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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1 아빠를 힘들게 했던 미운 4살 아이의 별난 간호 10
빈이 이야기 두번째 ' 물수건 사건 '

두어달 전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언니와 연락이 뜸했었는데 알고보니 언니 남편이 입원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무슨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장염에 심하게 걸려서 일주일정도 병원에 있었다구요.

열이 높은데다 설사는 계속하지 제대로 먹지는 못하지... 병원에서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근데도 언니는 별일 아니라고 일부러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출근을 하면 따라가겠다 때를 쓸 정도로 아빠를 좋아하는 빈이... 아침이면 병원에 가자고 먼저 나서기도 했답니다. 매일 아침 병원에 가서 간호 하기를 몇일째... 하루는 빈이가 직접 아빠를 간호하겠다고 그러더랍니다.

엄마가 아빠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 주는 모습이 잼있어 보였던 건지... 엄마가 수건 짜는 걸 도와주겠다는 것도
마다하고 구지 저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네요. 그래서 어쩌나 지켜 봤는데 자기 손수건을 꺼내더니 물에 담궜다가 짜지도 않고 아빠 이마에 척 올려 놓더랍니다.

손수건에서 줄줄 흘러내린 물 때문에 아빠는 곤욕스러워 하고 베개는 다 젖고... 하지만 사랑스런 딸래미가 간호를 해주는데 뭐라고 했겠어요? 그저 웃을 수 밖에...^^;;

결혼 전 간호사였던 언니는 빈이가 4살이 되면서 다시 일을 시작했었습니다. 집안일과 육아에 시달리다보니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일주일도 안되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태어나 처음으로 어린이집 생활을 하게된 빈이가 아팠던 것!!

항상 엄마와 함께 있다가 떨어져 있어서 그랬을까요? 일주일 정도를 고열에 시달리며 구토까지 하는 빈이를 두고 계속 출근할 수 없었던 언니는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꿈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을 자식보다 우선할 수 없는 것이 다 같은 부모 마음인가봅니다.

미운 4살이라 부를 정도로 이시기의 아이들이 다루기도 어렵고 키우기도 힘든 것 같은데요 비록 아빠를 힘들게 하긴 했지만 아이가 아빠를 간호하는... 그런 사랑스런 모습들이 어렵고 힘든 마음을 잊게 만드는 거겠지요^^

몇일전 EBS의 어떤 프로그램에서 딸 셋을 어린이집에도 유치원에도 보내지 않고 엄마가 집에서 함께 놀아주며 교육을 하는 분을 보았습니다. 그분이 유아 교육을 전공했고 유치원 교사도 했던 분이긴 했지만 그 모습이 참 대단해 보이고 부러웠답니다.그리고 저도 할 수만 있다면 우리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수록 육아는 어려워지고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지금 순간순간들이 너무 아까워서 시간이 좀 더디 갔으면 하는 바램도 있는데요 그만큼 지금이란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우리 아이에게 좀 더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