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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 이야기2012. 2. 26. 07:39


몇일 전 도담이가 탁자에 앞니를 세게 부딪혔습니다.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단단한 원목 탁자에 도담이 앞니 자국이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ㅠㅠ

남편 먹을 저녁을 준비하던 중
옆에서 안아달라고 손을 뻗치고 있던 도담이...

" 잠깐만~ 엄마 이거 하고~ "
그렇게 말하며 싱크대 쪽으로 가려는데
순간 도담이가 넘어지면서 쿵! 하고 탁자에 부딪힌 겁니다.

처음엔 턱이 부딪힌줄 알고 혀와 아랫니, 턱부위를 살폈는데 아무렇지 않더군요.
그런데 애는 자지러지게 울고...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 입술이 찢어진 건 아니고
윗니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물로 헹구고 닦아내도 또 나고...
살짝 만져보니 앞니 두 개가 조금 흔들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가 시간이 밤 9시 반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치과에 가기엔 너무 늦었고
그저 놀란 가슴으로 아이만 껴안고 발만 동동거리며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남편은
도담이가 심하게 다쳤다는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는 저에게
괜찮다며 자책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앞으로 이 보다 더한 일을 겪을 수도 있는데
그 땐 어쩌려고 그러냐면서요.

겨우 도담이를 재워놓고 검색을 해봤더니
이렇게 이를 세게 부딪힌 경우
겉에서 부러진 건 치료가 가능하지만 뿌리가 부러진 경우엔 뽑아야 한다고 하고
치아에 이상이 없더라도 신경이 죽은 경우엔 치아가 검게 변한다고 하니
제 머릿 속은 또 걱정들로 가득차서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치과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도담일 데리고 갔습니다.
도담이 상태를 이야기 하고 접수를 하니
간호사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조금 있다 사진을 찍겠다고 했습니다.

예약 손님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진료를 볼 수 있었는데요
진료를 보는 시간은 얼마 안걸렸습니다.

앞니 상태를 확인 하고 촬영한 사진을 확인 해 보신 선생님은
현재로선 치아도 이상없고 괜찮아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신경이 손상된 경우는 2~3주 후에 색이 검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잘 지켜봤다가 혹시라도 색이 변하면 한달 반 후에 다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찬 거, 뜨거운 거 먹이지 말고 앞니 사용은 못하게 하라고요.

휴우~~
병원을 나서면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괜히 호들갑 떨었나 싶기도 하고...



이 사진은 병원 다녀온 다음날 찍은 건데 윗 입술도 조금 부어 있네요.
" 도담아~ 많이 아팠지? "




원래 밥상으로 쓰던 상을 도담이가 장난감들로 가득 채워놓고 못치우게 해서
원형 탁자를 대신 밥상으로 사용하느라 안그래도 좁은 부엌이 더 좁아졌습니다.

밥 먹을 때마다 탁자를 펴고 접고 하는 게 귀찮아서
조금 비좁아도 그냥 펼쳐 놓았던 것이 이렇게 사고로 이어질 줄은 미처 몰랐었네요.
엄마가 바로 옆에 있었음에도 아이가 다치는 건 순식간이더라구요.

아무튼 이번 일로 저는 또 십년감수한 것 같습니다. ㅎㅎ;;
남편 말마따나 사내 아이 키우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도 겪을 수 있을텐데
그때마다 이러면 어떻게 살까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도 즐겁게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