와 노는 것이 점점 재미가 납니다.
하지만 아직은 거의 엄마의 원맨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좀 피곤하거나 갑갑할 땐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합니다.
하루에 한두번 밖에 나가면 도담이도 저도 기분전환이 되요^^
 

 
도담이 좀 더 크면 그때 휴대용 사라며 동네 언니가 빌려준 유모차...
너무 고맙게 잘 쓰고 있습니다.
 
유모차에 태웠더니 도담이도 좋아하네요^^
 

 
혹시 심심할까봐 쥐어 준 치발기는 던져 버리고 유모차에 관심을 보이는 도담이~~
 

 
다리도 한번 쭈욱 뻗어보고
 

 
손잡이에 다리 하나 올리고 건방진 자세를 잡아 줍니다.
 

 
그리곤 얼른 가자고 신호를 보내내요 ㅋㅋ
 
여름엔 좀 덥긴 했어도 산책하기 좋았는데
날씨가 쌀쌀해 지니 혹시라도 감기에 걸릴까 조심스럽습니다.
 
지금은 저 편하자고 데리고 나가지만
머지않아 아이 등살에 나가 놀기가 힘겨워 질 날이 오겠지요~
그땐 제발 집에서 놀자고 제가 애원하게 되지 않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