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3. 2. 4. 05:00

 

 

 

 

 

 

 

 

 

 

 

 

 

 

 

 

 

 

 

 

 

 

 

 

 

도담이가 한참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즈음

입에다 밴드를 붙인 적이 있었다.

 

" 밴드를 왜 입에다 붙였어? 말 하는 거 힘들어서 그래? "

 

그저 장난과 재미로 그런 것일텐데

괜히 무슨 이유가 있는 듯 그랬다.

 

엄마, 아빠도 안하고 불러도 반응 없고

눈도 잘 안마주쳐서 걱정을 시키더니

어느순간 말문이 터져서는

검사를 받겠다고 병원이며 복지관에 다녔던 엄마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며칠전에는 도담이가 ' 나비야 '를 불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너무 신기하고 기쁜 마음에 동영상도 찍고 녹음도 했다.

 

남들 다 하는 거 정말 별거 아닌데

남편과 둘이서 녹음한 걸 들으며 얼마나 흐뭇했는지...^^

 

아이가 또래에 비해 많이 늦고 다를 때

조바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함을 깨달았지만

앞으로도 그걸 잘 실천할 수 있을는지...

 

지금도 순간순간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하는데 말이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30. 07:28

(2012.12.26)

 

 

 

 

교회 언니가 사준 두들북~~

물로 색칠을 하는 책인데

붓에 물을 묻혀 칠하면 멋진 그림이 나타나는 것이

내가 봐도 신기했다.

 

그리고 물기가 마르면 그림이 사라지기 때문에

여러번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서점에 가면 눈에 뜨이긴 했었지만

그닥 살 마음이 생기진 않았었는데...

 

근데 막상 도담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진작 하나 사줄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 날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도담이는 저 책을 대여섯 번 정도는

반복해서 칠하고 또 칠하고 했던 것 같다.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23. 07:58

(2012.12.29)

 

한 두어달쯤 전 부터 인 것 같다.

도담이 때문에 휴대용 가스렌지를 더 많이 쓰게 된 게...

 

덕분에 도시가스 비용은 적게 나오지만

대신 안사도 될 부탄가스를 사야해서

큰 차이는 없지만 따지고 보면 돈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다.

 

집에 있는 냄비들은 모두 도담이 놀이감이 되버려서

국이라도 끓일라 치면 아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냄비 하나 빌리기가 쉽지 않다.

 

달래고 타이르다 결국은 울리고 마는데

그나마 휴대용 가스렌지에서 요리를 하면

요리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잠잠한 편이다.

 

 

 

어묵탕을 끓이려고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드는 중~

재료 넣는 건 도담이 몫이다. ㅋㅋ

 

 

육수가 보글보글 끓을 동안

엄마가 다른 재료들을 다듬고 있으면

썰어놓은 야채들을 슬쩍 가져다 넣기도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렇게 도담이가 도와주는(?) 날은 더 맛있게 잘되는 것 같다.

 

도담이가 손맛이 좋은걸까?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15. 09:08

(2013.01.03)

 

 

오랜만에 물감놀이를 하고 있는 도담이^^

 

쟁반에 물감 짜는 것도 스스로 해보려고 했지만

아직은 손 힘이 부족하여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데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랬을까?

손가락 끝에만 조금 묻혀서 끄적끄적.

 

묻히기 싫어 그러나 싶어 두들북용 붓과 스케치북을 한 장 줬더니

관심을 보이며 붓에 물감을 묻혀 그리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영 시원찮아 보였다.

 

옷이며 몸에 물감 묻혀가며

바닥에 깔아놓은 전지가 찢어지도록 놀던 아이가 이러니

오히려 내가 부추기게 되더라.

 

여기저기 묻히지 않고 얌전히 놀아주면

솔직히 치우기도 편하고 좋지만

그 시기가 너무 빨리 찾아온 것 같았다.

 

 

괜스레 내가 서운해져서

은근슬쩍 도담이 발가락에 물감을 묻혀주며

발로도 그려보라고 했는데...

 

저도 따라서 발에 물감을 마구 묻히더니

본격적으로 놀기를 시작했다.

 

자동차도 두개 가져다 줬더니 더 신나게 놀던 도담이^^

 

 

쓱쓱~

물감 묻은 손을 옷에 닦는 것 쯤이야 ㅋㅋ

 

그래 그래 물감 놀이는 이렇게 해야지~~

 

이상하게도 이날은 치울 걱정은 전혀 되지 않았다.

물론 도담이가 전지 안에서만 얌전히(?) 놀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14. 09:20

(2013.01.03)

 

한파로 엄청 춥다는 말에 괜히 그 핑계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문센 수업을 빠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일주일에 딱 한 번인데...

쿠키 만들기 한댔는데...

아들이 좋아할텐데...

 

그래! 추우니까 더 가야지~

밖에서 놀아주지도 못하면서~

 

결국은 그렇게 맘을 고쳐먹고 준비를 했지만

집을 나서려는 데 도담이가 응가를 ㅠㅠ

 

뛰어가도 지각할 상황이었는데

응가 뒤처리를 하느라고 더 늦어 버려서

또 잠시 가지말까? 하는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이미 옷도 다 챙겨 입었고

집에서 심심해할 도담이를 생각해서 집을 나섰다.

 

40분 수업인데 20분이나 지각을...

 

" 오늘 왜 늦으셨어요? "

" 나오는데 아들이 응가를 해서요.^^;; "

 

선생님 질문에 도담이 핑계를 댔지만

괜스레 도담이에게 미안하고 마음이 찔리더라.

 

 

반죽은 선생님이 미리 준비해 주셔서

밀대로 밀고 모양 찍기만 하면 되는데

부랴부랴 하느라고 도담이가 제대로 참여를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만든 쿠키 개수도 도담이가 젤로 적었지만

애써 만든 쿠키가 타버려서 못먹게 된 아이에게 나누어도 주고

맛있게 먹던 도담이^^;;

 

아빠 주려고 하나 남겨서 비닐에 담아온 것도

결국엔 도담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ㅎㅎ;;

 

아마도 늦었다고 안갔다면 더 후회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담부턴 괜한 핑계로 지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11. 09:09

(2013.01.01) 

 

 

놀이터에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크기도 제법 커서 도담이 보다도 크다.

 

 

눈사람을 보고 마주 선 도담이...

꼭 다문 입술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도담아 눈사람이야~ 인사해^^ "

 

 

" 안녕? "

 

해맑은 표정으로 눈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악수도 하라니까 나뭇잎이 빠지지 않게 살짝 잡아주더라.

 

 

사진을 찍다 뒤늦게 알게된 이 눈사람의 정체는...

날개 달린 천사?? ㅋㅋ

 

그런데 아쉽게도 천사 눈사람의 수명은 너무나 짧았다.

다음날 이 앞을 지나면서 도담이에게 또 눈사람을 보여주려 했는데

이미 사라지고 머리인지 몸인지 모를 부분만 나동그라져 있었다.

 

" 눈사람 망가졌어! "

하고 말하는 도담이에게서도 아쉬움과 서운함이 느껴졌다.

 

동네 언닌 친정에 갔다가 올해로 6살이 된 딸아이에게

고무장갑 끼고 눈사람을 4개나 만들어 줬단다.

 

나도 도담이 눈사람 만들어 줄 때 써먹어야 겠다.

고무장갑 ㅇ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9. 09:46

(2013.01.01)

 

대전에 사시는 이모님께 연락이 왔다.

이모님 동네는 주차장이 눈썰매장이 되었다면서

도담이는 썰매 사줬냐고...^^;;

 

 

썰매는 아직 안사줬지만

대신 카트를 타고 다닌다며 사진을 보내드렸는데

온 가족이 그 사진에 빵 터졌단다. ㅋㅋ

 

 

이모님께서 썰매 이야기를 하시더라니깐

괜스레 도담이에게 미안해 졌는지

마트에 가자는 핑계로 데리고 나가서는 썰매대신 카트를 태워주는 남편~~

 

그렇게 마트에 가는 길에 보니

정말로 아빠와 함께 놀이터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걸 보니 썰매 하나 장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더라.

 

 

남편도 나와 비슷한 맘이였을까?

부러 더 눈이 쌓인 곳으로 카트를 끌고 다녔다.

 

 

" 어머 저게 뭐야? "

" 캐리어 같은데... "

" 난 인형인줄 알았어 ㅋㅋ "

 

꼼짝 않고 카트를 타고 가는 도담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도담이가 움직이니까 깜짝 놀라는 사람도 있었고

웃으면서 신기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썰매가 없어도 괜찮다.

도담이에겐 눈이 없어도 어디든 다닐 수 있는

핸드카트가 있으니깐 ㅋㅋㅋ

 

근데... 도담이도 그렇게 생각을 할까^^??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8. 09:08

(2012.10.20)

 

평소 일 때문에 늦게 자는 남편은

주말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꼭 낮잠을 잔다.

 

낮잠을 자고 나면 아무래도 밤에 늦게 자게 되서

그러지 말고 밤에 일찍자라고 얘기도 해봤지만

그게 쉽진 않은 모양이다.

 

아빠가 잘 때 도담이도 함께 자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서

혼자서 쿨쿨 자고 있는 남편이 얄미울 때도 있다.

한편으론 이해를 하면서도 말이다. ㅋ

 

 

 

한동안 샌드위치 놀이를 잼있어 하던 도담이가

잠 자는 아빠와 베개, 이불, 책 들을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ㅋㅋ

 

 

마지막으로 도담이만 올라가면 샌드위치 완성 ^^;;

 

 

낑낑~ 겨우 올라섰건만...

 

 

참다 못한 남편이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돌아누워 버렸다.

 

혼자서 잼있다고 큭큭대며 지켜보다가

남편이 짜증을 내니 괜히 뜨끔 !!

 

사실 이제 그만 남편이 일어나 주길 바랐지만

짜증을 내면서도 일어나진 않더라...

 

도담이도 샌드위치 놀이를 계속하려고 해서

결국은 내가 도담이를 말려야 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7. 09:49

 

또 새벽 1시를 넘겼다.

한 두번 자는 시간이 늦어지니 다시 바로 잡기가 좀 힘들다.

 

" 도담아 이제 자야지? 자고 내일 놀자~ "

그랬더니 자려고 눕긴 누웠는데...

 

 

" 노란 냄비 좋아?! "

하면서 냄비 하나를 꺼내 오더니 품에 안고 잠자리에 든 도담이 ㅇㅎㅎ;;

 

아무리 냄비가 좋기로 이렇게까지...

우스우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예쁘고 폭신한 인형이나 장난감 같은 걸 안고 자야할 것 같은데...

이것도 편견일까?? ^^;;

 

 

암튼 엄마의 편견을 확 깨주시는 아드님 덕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참을 웃었다. ㅋ

 

 

그런데 한편으론 아이가 계속 이러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주방놀이가 아무리 좋더라도 이건 좀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었나보다.

 

이후로도 2~3일정도는 노란냄비를 안고 자겠다고 하긴 했지만

" 도담아 잘 때 불편해. 냄비는 이제 안녕 해야지~ "

하며 얘기 했더니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도 했고

작고 가벼운 다른 주방용 장난감이나 자동차로 대신하기도 했다.

 

다른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을 꼭 안고 자듯

도담이도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안고 자고 싶었던 것 같다.

단지 그것이 안고 자기에는 좀 불편하다는 거... ㅋㅋ

 

어쩌면 몸은 피곤한데 더 놀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건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3. 1. 4. 07:45

 

한 달에 꼭 한 두번은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본다.

유아용 제품들을 할인해 주는 쿠폰 때문인데

막상 가게 되면 아무래도 예상보다 돈을 더 쓰게 된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은 또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마트에 한 번 장보러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도담이가 마트에 가는 걸 싫어하지 않는 다는 거...

구경하는 재미와 시식 코너의 감질 맛 나는 재미를 알아버린 듯 ㅋ

그래서 왠만하면 짜증을 내거나 울지 않는다.

 

 

하지만 졸음 앞에선 어쩔 수 없는가보다.

 

카트에 얌전히 앉아서 꾸벅꾸벅 졸던 도담이가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편히 자고 싶은데 주위는 시끄럽지

짐 때문에 공간은 비좁지...

엄마, 아빠는 갈 생각을 안하지...

 

 

비좁은 카트 안에서 울며 몸부림 치는 아들덕에

부랴부랴 계산을 하고 집으로 왔지만

이미 도담이의 졸음은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시간 절약도 하고 과소비도 막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들은 미리 메모를 해놓는 데도

막상 가면 다른 곳으로 눈이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