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8. 30. 07:50



지난 여름휴가 때

밭일 가신 시부모님 도와 드리러 가려다

길이 엇갈려서 그냥 산책만 했던 날...


걷다가 지친 도담이를 남편이 목마를 태웠는데 무척 버거워했습니다.

" 우리 아들이 정말 많이 컸구나... " 하면서^^





아빠가 붙잡아 주지 않아도 안떨어지게 버티고 있는 도담이 ㅋ

겁 많은 아들이 목마를 탄채로 손을 놓는 담대함까지 보여주었는데요

아빠가 자신을 지켜줄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을까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 어린시절 친구들과 천방지축으로 뛰놀던 길을

결혼하고 마누라와 자식새끼까지 데리고 함께 거닐게 될 줄

그 때는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는 남편...


지금 한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합니다.


해가 넘어가는 하늘의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답던 날...

아들을 목마 태우고 가는 남편의 뒷모습은

참 버거워 보이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결혼할 때쯤 산 남편의 첫차...
너무 맘에 드는 차를 샀다고 참 애지중지 하면서 탔었는데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갈 때마다 차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는 듯 했답니다.

기계세차는 차에 흠집난다고 꼬박꼬박 몇 시간씩 들여가며 손세차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시들해져서 먼지가 뿌옇게 쌓였네요.

그런데 남편은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애써 모른 척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당장이라도 가서 범퍼도 갈고 깨끗이 수리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못되니 일부러 안보고 생각도 안하려고 하는 거라구요.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를 거의 안타는데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두어번이나 탈까말까...
그런데도 잊을만 하면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서
차에도 상처가 나고 남편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또 작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100% 남편의 실수였지만 정말 어의가 없었던 사고 였죠.

오전에 일이 있어 저와 도담이도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여느 때처럼 차에타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데
" 끼이~~~익~~~ " 긁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란 남편은 얼른 차에서 내렸고 무척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내려서 봤더니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 범퍼 모서리 쪽이 긁혀있고
저희 차는 뒷 문 쪽에 길게 상처가 났더군요.



우선은 상대방 차주에게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외출중이 아니어서 금방 주차장으로 오셨답니다.

이미 단종된 아주 오래된 차였는데 아버지 차라고...
일전엔 누가 심하게 부딪혀놓고 도망을 가서 CCTV 로 잡은적이 있다며
전혀 기분나빠하지 않고 덤덤하게 차를 살피셨답니다.
오히려 저희 차가 더 심하게 긁혔다며 걱정까지 해주시더라구요.

그자리에서 그렇게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합의를 하고
혹시 몰라 저희 연락처를 드렸는데... 오후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밝은 곳에 나와서 보니 라이터 부분도 긁혔더라고
근처 카센터에 알아보니 비용이 어느정도 나온다는데
피차 보험처리 하기 그러니까 얼마에 합의를 하자구요.

차가 오래되서 수리할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에
남편도 합의금을 좀 깎아달라고 이야기를 해서 17만원에 합의를 했습니다.

" 나 운전 하지 말아야 할래나봐. "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사고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꼭 뭔가 씌인 것 같다면서 자책을 하더라구요.

" 그래도 큰 사고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야. 앞으로 더 조심하라고 이런 일도 생기는 거지. "
" 그래... 그렇게 생각해야지~ 미안해. "

그 날 이후로 차를 탈 때마다 속쓰려 하는 남편...
자신의 실수로 생긴 일이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정작 자기 차 수리할 형편은 못되니 그럴만도 하지요.

하지만 그 날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밖에서 더 큰 사고가 났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차는 좀 찌그러졌지만 우리 세 식구 안다치고 건강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죠^^

2011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여느 때 처럼 남편은 침대위에서 뒹굴며 편안한 주말 아침을 만끽하고 있고
우리 도담이도 엄마 글 쓰는 동안 옆에서 얌전하게 잘 놀아주고 있네요^^

너무 평범하고 심심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것도 행복이지 싶습니다.
올 한해 저희 가족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네요^^

제 블로그 관심가져 주시고 찾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제때 답방도 못가는데 꾸준히 들러주시는 이웃님들~~ 너무 고마워요.
새해에는 좀 더 부지런해 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 행복하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첫 돌때 도련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써 준 편지 입니다.

예쁜 글씨만큼 내용은 더 예쁜...
읽고 또 읽어도 눈물이 앞을 가리게 만드는 
도련님의 진심이 담긴 편지랍니다.

도담이는 돌잔치를 시댁에서 했습니다.
잔치랄 것 도 없이 그냥 식당 예약해서 친지분들만 모시고 식사 대접이나 하려고 했는데
막상 이벤트도 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시니 잔치가 되어버리더군요.

돌잔치 다음날 도련님이 쑥쓰러워 하며 저에게 내민 주황색 봉투...
그 안엔 제법 많은 현금과 함께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도담이 돌이라고 반지도 해주셨는데...
한달 월급을 고스란히 다 쓰신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었습니다.

아직 서로 서먹해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도련님 일이 3교대라서 얼굴 보기가 힘들 때도 많았는데
서로 표현은 못하고 지냈어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하신 분이란걸
다시 한번 깨달았답니다.

남편은 여태까지도 이 편지를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형 노릇 제대로 못하는 미안함에 차마 읽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내용은 대충 이야기 해주었지만요^^;;

지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핑계로
부모님도 도련님도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 못난 형수라서
도련님의 마음에 더더욱 고맙고 미안했네요.

" 그거 다 빚이야~ 나중에 돌려줘야 되는 거 알지? "
제가 도련님께서 주신 성의를 그냥 받아도 되는 건지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웃으며 하신 말씀입니다.
어머님도 이미 알고 계셨더라구요.

지금은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으로...
그렇게 밖에는 달리 보답할 길이 없지만
남편도 저도 가족들에게서 받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지난 달...
제 생일에 다녀온 카페베네...
입구에 있던 하얀 트리가 너무 이뻤습니다.
들려오는 음악도 조용한 캐롤~
한달이나 남은 크리스마스를 미리 느꼈네요^^


 
남편은 핫초코 나는 카페라떼^^
수유중이라 커피를 못마시게 하는데
이날은 생일을 핑계로 당당하게(?) 시켰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시나몬 브레드
이것 때문에 하루종일 남편이 오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렸어요 ㅎ
 
달콤한 브레드 한입~ 따뜻한 카페라떼 한 모금~
먹으면서 행복을 느낀다는게 이런거구나....
 
이렇게 맛있는 걸 우리 도담인 못먹어서 우째 ㅡ.ㅡ;;
엄마 아빠만 먹어서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도담이는 카페 안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뭐가 그리 궁금한지 이쪽저쪽 두리번두리번
하도 버둥 거려서 남편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습니다.
실은 부러 안먹은 거죠...ㅎ


 
카페베네 다이어리...
일러스트와 가죽 두가진데 속지는 같아요^^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잘 쓰지도 않는데
이런걸 보면 왜 갖고 싶은지...
하필 또 기존 판매가 보다 싸게 판다니 더 사고 싶었습니다.
 
결국 눈치빠른(?) 저희 남편이 사주었네요 ㅋ
 
결혼 전엔 친구들 만나면 으레 가는 곳이 커피숖이었는데
지금은 자주 가기가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때론 고단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이런 작은 행복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출산 후 처음 맞은 생일...
남편과 도담이와 함께여서 행복했고
먹고싶은 거 먹어서 행복했고
갖고싶은 다이어리 선물 받아서 행복했습니다. ㅎㅎ
 
오늘 마무리는 우리집 복덩이가^^


 
" 여러분~ 미리 크리스마스 ♡ 행복하세요^^ 빠빠이~~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