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이면 가끔씩은 특별히 장 볼 것이 없는데도 대형마트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시식코너 한바퀴 돌아주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그러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곤 해요^^

첨엔 시식을 하면 꼭 사야할 것만 같아 그냥 지나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저도 남편도 많이 뻔뻔스러워 졌답니다. ㅋ

 

그 날도 도담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대형 마트에 다녀 오던 길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부우욱~~~ 차 긁히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은 하얗게 질려선 얼른 차에서 내렸습니다.

 

" 다행이다~ 안긁혔어 ㅎㅎ "

" 그래? 그럼 바퀴 긁히는 소리 였나봐? "

 

남편은 주차를 해놓고는 다시 바퀴를 살폈습니다.

그러더니 표정이 일그러지는 남편...

바퀴옆이 살짝 긁혔다나요.

 

" 그러게 왜 그렇게 벽에 바짝 붙여~ 매번 주차하는 거 볼때마다 불안하더라니... "

" 이번엔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어~ ㅜ.ㅜ  잠시만 기다려. 응급처치 좀 하고 가자. "

 

트렁크에서 붓페인트를 가져다 긁힌 부위에 바르는 남편의 뒷모습은

마치 넘어져서 다친 자식에게 연고를 발라주는 것 같았습니다.

 

" 아~~ 너무 많이 파였어... 표가 많이 나... "

본인이 잘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속상해 하는 남편...

그 여운은 다음날에도 이어졌습니다.

 

계속 기운없이 풀이 죽어서는 한숨만 쉬고

도담이도 성의 없이 봐주고...

거기다 차 긁힌거 신경쓰느라 교통사고 까지 날뻔 했다고 하더군요.

 

평소 차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기에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교통사고 얘길 듣는 순간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남편은 저보고 자기 맘이 얼마나 아픈지 모를거라고 하지만

오히려 남편이 제 맘을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차가 소중해도 자기 목숨만 하겠냐고요~

 

아끼는 물건이 잘못되서 속상해 하는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남편들... 남자들은 다 그런가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