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오늘 좀 일찍 오면 안되? "
" 왜? "
"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
" 어떻하지? 오늘 치과 가는 날인데... 최대한 빨리 갈게! "

어제 저녁 도담이 저녁을 먹이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습니다.
속도 좀 울렁이고 그래서 저녁도 못먹고 큰 방에가 누웠는데 천장이 빙글~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 매일 늦는 남편인지라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했는데
마침 치과에 가는 날이라네요.

엄마가 그러고 누워 있으니
처음엔 같이 놀아 달라고 몇번 절 일으키던 도담이도
나중엔 옆에 같이 누워서 뒹굴뒹굴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 하기도 하고 참 기특하더랍니다.

9시쯤 되니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문을 열려고 일어나니 얼른 안기는 도담이^^;;

남편이 전 좀 누워 있으라며 도담일 안았는데
싫다고 발버둥 치며 제 옆에 다시 눕더군요.

하지만 아빠가 냉동실에 있던 피자를 꺼내 데워먹으려고 전자랜지를 켜는순간
벌떡 일어나 아빠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전자랜지 작동 시키는 걸 저가 하고 싶어서 그런거였죠 ㅋㅋ

방은 도담이가 어질러서 엉망이고... 싱크대엔 설거지가 쌓여 있고...
보다 못한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도담이가 또 제게 와서 보채자 아기띠를 가져오더니 도담일 업었네요.



도담이를 업은채 설거지를 하는 남편...
평소같음 저에게 업는 걸 도와달라 했을텐데 혼자서도 아주 잘 하네요^^;;
이제 완전히 애 아빠 다 된 것 같아요 ㅋㅋ



찰칵~
엄마가 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리자 도담이가 뒤돌아 봅니다.

한참 누워 있었더니 어지럼증도 가라앉고 전 좀 괜찮아졌는데
마누라 아프다고 애까지 들쳐 없고 설거지 해주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고 고맙고 괜히 코 끝이 시큰했습니다.

저 양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울까...
혼자 편히 살다가 마누라에 자식까지 먹여 살려야 하니...

언젠가 남편이 그러더군요.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게
한편으론 행복하고 살아가는 힘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그 막중한 책임감이 참 무겁게 느껴진다고...

어제 팬도리님이 딸래미에게서 삶의 무게를 느꼈다는 글을 올리셨던데...
저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너무나 고단한 삶의 무게를 느꼈네요.

남편의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하면서도 하루종일 애한테 시달리다 보면 자꾸 까먹어요.
오히려 남편이 피곤하다고 도담이랑 안놀아주면 서운해하고...

어젠 제가 아프다고 하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도담이 핑계로 밥도 대충 챙겨먹고 운동도 못하고 그랬는데...
남편도 편하게 해주고, 도담이랑도 신나게 놀아주려면 일단 체력부터 길러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2012년도 벌써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늘 그렇듯 새로운 계획과 마음가짐으로
조금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작심삼일... 오늘이 그 삼일 째네요 ㅇㅎㅎ

누가 그랬던것 같은데...
작심삼일이면... 그 때마다 또 계획하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ㅋ
근데 그게 쉽지 않다는거... 살다보면 그냥 다 까먹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계획하신 일들,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래봅니다.

2012년 1월 1일의 시작은 뭐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이런 바램들이 가득 담긴 문자와 전화, 댓글들로 마음이 참 훈훈했습니다.

그리고 다 저녁에 한 친구가 보내준 새해 인사 문자는
남편과 저에게 아주 큰 웃음을 함께 전해주었답니다.



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던 문자였는데...

" 너희 남편 사업도 잘 되었으면 좋겠나 "
이 문자에 저와 남편은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타가 나도 어째 이리 났을까...
' 좋겠다 '와 ' 좋겠나 '는 그 의미가 너무도 다른...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전할 때가 많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진심을 알기에 더 고마웠답니다.

사실 그 때 남편이 도담이 때문에 삐쳐서 뚱해있었는데
친구의 문자로 조금이나마 그 마음이 풀어졌거든요. ㅎㅎ;;
( 아빠가 놀아주려는데 도담이가 엄마만 찾으며 울어서 삐쳤답니다 ㅋㅋ )

시집을 멀리 오는 바람에 몇 안되는 친구들과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내고
서로 살기 바빠서 이렇게 무슨 날이 되어야 겨우 안부를 묻고 그러는데요
이번 설에는 시간을 내서 친구들 얼굴이라도 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추석 전날...
아침 일찍부터 음식 장만 하느라고 무척 분주했습니다.
일요일이라 교회도 다녀와야 했기에 더 바빴답니다.

저희는 제사는 지내지 않지만 그래도 전은 많이 부치는 편입니다.
홍어전, 깻잎전, 동태전, 버섯전, 꼬지... 등등
종류별로 조금씩 부치고 나면 세채반 정도 되는데
작은 어머님 말씀으론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은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나마 도담이가 낮잠을 잘 자주어서
저도 허드렛일이나마 도와 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남편은 오랜만에 만난 사촌 동생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사촌 동생들이지만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 나다 보니
명절에나 겨우 얼굴을 보는 동생들이 심심해해도 놀아줄 거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명절날이면 늘 동생들을 극장이나 노래방에 데리고 갑니다.
그래서인지 도련님이나 아가씨나 남편을 무서워 하면서도 잘 따르는 편이랍니다.

" 우리 영화 보러 갈껀데 같이 갈래? "
막 도담이 젖을 먹이고 재우려는데 남편이 물었습니다.

" 가고 싶으면 다녀와. 도담인 내가 봐줄테니. "
마침 옆게 계시던 시어머님도 다녀오라셨습니다.

그래도 제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어머니께서 먼저 도담일 업고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가보냐 싶어서 남편을 따라나서긴 했는데
극장에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희가 보려는 영화는 최종병기 활...
가장 빠른 시간이 10시 반이었습니다.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괜히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도담이가 그때까지도 잠을 자지 않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저만 안피곤하면 보고 오라셨지만
너무 늦은 시간인 걸 아시고는 그냥 왔으면 하는 눈치였습니다.

남편에게 얘길 했더니 이왕 온 거 다른 생각은 하지 말라합니다.
그냥 맘 편히 먹고 재미있게 보고 가자구요.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남편도 아가씨도 도련님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답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새벽 1시...
작은 아버지만 아직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습니다.
조심조심 저희들 방문을 열어보니 어머님도 도담이와 함께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저희들 소리가 들리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른 방으로 가시는데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잠든 도담이에게도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다음날 어머님께서 그러시는데
도담이가 좀처럼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밖에서 차 오는 소리만 나도 혹시 엄마, 아빤가 싶어 한참을 그쪽만 바라봤다구요.

그 얘길 들으니 마음이 더 짠했습니다.
그리고 유독 저에게서 안떨어 지려는 도담이에게 너무너무 미안했답니다.
그놈의 영화가 뭐라고... 극장에서 못보면 빌려봐도 되고 다운받아 봐도 되는 것을...

평소 매일같이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보고싶은 프로그램도 맘편히 못보고
제 시간이란 걸 제대로 가지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가끔은 허무하고 무기력해 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가고 싶던 극장엘 다녀와보니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기쁨보다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마음과
어머니와 젖먹이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훨씬 더 컸습니다.

저도 어느새 아이와 함께 하는 데 모든 것이 익숙해져 버렸나봅니다.
꼭 분신처럼... 아이가 엄마랑 떨어지면 불안하듯이 저도 꼭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나중에 도담이가 훌쩍 커버려서 더이상 엄마를 찾지 않을 때가 되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너무나 아까운 이 시간들... 더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함께해주어야 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얼마전에 칼스버그님(http://blog.daum.net/myfoods)께서
말복에 오리고기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셨습니다.

오리고기로 지은 사행시를 댓글에 남기는 거였는데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참여를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운이 없는 편이라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요
그래서 당첨 소식이 더더욱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역시 마눌뿐이라며 비행기도 태워줬네요 ^^;;

그런데 오리고기 배송이 말복날 맞춰서 온다고 해서 그게 문제였습니다.
말복날이면 저희는 시댁에 있을텐데
몇일 묵었다 올거라 경비실에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댓글로 이런 상황이라고 여쭈었더니
칼스버그님이 그럼 시댁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왜 전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암튼 그렇게 오리고기는 시댁으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배달된 오리고기입니다^^
오리로 만든 너비아니와 통오리 바베큐~~~
친절하게 위생장갑도 함께 보내주셨더군요.



크기는 요정도??
좀 작아 보이는 듯 했으나 막상 뜯으니 제법 양이 많았습니다.






어머님이 이쁘게 썰어서 먹을 만큼만 접시에 담아주시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랩을 살짝 씌워 전자랜지에 1분!!!



먹음직스런 오리고기로 말복날 아침 식탁이 더욱 푸짐해졌습니다.^^

어머님도 어떻게 이런거에 당첨이 되었냐며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답니다.
그런데 이런거 얼마나 한다고 사올 생각을 못했나 싶어서
한편으론 무척 죄송스러웠네요.

월요일엔 전날 야간 근무를 하고 오셔서 늦게 일어나신 도련님 점심을 차려드리는데
저희가 어머님 아버님과 먼저 식사를 한 후라 찌게도 거의 다먹고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얼른 먹고 가셔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마침 냉장고에 넣어둔 오리고기가 생각나서 한접시 데워 드렸네요^^

이웃님 덕분에 맛있는 오리고기도 먹고 칭찬고 듣고...
시댁에서의 휴가가 더욱 즐거웠습니다.

칼스버그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언젠가 이웃인 주근깨 토깽이님 블로그에서 글을 도용당했다는 포스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 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http://blog.daum.net/ho-ho99/269 )
당시 주근깨 토깽이님이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워 했는지 글을 읽으며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설마... 나에게도 이런일이 생길까...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음 뷰에서 육아 관련글을 보던 중에
몇일 전 제가 올렸던 글 제목과 거의 비슷한 글을 발견했답니다.
제 글 제목에 앞부분만 덧붙여 놓았더라구요.

어떤 글일까? 설마... 아닐거야... 그러면서 조심스레 클릭을 했습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제가 올린 글에서 도담이 이름과 사진만 쏙 빼놓구
글은 조금 요약하긴 했지만 거의 그대로... 다른 사진과 함께 올렸더군요.

이렇게 글을 그대로 가져다 썼는데 출처는 밝혔겠지...
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런 흔적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몰라서 남편이 퇴근하기만 기다렸습니다.

남편도 얘기를 듣더니 화를 냅니다.
무슨 그런 사람이 다 있냐고 당장 신고하라구요.
그리고 그 글은 삭제 요청을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전 신고까지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 블로그가 특정 주제만을 다루는 곳이고 좋은 의도로 만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운영자가 한순간의 실수로 이런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글 삭제 요청을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그렇게 얘기했더니 그럼 일단은 그 사람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서
뭐라고 답변이 오는지 봐서 다시 결정을 하자고 했습니다.

댓글을 남기러 다시 들어가 보니... 그 글에 방문자 수가 1500명이 넘었습니다.
제가 그 글을 썼을 땐 500명 정도였는데요
남편이 그걸 보더니 하는 말이 제목을 잘 지어서 그런거라며 저보고 이런 건 배우라고 합니다.
사진도 글에 어울리게 적절하게 잘 넣었더라구요.(ㅡ.ㅡ;;)

암튼 그분에게 양해를 먼저 구하고 글을 써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적어도 출처는 밝혔어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으로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답글이 달렸습니다.
먼저 그런 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특정 주제로 글을 올리다 보니 소재가 너무 없어서 그랬다고요.
확인을 해보니 그 글 상단에 출처도 밝혀 주셨습니다.
남편도 그럼 됐다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당시에 제가 그 글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평생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임이도 이렇게 도용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어쩌면 또다른 누군가가 제 글을 몰래 가져다 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섬뜩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글도
쓰는 사람은 몇시간씩 공을 드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글 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걸 가져다 쓰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하지만 자신의 글이 어디서 어떻게 쓰여지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서로서로 예의를 지키는 수밖엔 별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글 도둑맞은 기분...
아끼는 물건 도둑맞은 기분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몇일 전 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8만이 넘었습니다.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경이로운 숫자입니다.
추천수도 천이 넘어가고 댓글도 백개가 넘는걸 보면서
남편과 저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결혼하고 남편 권유로 시작했던 블로그가 벌써 3년째 접어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자신 없어하는 저에게 블로그를 개설해 주면서 격려해주던 남편...
부담 가지지 말고 그냥 일기 쓰듯이 편안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럼 된다고...

방문자가 늘고 댓글이 달리면서 조금씩 블로그 하는 재미를 알아갈 때 쯤엔
다음 뷰에서 베스트라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육아에 지쳐 블로그를 소홀히 한적도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 올리고 이웃님들 방문하는 게 때론 버겁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조금씩 늘고있지만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것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나한테도 이런일이 있구나...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방문자가 많은 만큼 많이 달린 댓글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늘 그렇듯 제 일상과 생각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글을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고 화이팅을 외쳐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제 글을 오해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칭찬은 응원의 메시지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질타는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어떤 분 댓글에서는 한대 얻어맞은 듯 멍해지기도 했고
또 다른 댓글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좋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님 팔장 끼는 것도 너무 어색해하는 붙임성 없는 며느리이고
매달 찾아뵙지도 용돈을 잘 드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늘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시부모님은 항상 감싸주시고 편히 대해주려고 하십니다.
제가 정말 시집은 잘왔지요?

그러니 제가 시댁에 가는 걸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남편이 일 있다고 혼자 다녀온데도 제가 먼저 따라나섭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보니 친정보다 시댁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전화도 친정보다 시댁에 더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남편이 친정에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맏사위 자리도 맏며느리 못지 않게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큰 자리더라구요.

돈을 많이 벌어서 용돈도 좀 팍팍 드리고
해외여행은 아니더라도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지금 저희 형편이 그럴 수 없으니
그저 우리 세식구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당장은 최선이라 생각 합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남편과 시부모님 잘 만난 것도 정말 큰 복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가족이 잘 살고 있는 것이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부모님 은덕이라는 것두요.

추천 받으려고 글 쓴거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물론 글을 쓰면서 항상 베스트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추천도 많이 해주시면 정말정말 기분 좋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제목을 지을 때 좀 더 신경을 쓴답니다.

그런데 제 사정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몇몇 분들이
제가 미처 제 글에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마치 제 사정을 다 아는양 말씀하실때엔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저 같은 초보 블로거에겐 너무나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을 악플이라고 표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분들중 악플로 힘들어하시는 블로거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글이 맘에 안들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해서 굳이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쓸 필요는 없을텐데...
다소 거친 언사와 표현들은 저 뿐만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찾는 다른 분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제가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이번에 8만명 가까운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면서..
인기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대한 부분도 많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글에 대해 더 신중하게 고민하며 써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실지는 알 수 없으나
방문하셔서 댓글을 달아 주시더라도
단편적인 글만으로 저와 저희 식구를 판단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댓글 하나에도 너무나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제 글을 읽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오늘 저녁 저희 가족은 시댁으로 떠납니다.
남편이 이번에 이틀 휴가를 받아서 연휴 포함해서 4박 5일정도 있을 예정입니다.

저희가 휴가를 시댁으로 간다니까
아는 언니는 시댁에 왜 그렇게 자주 가냐고 하고 (그닥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또 다른 분은 휴가를 시댁으로 가면 재미있냐고, 불편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결혼 3년차인데 작년 여름에도 휴가를 시댁으로 갔었습니다.
제작년에도 입덧만 심하지 않았으면 시댁으로 갔을겁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휴가 때마다 시댁을 찾는 이유는
여름 휴가도 시댁에선 거의 명절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 말고는 서로 모이기가 힘들 뿐더러
명절엔 외가쪽 친지분들과는 얼굴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철만 되면 외가쪽 친지분들끼리 날짜를 맞춰서 모임을 가지십니다.
시원한 계곡같은 데로 함께 물놀이도 가구요.

이맘때쯤 되면 어머님이 미리 물으십니다. 언제쯤이 휴가냐고요^^
멀리서 생활하는 아들, 며느리...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자까지...
맘같아선 매일 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으니 이럴 때라도 봐야지요.

불편하지 않냐구요?
솔직히 불편하지 않다그럼 거짓말일겁니다.
시부모님도 시댁 어른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시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가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많이 서툴고 부족한 거 많은 며느리지만 다들 이뻐해 주시거든요^^;;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과 만나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면서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친해지니 저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이 두분 다 형제가 많으셔서 모이면 정말 대가족인데
이런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그 많은 식구들 음식 장만하고 챙기려면 그것도 큰 일입니다.
전 그저 옆에서 허드렛 일이나 돕는 정돈데 그것도 도담이가 있으니 그냥 애나 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제가 시댁 가는 걸 거리낌 없어 하는 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희가 그리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비용도 신경이 쓰이는데요
휴가를 시댁으로 가니 비용도 절감됩니다. ㅋㅋ
그리고 갈 때마다 채소며 반찬이며 바리바리 싸주시니
시댁 한번 다녀오면 저희 집 냉장고가 아주 풍성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아주 많이 좋아하십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이런 걸로 점수 따야죠~~

저는 맏며느리입니다.
아직까진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려니 하지만
앞으로 저의 책임이 무거워지고 지금 어머님 역할을 제가 해야할 시기도 오겠지요.
그때도 지금처럼 시댁에 가는 걸 기꺼워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많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저에게 잘 할거라고 걱정말라고 합니다.
무서워서 결혼도 못하겠다고 하고 애도 못낳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못한 게 어디있냐고... 다 잘 해내지 않았냐고요.

Posted by 연한수박
저희 남편은 출근할 때 정장은 잘 안입습니다.
청바지에 티... 아주 편안한 차림으로 다니다가
무슨 중요한 모임이나 약속이 있을 때만 정장을 입는답니다.

어쩌다 정장을 입고 갈라치면 안그래도 바쁜 출근 시간이 더욱 촉박해 지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넥타이!!

정장을 잘 안입으니 넥타이 맬 일이 잘 없고... 그러다보니 남편도 타이 매는게 서툽니다.^^;
땀 뻘뻘 흘리며 기껏 매놓고도 맘에 안든다며 또 풀고... 다시 매고...
그러면서 아까운 시간 다 보내는 걸 보니 제가 다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아내가 남편 넥타이 매주는 모습이 간혹 나오는데
저라고 그렇게 안해주고 싶겠냐마는 언제 넥타이란 걸 매봤어야 말이죠~

그래서 하루는 남편 출근 시켜놓고 인터넷을 뒤져 넥타이 매는 법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은근히 어렵더군요...
그림을 보고 열심히 따라하는데 모양도 이뿌게 안나오구...
남편이 쩔쩔 매는 게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렇게 넥타이 매는 법을 터득해 놓고 남편이 정장 입을 날만 기다렸는데
정작 실력 발휘좀 하려고 했더니 어떻게 매야하는지 자꾸만 헷갈립니다.
그러다 결국은 남편이 매고 출근... 시간만 더 잡아 먹었습니다.

더 쉽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 또 인터넷을 뒤지다가 재미있는 동영상을 발견했어요.
외국인이 타이를 매는 데 몇초 만에 후다닥~~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걸 어떻게 저렇게 매지?? 

동영상을 돌려가며 따라하기를 수차례 거듭한 끝에 넥타이 메기에 성공했는데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퇴근한 남편 붙들고 그대로 보여주며 자랑도 했었네요 ㅋㅋ
남편도 보더니 신기하다고 그랬답니다.

재미있고 신기한 넥타이 매는 법! 
(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은 그냥 넘어가셔요~~^^;; 그래도 봐주시면 감 사드릴게요ㅋ )



우선 넥타이를 길게 쭉 폅니다.





양 끝을 사진 처럼 고리를 만들어 주세요~


오른 손을 꺽어서 왼쪽 고리에 끼우고






그대로 돌려서 오른쪽 고리에 끼우듯이 해준 다음



위쪽 타이 끝부분을 고리가 겹친 부분에 끼웁니다.






그리고 전 이부분에서 많이 헤멨는데요...
목이 들어갈 고리 부분을 손으로 잡고 모양을 잡아가며 당겨주면 됩니다.


어때요? 조금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괜찮은 방법이지요?

혹시 몰라서 동영상도 준비 했네요^^ 보시면 더 이해가 쉬울거에요~~




이렇게 미리 넥타이를 매서 옷장에 이쁘게 걸어 놓으니
남편이 너무 좋아합니다.

어제도 거래처 사람 만난다고 타이 매고 갔는데
자동 넥타이 처럼 그냥 목에 걸기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다네요 ㅋㅋ

제가 매준 넥타이를 하고 가는 남편을 보니 저도 너무 뿌듯했답니다.
연습이 좀 필요하지만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Posted by 연한수박
제가 요즘 유일하게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위대한 탄생과 근초고왕인데요
지난 금요일 위대한 탄생을 보고 나서 오랜만에 스타부부쇼 자기야를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미 중반부...
부부가 서로 다른 사람 편을 들어주는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게 고부간의 갈등인데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남편이 누구의 편을 많이 들어줄까...
보통 어머니 편을 많이 들어주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그 후 남편의 태도였습니다.

아내들은 남편이 어머니편을 드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내의 입장도 이해해주고 다독여 주기를 바라는 데 
남편들이 그런 걸 잘 못하고 있다는 거였지요.

아직까지는 시어머니와 별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저이지만 
그래도 너무 공감이 되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태훈씨고부간을 가깝게 만드는 비법을 이야기할 때는
남편도 저도 대단하다며 감탄사를 내질렀답니다.

( 사진 출처 : SBS )

시댁에 갔을 때 일부러 진상 행동을 해서 두 사람이 자기 흉을 보며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게 하고
슬쩍 자신의 옛날 앨범을 꺼내 보여서 어머니와 아내에게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 준다!

고부간의 관계는 남편하기 달렸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였죠. 
이걸 보면서 남편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 수는 정말 남편 잘 만난 줄 알아야해~ "
" 왜? "
" 내가 집에 가서 잠만 자고 애는 잘 안봐주고... 그런 진상 짓을 하니까 엄마랑 수 사이가 좋은거야. "
" 그런거였어? "
" 뭐 내가 의도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어쨌든 ㅇㅎㅎ "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남편이 늦잠자고 안일어 나면 오히려 어머님이 더 뭐라고 하시고...
피곤하다며 나가는 거 귀찮아하면 남편은 떼놓고 저랑 도담이만 데리고 나들이도 가주시고...
지난 토요일엔 날씨 좋은데 집에만 있지말고 남편 졸라서 꽃구경이라도 다녀오라며 전화까지 주셨습니다.

시댁 가는 길이 멀어서... 운전하고 가면 많이 피곤해 하는 남편이라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쉬고 싶어하는 걸 충분히 이해하고 서운해한 적도 없었지만
" 남편 잘 만난 줄 알라"며 자신의 그런 행동들을 이야기 하면서 미안한 빛을 보이던 남편에게
" 응^^ 내가 남편 하나는 정말 잘 만났어! 인정해^^ " 하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시어머님과 잘 지내는 것이 꼭 남편의 진상 때문은 아니겠지만
분명 어떻게든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ㅇㅎㅎ

지금의 이런 좋은 관계가 언제까지고 계속되길 바라며
부족한 거 많은 며느리지만 이쁘게 봐주시고 잘해주시는 시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저에게 삶 자체가 드라마틱한 아주 재미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결혼전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알게된 친구인데 저랑은 달라도 너무 달랐던...
그래서 서로를 연구대상으로 여겼었답니다 ㅎ

얼마전에 그 친구가 겪었던 일입니다.

친구가 회사에 가려면 버스를 한번 갈아타야 합니다.
그런데 그 갈아타야하는 버스는 종점이 가까이 있음에도 오는 시간이 불규칙적이었습니다. 

그날도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텅텅 빈 버스가 눈앞에서 그냥 씽~ 지나가 버렸답니다.
온몸이 꽁꽁 얼 정도로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며 기다렸는데... 
제 친구 너무 화가나서 버스 번호판을 유심히 봐두었다네요.

그런데 더 황당했던 건 그 다음 버스도 그냥 씽~~~ 지나가 버렸다는 겁니다.
어쩔수 없이 택시를 잡아 타고 출근을 했지만 결국 지각을 했고 
친구는 상무님께 또 억울한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도저히 화가나고 억울해서 그냥은 못넘어 가겠기에 친구는 버스회사에 전화를 했답니다.
오늘 두번이나 승차거부 당했다고 택시비는 택시비대로 들고 지각해서 상사한테 혼났다며
그 버스기사 아저씨 두분한테 자기한테 전화를 하라고 그랬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기사 아저씨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아저씨 두분 다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면서 버스가 고장이 나서 그랬다고 미안하다 했답니다.

그 말에 친구는 어떻게 두대가 한꺼번에 고장이 나냐고 
그리고 고장이 났으면 그렇다고 설명을 해주고 가야할 것 아니냐며
택시비 6000원 나왔으니 두분이 반반씩 나눠서 입급해달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114에 물어서 시청에 승차거부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네요.

잠시후에 통장을 확인 하니 3000원씩 입금이 들어왔는데 그제서야 화가 좀 누그러진 친구...
저에게 전화를 해서는 오늘 이런일이 있었다 신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날 이후 시청에서 연락이 와서 신고내용을 재차 확인을 했다는데요
택시비도 받았는데 그냥 취소해 달랬더니 이미 위에서 결재가 다되서 취소가 안된다더래요.

그리고 시청에서 연락받은 기사 아저씨 한분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버스가 고장이 나서 그랬다고 해명도 하고 사과도 했는데 왜 신고까지 했냐며 따지는데
왠만하면 겁안내는 제 친구도 덜컥 겁이 나더랍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버스... 7분마다 어김없이 정류소에 도착하고 
고장난 차는 앞유리에 " 고장 "이라고 크게 써붙이고 다닌다 합니다.

한편으론 제 친구가 좀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약 친구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들은 계속 발생 되었을 거고 
피해아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테지요.

저같으면 그냥 속으로 삭이고 말았을 일이라 더욱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 친구지만 정말 멋지지 않나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