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주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시골에 가 있는 동안에 연락을 했던 모양인데

남편이 바빠서 미처 확인을 못하고 뒤늦게 알았답니다.


전세 계약이 아직 4개월 정도 남았는데 

집으로 직접 오셔서 얘기를 하시겠다고 하니

괜히 더 불안했습니다.


요즘 전세값이 너무 오르는 바람에

주위에도 이사를 가는 분들이 많아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리 닥치고 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집도 팔려고 내놓으셨다 그러고...

내심 연락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거든요.



저는 이번에 주인 아주머니를 처음 뵈었습니다.

계약을 할 때 저는 함께 가지 않았었거든요.

사시는 곳이 멀고 직장생활을 하시니 그분도 오기가 힘드셨고요.


마침 이곳에 볼일이 있어 겸사겸사 들르셨다며

온 김에 부동산에 들러 시세도 알아보고 오셨는데

말씀하시는 금액이 제가 알아본 것 보다 천만원은 더 비쌌습니다.


매매가는 떨어졌다는데 전세값은 왜이리 오르기만 하는 건지...

전세가 집값의 70%가까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상황임에도 주위에 전세가 많이 없다니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집주인과 통화를 하고 만나기 전까지는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오히려 만나고 나서 이사를 가야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더 편해졌네요.


하지만 이곳에 정도 들고 이제야 아는 사람도 생기고 그랬는데

이사를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참 많이 서운합니다.


가능하면 멀리 안가고 주변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데

마땅한 집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제는 도담이가 문에다 저러고 스티커를 붙여놓았는데

마치 압류딱지 같더라는...


저건 어디서 떼어다 붙인 건지...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마음이었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10. 07:23


어떤 놀이에 집중을 하면 엄마가 아무리 불러도 아랑곳 않는 도담이가
목을 쭈욱 빼고 저리 바라보는 것은 다름아닌 이삿짐 센터 사다리차랍니다.






이쪽 화단에서 저쪽 화단으로 낙엽을 하나씩 주워 나르다가




오르락 내리락 사다리차가 움직이면





또 목을 쭈욱 빼고 신기한 듯 올려다 봅니다.
혹시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ㅋㅋ

요즘 부쩍 많이 보이는 사다리차...
일주일에도 몇번씩 이삿짐 차가 보입니다.

그런데 요 사다리차 소리가 꽤 요란해서
집에서도 이 소리가 나면 배란다에서 구경을 하는 도담이랍니다.

근처에 백화점도 생기고 이제는 도서관도 거의 완공이 되어가는지라
전세 가격이 더 올랐다고 하더니만
그게 부담 스러워서 이사를 가는 사람도 많고
반면에 이사를 오는 사람도 많네요.

전세값이 올라도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저희 같은 사람들은 집주인이 전세를 턱없이 많이 올려도 그대로 따를 수 밖에요.

내년 이맘 때쯤이면 재계약을 해야하는데
아마도 이사를 가게 되지 싶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오가는 사람들만 보면 괜스레 마음이 심란해 진답니다.

도담인 이런 엄마맘을 아는지...( 당연히 모르겠지~ )
사다리차가 움직일 때마다 호기심 잔뜩 어린 눈으로 저리 올려다 보네요.
문득 아무것도 모르고 그래서 아무 걱정도 없는 도담이가 너무 부러워 지는군요. ^^;;

Posted by 연한수박
저희 집 근처에 오랫동안 공사를 하다말고 그대로 방치된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벽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공사를 시작하더니
보기만해도 번쩍이는 멋진 백화점으로 바뀌었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그 백화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비가와서 밖에 안나가고 있다가 저녁 무렵에 남편 마중을 나갔는데
백화점 앞이 무척 복잡했습니다.




원래 백화점 앞 건널목에 신호등이 없었는데
백화점 공사를 하면서 신호등을 만들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이라 그 신호등이 무척 반가웠었는데
어제는 차량 소통이 많아서 그랬는지 기껏 만든 신호등은 꺼버리고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옆으로는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평소엔 한산하던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백화점 로고가 들어간 장바구니나 종이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저희도 백화점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남편이 피곤해 해서 그냥 1층만 한바퀴 돌고 나왔는데
조금 복잡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깔끔하고 좋아 보여습니다.

그리고 가방 하나에 100만원이 훨씬 넘어가는 명품관도 보였는데요
거긴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지 줄로 막아 놓았더군요.

" 여기서 이런 명품관이 장사가 될까? "
남편은 그렇게 말했지만
이런쪽으론 날고 기는 전문가들이 고심해서 만든 거니 잘 되겠지요.
그래도 저에겐 그림의 떡이라는거... ㅡ.ㅡ;;

그렇게 돌고 나오는 길에선 멤버쉽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로고가 들어간 장바구니가 그 사은품이었네요.
같은 장바구니라도 백화점 로고가 들어가 있으니 뭔가 더 있어보이는 느낌이 들더군요. ㅋ

" 백화점 생기니까 더 이사가기 싫으네... "
남편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희는 백화점 때문에 이사를 가야할 지도 모릅니다.

안그래도 치솟는 전세값인데 백화점이 생겼으니 더 오르지 않겠어요?
2년 계약인 전세값을 작년에도 한번 올려 주었는데
내년에 또 올려달라고 하면 저희는 이사를 갈 수 밖에요. ㅜ.ㅜ;;

결혼을 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생활하면서
이제 겨우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친해지고 이 동네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생각을 하면 정말 막막합니다.



백화점이 생기면서 그 주변 환경이 더 좋아진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더 나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희에겐 그것이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백화점 꼭대기 층에는 밑에서 바라봐도 창밖으로 놀이 기구가 보입니다.
무료로 이용을 할 수 있는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담이 데리고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