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저녁 우연히 쉘을 가지고 노는 듯한 소라게를 보고 조용히 촬영을 시작했다. 이런 귀한 장면은 일단 찍고 봐야 한다.!! 그런데 녀석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그냥 갖고 노는 게 아니라 쉘 속까지 몇 번을 탐색했다. 꼭 쉘 갈이를 할 것 같은 예감에 인기척 나면 멈출까 봐 사육장에 딱 붙어서 꼼짝 않고 지켜봤지만 한참을 있어도 탐색만 했다. 무릎도 아프고 팔도 아픈데 이대로 포기하기는 너무 아쉬워서 폰을 사육장 위에 살포시 올려놓은 채로 남편이랑 과일 먹으며 얘기하고 티비도 보고 그렇게 20여 분쯤 지났을까?! 잔뜩 기대에 부풀어 사육장을 들여다보는데 소라게가... 쉘 갈이를 안 했다. (ㅜ^ㅜ) 혹시나 했는데 좀 실망스러워서 촬영된 동영상도 안 보고 그냥 지우려다 그래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훑었..

소라게를 키워 보니 꼭 필요한 것이 사육장, 바닥재, 먹이 그릇, 물그릇, 먹이, 해수염 이렇게 6가지 정도인 것 같다. 여기에 탈피를 하게 되면 몸이 자라니까 갈아입을 쉘(소라 껍데기)도 구비해두면 좋겠다. 이 중에서도 꼭 구매가 필요한 건 바닥재! 소라게는 온도(25도~30도)와 습도(60~80%)를 잘 유지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바닥재는 수분 유지와 관리가 쉬운 코코칩이 좋고 소라게 키의 2~3배 깊이로 깔아주는 게 좋단다. 나머지 용품들은 대체품이 있다면 꼭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 사육장은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뚜껑에 작은 구멍 같은 걸 만들어 주고, 먹이는~ 소라게가 잡식성이라니 과일이나 견과류 같은 자연먹이를 주면 되고, 해수염은 굵은소금으로 대체하면 되겠다. 하지만 처음일수록 ..

먹이 그릇 안에서 꼬물거리는 소라게 발견!!!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가니 또 얼음이 되었다. 그렇게 나도 얼음처럼 가만히 지켜보는데 소라게가 밥을 먹는 거다. 큰 집게발로 먹이를 집어서 안쪽 더듬이(?)로 받아 입으로 가져가길 반복하는데 그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직접 보게 돼서 기뻤다. 귀한 장면 놓칠까 동영상을 찍으면서 도담이도 어서 와서 보라고 불렀는데 생각보다 신기해하지 않았다. 이런 우리 모습을 볼 때면 남편이 하는 말 " 아들보다 엄마가 더 좋아하네~ " ㅋㅋ

2020년 11월 17일, 도담이가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소라게를 한 마리 받아왔다. 소라게가 들어 있는 통에는 키우는 방법이 적혀 있었고, 도담이가 소라게 이름도 적어 놓았다. 소라게 이름이... ' 유치원 푸드카 경찰 푸드카 대한한공 푸드카 아이스크림 푸드카 '라니?? 그냥 줄여서 ' 푸드카 '라고 하자 했더니 절대로 안 된단다. ㅠㅠ 그래서 나는 그냥 소라게라고 부르기로 했다. 첫인상은 좀 징그럽고 집게 때문에 무서웠다. 사실 아직도 잘 못 만진다. 감이랑 호두를 잘라서 넣어 줬지만 먹기는 하는지 도통 줄지를 않았고, 소금물은 주는 족족 엎어 버렸다. ㅠㅠ 그냥 이렇게 둬도 되나? 잘 키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키우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