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이 좀 지저분하지? "
" 애 키우는 집이 다 그렇지. 이정도면 깨끗한데 뭘. "
" 그나마 오늘 청소한 게 이래. "

오랜만에 동네 언니둘과 아는 동생 집에서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그 동생에게는 5살짜리, 1살짜리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 아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지만 아들 둘을 키우며 청소를 제대로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도담이 하난데도 집이 엉망인데요. ^^;;

지난 주말엔 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맘먹고 청소를 했답니다.
처음엔 기분좋게 시작을 했는데
가만히 누워서 도와줄 생각도 안하는 남편을 보자 갑자기 화가 나더라네요.

주말에는 좀 푹 쉬고 싶어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왜 나만 밥 챙겨주고 청소하고 그래야 하나 싶었답니다.
힘든건 자기도 마찮가진데 말이죠.

도와주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자기가 좋아서 시작해 놓고 왜 그러냐고 하는 남편이 얼마나 얄미웠겠어요.

사실 저도 주말이 다가오면 밀린 집안일 좀 하자고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말이 되면 방청소 조차도 안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주말이라고 어디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버리고...

누워서 TV를 보며 편히 쉬는 남편 옆에 있다보면
저도 드라마에 푹 빠져선 시간가는 줄 모르고요

" 너무 어수선하다. 청소 좀 해야겠어~ "
남편이 좀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은근슬쩍 말을 꺼내면
" 하지마. 괜찮아. 나는 이런게 더 좋아~ " 그럽니다. ㅡ.ㅡ;;

남편이 주말에 쉬듯이
저도 주말엔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집니다.

그래서 주말 만큼은 남편이 도담이랑 좀 더 많이 놀아주면 좋겠는데
남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아이가 원하는 걸 엄마만큼 맞춰주질 못하니
얼마안되 아이는 엄마를 찾고 아빠는 거기에 서운해 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벌써 주말이 기다려 지는 걸 보면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이 저 혼자서 아이와 씨름 하는 것 보다는 훨씬 편하기 때문이겠지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에 도담이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날씨가 많이 풀린 듯 하네요~
오늘두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주말에 남편 후배 결혼식도 있고 회사일로 전주에 갈 일이 있다기에
저도 함께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결혼식에 저와 도담이도 따라 나섰는데요
전주 월드컵 경기장내 예식장은 근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간이 넓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식사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남편이 아끼는 후배여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축복해주고 시댁으로 돌아왔는데
남편은 또 일때문에 다른 후배를 만나러 나갔습니다.

저녁 때쯤 어머님이 외식을 하자시는데 남편은 일이 늦어질 것 같다고 해서
시부모님과 저, 그리고 도담이 그렇게 넷이서만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밤 10시가 넘어서야 들어온 남편은 저녁을 못먹었다고 하더군요.
저녁을 먹으면 일이 더 늦어질 것 같아서  안먹었다구요.

어머님은 피곤하셔서 일찍 잠자리에 드셨는데
남편 오는 소리에 밥은 먹었는지 부터 챙기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 피곤도 하고 밥 생각이 별로 없다더군요.
그래도 허기가 질 것 같아 저는 간단히 과일이라도 먹으라고
바나나 두 개랑 배를 깎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영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는지
다시 일어나셔서 밥을 챙겨 주려고 하셨습니다.

사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집으로 출발할 계획이었는데요
그럼 아침도 못먹고 갈텐데 아주 먹고 자라구요.

밥솥에 찰밥을 해놓은 게 있었는데 남편이 안먹는다고 하니
밥을 새로 해서 차려 주려고 하셨습니다.

" 어머님 두세요. 제가 챙겨 줄게요. "
그렇게 제가 상을 차려 주었더니 꽃게탕이랑 밥을 두 그릇이나 먹는 남편...

어머님이 저보고 뭐라 하신 것도 아닌데
괜히 힘들게 일하고 온 남편 밥도 안챙겨주는 며느리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어머니가 자식을 챙기고 생각하는 마음은 다르구나 싶더라구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는 남편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엄마니까 그런 거라고,,,
제가 도담이 밥 안먹으면 걱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하는 거랑 같은 거라구요.

평소에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가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어머님이 저희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이 훨씬 더 깊다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기도 한답니다.

간혹 시어머니의 지나친 자식 사랑으로 고부갈등이 빚어지는 사례를 보곤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감정이 쌓이다가 나중엔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까지 이르기도 한다더라구요.

사실 전 어머님이 저를 많이 봐주시는 편이지만^^;;
엄마의 마음과 아내의 마음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고 서로 노력한다면
그러한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두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어느덧 서른 중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가사일에만 전념하다보니
얼굴에 주름은 하나 둘 늘어가는데 자기 자신은 사라진 듯해서 한숨만 나오더라...

5살 딸아이를 둔 아는 언니가 언젠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저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너무나 공감이 되면서도
늘 밝고 활달한 언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습니다.

딸이 4살이 되던 해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부터
언니는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전 간호사였던 언니는 전공을 살려 취직을 했었는데요
다른 간호사의 텃새로 힘들어하던 중 딸아이가 심하게 아파서 내친김에 그만두고
다른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는 중에 언니는 컴퓨터를 꼭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년엔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워드,엑셀,포토샾 등... 여러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그런 언니가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
제가 부러워하니까 언니가 그러더군요.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고 도담이 좀 크고 나면 저도 배우라고요.^^

그리고 다음으로 언니가 배우기로 마음 먹은 것이 영어였습니다.
한번 맘 먹은 것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인 언니는 일단 어학원 등록부터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처음 어학원에 가던 날...
수업은 외국인 선생님이 모두 영어로 진행을 하고
원생들끼리 서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었는데
뒤늦게 들어온 언니에게 선생님이 그날 배울 페이지를 가리키며
모르는 단어가 있냐고 물어보더랍니다.

그리고 선생님 질문에 언니는 또박또박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 I don't know all ! "
순간 교실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언니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더군요.

책을 들여다 보니 모르는 단어 투성이고 영어로 대답은 해야겠고...
그래서 언니도 그렇게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라도 그렇게 대답했을까...
부끄러운 상황이지만 모르는걸 모른다고 당당히 말한 언니가 저는 참 멋져 보였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옷 입는 것도 신경쓰고 화장도 하고 다니니
남편도 그런 언니에게 너무 좋아 보인다고 하더랍니다.

어학원에 가면 사실 언니 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더 많은데
다들 어찌나 멋쟁이 처럼 하고 다니시는지...
언니는 또 그 분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아이와 집에만 있다보면 게을러지고 자기 관리에 소홀해 지기 마련인데요
무료한 삶에 자극이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저에겐 블로그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 같네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어제 친정엄마를 따라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고혈압이 있으셔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계시는데
마침 어제까지 쉬시는 날이어서 진료를 받으러 갔었답니다.

그런데 병원에 들어서니 불도 안켜져 있고 좀 이상했습니다.
직원이 한 분 있긴 했는데 방금 출근을 했는지 사복 차림이었고
그 병원 환자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 원장님이 해외연수 가셔서 진료 못봅니다. 5월 1일 부터 진료 시작해요 "
간호사로 보이는 직원분은 그 아저씨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저씬 그럼 병원 문을 왜 열었냐며 뭐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이 1월인데...  5월이면...
저는 제가 잘못들은 줄 알았습니다.

" 5월 1일이요? 그럼 어떻게해요?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
친정엄마가 그리 말씀을 하시자
10월부터 공지를 했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근처 병원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원장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미리 그 병원에 부탁을 해 놓으셨다며
친정엄마에 대한 간단한 진료 기록을 뽑아 주셨습니다. 

소개 받은 병원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휴일 다음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렇게 그 곳에서 진료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 아버님 그건 저희들도 몰라요. 저희 병원에서 진료 보신게 아니잖아요. 그쵸? "
다소 높아진 간호사 언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아까 그 병원에서 만난 아저씨가 거기 계셨습니다.

아저씨는 또 무언갈 물어보셨고
간호사 언니는 더 언성을 높이며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아저씬 진료는 받지도 않고 그냥 나가버리시더군요.

저는 병원 일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의사 선생님들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끈임없이 연구하고 공부도 해야겠지요.

부득이 떠나신 해외연수겠지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그 병원 환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장님 혼자 운영하는 개인 병원인지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왠지 그 병원을 믿고 다니던 환자분들에게 무책임한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어제 올린 글은 닫아두었습니다 ㅡ.ㅜ;; 
늦게 댓글을 확인했는데 글 쓴 의도와는 다른... 많이 당황스러운 글들이 있어서요.
친구도 가끔 들러보고 가는데 미안하네요.
죄송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그 아주머니는 옆집 사는 아가씨 엄마였습니다.
혼자 사는 딸이 연락도 안되고 집에 있는 건 같은데 아무 기척이 없으니
너무 걱정이 되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신 거였죠.

아주머니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엔 딸 짐을 챙겨오셨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된다며 저에게 짐을 부탁하고 가셨답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냥 문 앞에 두고 가기 찜찜하시다면서요.

그게 두어달 전 일이었는데
그 때 일까지 물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연락을 안하고 지낸듯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아무 기척이 없다는 아주머니 말씀에
순간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맘도 그런데 아주머니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옆집에 딸 안부를 물으셨을까...

옆집 새댁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요.

무슨 사연일까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이웃이 된지 1년이 넘어 가지만 그저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라
옆집 아가씨에 대해 얼굴 말고는 아는 게 전혀 없네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웃사촌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 날 이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면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군요.

다음에 마주치면 엄마가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연락드려 보라고 하면 괜한 참견한다고 기분나빠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 전부터 만성피로를 호소하던 저희 남편은
늘상 " 피곤하다~ "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요즘 회사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집에서도 일하느라 새벽에야 잠이 드는데
그래도 금요일 밤만 되면 기를 쓰고 잠을 안자려고 버틴답니다.

" 맨날 피곤하다면서 이럴 때 맘 편히 푹 자면 좋을텐데... 왜 그렇게 안자려고해? "
" 안돼~~ 황금같은 금요일을 그냥 그렇게 허비할 순 없어! "

그렇다고 특별히 무언갈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넷 만화를 본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텔레비전 체널을 여기저기 돌려가며 보기도 합니다.
정말 너무 피곤할 땐 보면서 스르르 잠들어 버려요.

빨갛게 충혈되서 잠이 가득 든 눈으로 그러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다가도 납득이 안갈 때가 있습니다.

저도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해봤지만
남편처럼 오는 잠까지 물리쳐가며 그리 주말을 보내진 않은 것 같거든요.

금요일 밤은 그리 보내버리고
토요일엔 점심 때가 다되서 일어나서는 오후에 또 낮잠을 자는 남편...
때론 그 모습이 무척 얄밉기 까지 합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만 이런 게 아니더군요.

지난번 안면도로 동아리 모임을 갔을 때
남편 선배네 부부 얘기를 들으면서 그나마 우리 남편은 양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 선배네는 10개월 정도된 아들이 하나 있는데요
선배 부인은 또 임신을 한 상태였습니다.
아이 돌보기도 힘들텐데 한참 입덧을 할 시기라 정말 많이 피곤해 보였답니다.

그런데 선배는 피곤하다는 부인에게 오히려 핀잔을 주었습니다.

" 어제 한시간 자고 세시간 넘게 운전하고 온 사람도 있어! "
" 그러게 누가 자지 말래? 자기가 게임한다고 안자놓고~ "
" 금요일 밤에라도 그렇게 해야지 언제해? 넌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서 몰라~ "
" 나도 집에서 하루종일 일하거든! "

두분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자니 제가 다 서운할 지경이었습니다.
어떻게 임신한 부인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그리고 차라리 밖에 나가서 일하는 게 낫지 집에서 하루종일 애 보라고 하면 자긴 절대 못할거라며
저보고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주는 우리 남편이 참 고마웠습니다.

" 내가 스트레스 풀 데가 어디있어?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
남편은 금요일 밤을 그렇게 보내며 나름 스트레스를 푸는 거라고 말합니다.
이정도면 정말 건전한 거 아니냐구요.

돈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가장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푸는 거라는데 이해해 줘야지 하면서도
피곤하다는 말을 들을때 마다 안타깝고 걱정이 되서
또 잔소리를 하게되는 아내의 맘을 남편도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건강에도 좋고 스트레스도 확 풀 수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



시어머님이 몇 일전 약 지으러 가셨다고 전화를 하셨는데 그게 엊그제 도착을 했습니다.

 " 정성스럽게 잘 챙겨 먹어라. "
잘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어머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난 추석 때 시댁에 내려가기 전날...
제가 너무 심하게 체해서 오바이트까지 하고
내려가는 날엔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더랍니다.
거기다 눈은 실핏줄까지 터져서 시뻘건 상태로 시댁에 갔습니다.

얼굴이 왜그렇게 빼쪽해 졌냐... 눈은 또 왜그러냐...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며 물으시는 어머니...
체해서 그런가 보다고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영 마음이 안놓이셨나 봅니다.

제가 워낙에 소화를 잘 못시켜서 자주 체하는데요
일부러 식사때 천천히 먹는데도 잘 안고쳐 지더라구요.

작년에 아이낳고 몸보신 제대로 못했다고 금산까지 데리고 가셔서 보약을 지어 주셨는데
암튼 그거 먹고 한동안은 체기가 많이 가셨었답니다.

" 그때 먹은 보약 한번 더 먹어야 겠다. "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니 이렇게 또 보내 주셨습니다.

저희가 부모님께 해드려도 모자랄 판에 매번 이렇게 받기만 하니...
결혼 전 처음 인사 드리러 갔을때 부터 제가 약해 보인다고 맘에 걸려 하셨는데
그래서 더 감사하고 죄송스럽습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 할 때
' 새아가 사랑해 ' 하고 보내주신 어머님 문자가 생각납니다.

당시엔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이 참 낯설고 어색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머님의 사랑을 이렇게 몸소 체험하고 있네요.

아직 저는 시부모님께도 친정 부모님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아들에겐 자주 하면서도
다른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겐 그 말이 참 부끄럽고 어색하더라구요. ^^;;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다 갚을 순 없겠지만
' 사랑합니다 ' 말 한마디라도 진심을 담아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게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잘 안되네요.

말이 힘들면 글로 라도...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봐야 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남편과 제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였기에
1년이래도 실제 만남을 가진 시간을 따지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2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남편이 보이더군요.

남편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저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표현이 서툴러서 어떤 자리든 어색해하고 불편해 하는 저를
남편은 늘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남편은 저를 수다쟁이로 만들었고
감정 표현이 서툰 저에게 ' 사랑한다 '는 말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 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들어 준 사람은 남편이 처음이었고
저는 남편의 성격이 저와 많이 달라서 더 잘 맞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그렇게 함께 살자 했고
지금껏 큰 다툼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잘 지내는 것이 서로 반대되는 성격 때문이 아니라
서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보이는 남편의 성격은 남편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남편도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런 성격을 바꾸고 싶어 무척 많이 노력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많이 바뀌었어도 속 마음까지 완전히 바꾸긴 어려웠나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편이 저랑 많이 닮았다는 걸 느끼게 되거든요.

결혼 전에 제가 남편에게 느꼈던 편안함도
남편이 저의 성격과 마음을 잘 알았기에
그만큼 이해해주고 배려해 줘서 가능했던 거였죠.

신혼초... 작은 어머니가 저희를 보고 천생연분이란 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교회에 가야 하는데 저는 일찍 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남편은 교회 갈 시간이 다되서야 일어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동작이 많이 느리다 보니 이것저것 챙기던 중에
오히려 남편이 먼저 준비를 끝낸겁니다.

그 모습을 보시곤 둘이 참 잘 만났다 하신거였죠~ ㅋㅋ

하지만 지나치게 느긋한 제 성격과 다소 급한 남편의 성격은
가끔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한답니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성격은 참 중요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너무 달라도 문제 너무 똑같아도 문제...

당시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정반대의 성격인 줄 알았던 저희 부부가 결혼에 성공을 한것도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 만큼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결혼에 있어 연애를 얼마나 오래했냐는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는지...
또 그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추석때 친정에 못다녀와서
지난 주말을 이용해 부산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추석에 공항 버스로 시댁에 다녀와 보니
도담이도 생각보다 많이 보채지 않았고 시간도 절약이 되서
서울서 부산까지 장거리 운전에 대한 남편의 부담도 줄일겸
이번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신혼여행때 쌓인 항공 마일리지가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요
출발하는 날부터 아슬아슬~~
일찍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뻔 했습니다.

9월 30일 7시 비행기 였는데
빠듯이 30분 전에 도착을 해서
표 찾고 짐 싣고 검색대 통과 하고 하다보니
금방 7시가 되버리더라구요.



미리 예매는 했지만 너무 늦게 표를 찾는 바람에
날개 옆 시끄러운 자리에 남편이랑은 떨어져 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 옆에 앉으신 분이 자리를 양보해주셔서 함께 앉을 수 있었답니다.




비행기가 신기한지 연신 두리번 거리는 도담이^^

엄마는 신혼여행 때 처음 타 본 비행기를
도담이는 두돌이 되기도 전에 타 보게 되었군요~ ㅎ



24개월 이전의 아이는 따로 좌석을 예매하지 않고 부모가 안고 타게 되어있는데
세사람씩 안게 되어있는 좌석은 18개월짜리 아이를 안고 타기에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짜증을 부리기 시작한 도담이...
자리가 불편해서 그랬는지, 기압차로 몸이 불편해서 그랬는지...
어쨌든 1시간도 안걸리는 비행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주윗분들께도 너무 미안했구요.

오죽했으면 4시간 동안 공항 버스 탔던 게 더 편했다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래도 빠른 것 하나는 정말 좋았습니다.
자가용 끌고 왔으면 5~6시간정도 걸렸을텐데
40~50분만에 김해공항에 도착했으니 말입니다.



우리가 타고온 비행기도 한번 구경하고~





짐을 찾아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공항 입구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사실 저희도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무언가 씽~ 지나가길래 봤더니
부산 김해 경전철이 보였습니다.





집앞까지 가는 버스도 없는데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저희들은 경전철을 타러갔습니다.

생긴지 얼마 안되서 참 깔끔했는데
아직은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지 한산했습니다.
물론 저희는 복잡하지 않아서 더 좋았지만요.^^;




경전철 내부는 지하철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탑승권도 동전처럼 동그란 플라스틱이더군요.

그렇게 저희는 경전철을 타고 사상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애도 있고 짐도 있고해서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걷고 할 엄두가 안났거든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저희가 부산에 내려갔을 때
부산에 사시는 형님네 아들 돌잔치도 있었고
친한 친구는 출산도 했더랍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많이 바빴던 부산 나들이였는데요
차가 없으니 아이 데리고 다니기가 너무 불편하고 힘이 들었습니다.

친정 엄마가 직장엘 다니시는데 토요일도 일을 하러 가시는 바람에
많이 피곤해 하셔서 모시고 어디 다녀오지도 못했구요.

저희 남편... 비행기 타고 부산 한번 다녀오더니
다음부턴 그냥 차 가지고 가자고 그럽니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자가용이 더 좋답니다.

차 시간 늦을까봐 발 동동 구르는 것도 그렇고
짐들고 애 데리고 다니는 것도 만만찮다구요.
무엇보다 차가 없으니 길도 잘 모르는 부산에서 다니기가 불편하고
장모님 모시고 어디 다녀오지도 못해 죄송하다고 하네요.

남편이 졸음 참아가며 장시간 운전하는 게 안타까워서 대중교통을 고집했지만
사실은 저도 차가 없는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게... 있다가 없으니 더 불편하더라구요. ㅋ
결혼전 연애할 때는 차 없이 다녔어도 그저 좋기만 했었는데 말이죠~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저희 집 근처에 오랫동안 공사를 하다말고 그대로 방치된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벽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공사를 시작하더니
보기만해도 번쩍이는 멋진 백화점으로 바뀌었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그 백화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비가와서 밖에 안나가고 있다가 저녁 무렵에 남편 마중을 나갔는데
백화점 앞이 무척 복잡했습니다.




원래 백화점 앞 건널목에 신호등이 없었는데
백화점 공사를 하면서 신호등을 만들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이라 그 신호등이 무척 반가웠었는데
어제는 차량 소통이 많아서 그랬는지 기껏 만든 신호등은 꺼버리고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옆으로는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평소엔 한산하던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백화점 로고가 들어간 장바구니나 종이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저희도 백화점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남편이 피곤해 해서 그냥 1층만 한바퀴 돌고 나왔는데
조금 복잡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깔끔하고 좋아 보여습니다.

그리고 가방 하나에 100만원이 훨씬 넘어가는 명품관도 보였는데요
거긴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지 줄로 막아 놓았더군요.

" 여기서 이런 명품관이 장사가 될까? "
남편은 그렇게 말했지만
이런쪽으론 날고 기는 전문가들이 고심해서 만든 거니 잘 되겠지요.
그래도 저에겐 그림의 떡이라는거... ㅡ.ㅡ;;

그렇게 돌고 나오는 길에선 멤버쉽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로고가 들어간 장바구니가 그 사은품이었네요.
같은 장바구니라도 백화점 로고가 들어가 있으니 뭔가 더 있어보이는 느낌이 들더군요. ㅋ

" 백화점 생기니까 더 이사가기 싫으네... "
남편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희는 백화점 때문에 이사를 가야할 지도 모릅니다.

안그래도 치솟는 전세값인데 백화점이 생겼으니 더 오르지 않겠어요?
2년 계약인 전세값을 작년에도 한번 올려 주었는데
내년에 또 올려달라고 하면 저희는 이사를 갈 수 밖에요. ㅜ.ㅜ;;

결혼을 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생활하면서
이제 겨우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친해지고 이 동네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생각을 하면 정말 막막합니다.



백화점이 생기면서 그 주변 환경이 더 좋아진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더 나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희에겐 그것이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백화점 꼭대기 층에는 밑에서 바라봐도 창밖으로 놀이 기구가 보입니다.
무료로 이용을 할 수 있는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담이 데리고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