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12. 26. 06:18


작은 방에서 뭔가 혼자서 사부작 거리던 도담이...
뭘 하고 있나 봤더니... 책상에다 낙서를...?!




색깔도 바꿔가며 열심히 그린 흔적들...





이래뵈도 명색이 도담이의 첫 작품이랍니다^^

아직 그리는 힘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뭔가를 그리고 표현한 건 처음이었네요.




그리기에 푹 빠진 도담이의 뒷모습이
저는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얼마전 받은 영유아 검진에서 의사소통 부족이라는 판정이 나왔는데요
혹시 청력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답니다.

아직은 어리고 남자 아이들이 늦되는 경향이 있지만
다음 검진 때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부모... 특히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답니다.

의사 선생님들은 정해진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남편이 걱정하는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직 엄마, 아빠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도담이...
그게 말수가 적은 제 탓인 것 만 같아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제 나름으론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많이 불러주려고 애를 썼는데
아이와 함께 대화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펜이나 연필도 가지고 놀기만 했지
제가 그림 그리는 걸 보여줘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도담이...

물론 아이가 그리기에 흥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재능과 재주가 제각각이듯 아이들도 저마다 관심사가 다르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뭔가를 익히고 발달해 가는 과정은 비슷비슷하기에
그 시기에 해야하는 행동들을 하지 않을 때는 내심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을 제가 판단할 수가 없어서요.

저는 아이의 낙서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책상과 방바닥이 엉망이 되었어도
아들이 그려 놓은 낙서가 마냥 반갑기만 했으니 말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4. 09:40

엊그제 우체국에 볼 일이 있어서 도담일 데리고 나갔다가 엄청 후회를 했습니다.
너무 추워서 손가락과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더라구요.

도담이는 모자도 씌우고 장갑도 끼우고 그렇게 꽁꽁 싸매고 나가긴 했지만
추워도 말 못하는 아들이 걱정스러워서 볼 일만 얼른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자 마자 졸려 하더니
낮잠 잘 시간도 아닌데 잠들어 버리더군요.
너무 추운 데 있다가 따뜻한 데 들어와서 더 그랬던 걸까요?



불과 지난 달 까지만 해도 밖에서 못노는 아쉬움을
이렇게 베란다에서 빨래 놀이 하는 걸로 달래곤 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빨래 바구니에 담긴 빨래감들을 하나하나 확인 하며 꺼내놓는 도담이...

처음엔 지지라고 말렸었지만
나중엔 저렇게 한참 놀아주는 게 오히려 고맙더군요. ㅋㅋ

하지만 이미 빨아서 널어 놓은 걸 걷어서 저 빨래거리들과 섞어 놓았을 땐
혼내지도 못하고 그저 한숨만 푹푹 내쉬었습니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한결 가벼워진 빨래 바구니를 번쩍 들어올리기도 했는데요



이건...한 손으로도 거뜬히 들어올리는 모습?!



하하하^^;;
하지만 이건 속임수 였답니다.
다른 빨래 바구니와 대야에 교묘하게 걸쳐 놓은... ㅋㅋㅋ



그리고 도담이는 바구니 속에 남았던 빨래들까지 모두 꺼내 놓았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유독 아빠의 속옷에 관심을 보이는 도담이...
저 많은 빨래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민망하게 말이죠 ㅡ.ㅡ;;



알록달록 색깔때문일까?
가볍고 신축성 좋은 재질 때문일까?



헉... 그런데 도담이가 아빠 속옷을 자신에게 맞춰 보는군요.



도담아... 너도 속옷이 입고 싶은거였어^^?
엄마가 미처 그생각은 못했네... ㅇㅎㅎ

그러고 보니 도담이도 슬슬 배변 훈련을 할 때가 되었군요.
기저귀 떼는 과정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결코 쉽지만은 않을텐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데 그게 가능 할런지...
음료수 병에 소변을 보게 하려고 두어번 시도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진저리를 치며 너무 싫어하더라구요.

우선은 아가용 변기부터 얼른 장만을 해야겠습니다.
다른 엄마들은 진작부터 사놓고 아이랑 변기랑 친해지는 연습부터 한다는데
저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3. 07:06
아이들 치아 관리 어떻게 해주시나요?
저는 제 치아가 건강하지 못해서 걱정은 많이 했는데
정작 아이 이 닦아 주는 일에는 많이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아빠와 함께 양치 중인 도담이^^



침까지 질~ 흘려가며 열심히 아빠가 양치 하는 모습을 따라하고 있네요 ㅋ

저는 아이가 칫솔에 거부감을 안가지게 하려고
칫솔질은 억지로 안시키고 스스로 놀면서 하도록 하고
하루에 두세번 구강티슈로 닦아주었습니다.

치약은 불소가 함유되지 않은 걸로 구입은 했지만
그것도 많이 먹으면 안좋을 것 같아서 아주 가끔씩만 사용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처음으로 구강 검진을 받았습니다.
( 도담이는 지금 21개월째 랍니다. )

남편이 이가 아프다고 치과에 간다기에 따라 갔다가
그냥 거기서 영유아 구강검진까지 하고 왔습니다.



건강검진 때 처럼 검진표 제출하고 문진표 작성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앞니 8개가 모두 탈회치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유를 오래 먹거나 젖병을 오래 물린 아이들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충치는 아니지만 이미 치아 표면이 삭아서 그 성분들이 빠져 나가고 있다며
불소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아들 앞니가 모두 그런 상태라는 선생님 말씀에
저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ㅜㅜ

색이 조금 변한 걸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이미 눈에 보일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거죠.

오랫동안 젖도 못떼고 밤중 수유까지 한데다
젖을 뗀 후엔 대신 젖병을 사용하고 있었으니
다른 아이에 비해 치아가 상대적으로 약한 도담이에겐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양치를 할 때도 억지로 하면 아이가 심하게 울고 싫어해서
꼼꼼하게 못닦아주는 일이 많았는데
마음 약한 엄마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 많이 미안하고 속상했답니다.

그래도 불소코팅으로 어느정도 예방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내친김에 그곳에서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아이들 전용 치과가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가능은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약을 물고 오래 참지 못하기 때문에
소아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일반 치과처럼 소아 치과가 많지 않아서 좀 번거롭더라도
아이 구강검진은 소아 치과에서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2. 07:44
여우 같은 마누라 하고는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 하고는 못산다는데
성격 급한 남편이지만 아직까지는 제법 저의 느림보 기질을 잘 참아주고 있습니다. ^^

가끔은 너무 답답해서 짜증을 낼 때도 있지만
왠만하면 그것도 저의 장점으로 봐주려고 많이 노력을 한답니다.

그런데 저의 굼뜬 행동을 못참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혼 전엔 엄마가 그랬는데... ( 그것 때문에 잔소리 엄청 들었어요 ㅋ )
지금은 우리 도담이가 그러네요.

청소도 설거지도 요리도 너무 오래하는 엄마... ( 남다르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 엄마 바지 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다 지쳐 소리 지르고 때를 쓰는 도담이...

두 살 아들에게 기다리고 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어쩌다 엄마 일하는 동안 보채지 않고 혼자 노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많이 미안하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언제 부턴가 싱크대 개수대에 무언갈 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과일 먹은 접시랑 밥 먹은 그릇 한 두개 정도를 담그기에
잘한다고 박수도 쳐주고 기특하게 여겼었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엔 싱크대 속에 든 살림살이를 다 집어 넣으려고 하더군요.



제가 설거지 하는 틈에 서랍 속에 있던 집게며 약, 정수기 카드까지 물에 퐁당~~

저것도 도담이에겐 놀이겠거니
엄마랑 함께 하고 싶어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한번씩 개수대에 가득 쌓인 설거지 거리를 볼 때면
도담이가 많이 얄밉습니다.

엄마가 안놀아준다고 복수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ㅋㅋ
설마... 정말 그런건??

나중에 도담이가 크면 저에게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곰 같은 엄마랑 살기 너무 심심해요! " 라구요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1. 05:41
저는 빵을 참 좋아합니다.
빵이 있으면 밥을 안먹을 정도로...
( 도담이가 엄마의 이런 식성을 닮으면 안되는데~ 이미 닮은 것 같아요 ㅡ.ㅜ )

그런데 저희 남편은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말 맛없지 않으면 잘 먹는 저와는 달리
정말 맛있지 않으면 잘 먹지 않는답니다.ㅋ

그럼에도 남편은 가끔 절 위해 빵을 사들고 옵니다.
그리고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먹는 저를
무척 흐뭇하게 바라보곤 하지요~ ㅎ

하루는 퇴근길에 회사 앞에서 파는 붕어빵을 사왔습니다.
그 전날 제가 슬쩍 먹고 싶다고 말했었거든요 ^^

그런데 우리 도담이...
붕어빵을 보자마자 한마리 덥썩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머리 부분 부터 크게 한입 베어 먹었습니다.

평소 자기 손으로 잘 안 먹는 애가 그러니 왠일인가 싶더군요.
일부러 손에 쥐어주려고 하면
오히려 엄마 손을 잡고 입으로 가져가 먹었었는데...




처음으로 붕어빵 한마리를 제대로 맛보게 된 도담이는
꼬리와 옆구리 부분도 차례로 간보기 하더니



저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습니다.

" 엄마 내가 붕어빵 맛있게 먹는 법 알려줄까요? "
" 뭔데? "




" 붕어빵은 역시~~ 머리부터 먹는 게 가장 맛있어요~ "
" 그래? 엄마는 꼬리부터 먹는 게 가장 맛있던데^^ "

사람들마다 붕어빵 먹는 방법도 다양해서 심리 테스트 하는 것도 있었는데
그 생각이 나네요^^

머리부터 먹으면... 사소한 일에 신경쓰지 않는 낙천가
꼬리부터 먹으면... 주의 깊은 신중파
배부터 먹으면... 남성적 타입으로 매사에 적극적인 활동가
등지느러미부터 먹으면... 신경질적이고 어리광이 많으며 감수성이 풍부함
반으로 잘라 꼬리부터 먹으면... 예의 바르고 신중한 사람
반으로 잘라 머리부터 먹으면...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

재미삼아 찾아 봤는데...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아무튼 도담이가 붕어빵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부쩍 더 자란 것 같은 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어쩜 남편도 제가 빵 먹는 모습을 보며 이런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17. 06:36
지난 일요일...
김장 김치에 쌀에 안그래도 짐이 한가득인데
어머님이 과일이며 밑반찬이며 생강즙까지 바리바리 챙겨주셨습니다.

오후 2시쯤 묵직한 자가용을 끌고 서울로 출발했는데
천안쯤 부터 막히기 시작하더니 7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답니다.
중간에 딱 한 번 휴게소에 들르고 열심히 달렸는데도 말이지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도담이가 카시트에 얌전히 앉아서 보채지 않았다는 거~~
제가 요즘들어 멀미가 다시 심해져서 오래 차를 타면 무척 힘든데
그래서 도담이에게 더 고마웠네요.

집 앞에 도착을 하니 많은 짐을 옮길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는데요
아파트 입구에 줄지어 세워진 쇼핑 카트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백화점 내에 있는 마트 쇼핑 카트인데 원래 못가져가게 되어있거든요.
그래도 가깝다는 이유로 몇몇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 내로 끌고 오곤 했는데
이젠 마트 측에서도 아예 제재를 하지 않는지 대여섯개쯤 되는 카트가 줄지어 있어라구요.

카트 두 개를 빼서 짐을 가득 실어 나르니
몇 번 왔다갔다 할 거 한 번에 해결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것도 아닌 걸 그리 사용하려니 마음에 걸려서
앞으론 마트를 좀 더 자주 이용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네요. ^^;;

집에 도착하자마자 뻗고 싶었지만
어머님께서 정성스레 싸주신 반찬 거리들 상할까봐 그것 부터 정리를 했습니다.
그사이 남편은 저녁은 간단하게 먹자며 도담일 데리고  나가서 짜파게티를 사왔답니다.

그런데 짜파게티를 끓이려고 봤더니...



도담이가 저러고 놀고 있더군요. ㅍㅎㅎ;;



요리하는 거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려고 하더니
이젠 짜파게티도 뚝딱~ 만들었네요. ㅋㅋㅋ



3분 요리처럼 여기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맛있는 짜파게티가 완성될 것 같은...
정말 그러면 너무 간편할 것 같죠? ㅋ

아무튼 도담이가 만든 짜파게티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피곤함도 다 잊을 정도 였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열심히 젓가락질 연습을 하며
어쩌다 건진 면을 엄마, 아빠 입에 번갈아 넣어 주던 도담이...
덕분에 식사 시간도 길어지고 정신없긴 하지만
이것도 다 자식 키우는 재미이지 싶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16. 07:55
" 이제 좀 친해질 만 하니까 또 가게 생겼네~ "
저와 도담이가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자
시부모님께서 무척 서운해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김장 때문에 시댁에 내려갔다가
남편만 혼자 집으로 돌아가고 저와 도담인 한 주 더 시댁에 있었거든요.

요즘 도담이가 낯가림이 더 심해진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려간 당일엔 할머니, 할아버지께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루정도 지나고 나니
희한하게 할머니 품에선 베지밀도 먹고 곧잘 엎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삼촌에겐 여전히 까칠했죠~

지난 번에 시댁에 왔을 땐 할아버지 손잡고 밖에도 잘 따라 나가더니만
이번엔 그것도 싫다고 하더라구요.
서운한 빛이 역력한 아버님 표정을 보니 괜히 제가 죄송스러웠답니다.

" 도담아~ 도담아~ "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안하는 도담이...
그래도 아버님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수시로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아버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담이는...
장난감 자동차로 유인을 해도 싫다고 소리만 지르고,
엎고 나가자 그래도 징징~~
좋아하는 반찬이랑 밥을 먹여 줄래도 도리질만 쳤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자동차에 탔을 때 만큼은 할아버지한테 안기더군요.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몇번 타고 다니더니
2~3일 후엔 빠방 타고 가자고 옷만 입혀도 자동으로 할아버지에게 안겼답니다.ㅋ

한 번은 운전하는 할아버지께 안겨 안떨어지려고 해서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아버님은 은근 좋아하시는 눈치였어요 ㅎㅎ

암튼 이런 도담이 때문에 일부러 밖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들어오기도 했네요^^;;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 버리고 집에 돌아갈 때쯤 되니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장난도 치고 숨넘어갈 듯한 특이한 웃음 소리도 선보였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꼬마가 나와서 춤을 추는 걸 보고 해보랬더니
가만 서서 곤지곤지, 잼잼을 하는데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부모님도 배꼽을 잡았습니다.

저희들 때문에 잠시나마 사람 사는 집 같았다며 많이 서운해 하시던 부모님...

주말에 다시 내려온 남편에게 그런 얘기를 했더니 농담삼아 그러더군요.
" 그럼 한 달 더 있다 오던가 ㅋㅋ "
" 왜~ 혼자 지내니까 좋았어? "
" 아니... 나야 같이 가고 싶지~ "

남편 말대로 한 달 더 있다 간다 그러면 시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잠시 그 생각도 스쳤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좀 부담이 되는군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2. 05:39

엄마가 잠시 컴퓨터를 하고 있는 동안
어찌 아들이 보채지 않고 얌전한가 해서 뒤돌아봤더니...



화장대 앞에 있는 의자에 올라서서 열심히 빗질중인 도담이^^;;

이런 모습 처음이야~~
얼른 폰을 들고 증거 사진을 남겼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머리를 빗는 모습이 신기하여
혼자 의자에 올라간 아들의 위험한 행동은 일단 뒷전이었네요~ ㅡ.ㅡ;;



" 아들~~ 어디 가려고 그렇게 꽃단장을 하시나? "



립크로즈 바르는 엄마 모습을 흉내내는 듯 입술도 모아보고~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환하게 미소를 짓는 도담이...^^;;



" 아~ 난 왜이렇게 잘생긴거야?! "

자뻑은... ??? ㅇㅎㅎ

이제 겨우 20개월인 도담이...
그런데 벌써부터 왕자병 기질을 다분히 보이는군요 ㅋㅋ

이 날 이후 화장대 의자로 사용하던 저 의자는 옆으로 치워두었습니다.
제가 안볼 때 혼자 올라갔다가 다칠까봐서 벽쪽으로 붙여두었답니다.

그리고 조만간 화장대 정리도 좀 해야할 것 같습니다.
도담이가 까치발들고 화장품을 꺼내서 놀더라구요.
아직 뚜껑을 못열지만... 조만간이겠지요?

오늘 김장하러 시댁에 갑니다^^(별 도움은 안되겠지만...ㅋ )
간 김에 저랑 도담이는 일주일 더 있다 오려구요~
그래서 당분간 이웃님들 방문은 어렵지 싶어요^^;;(원래 부지런히 다니지도 못했지만요 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30. 15:02


요즘들어 도담이가 책에 부쩍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날 꽂힌 책이 있으면 그것만 계속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하는데
이 시기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런 것 같더라구요.^^

어찌되었든...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모습은 너무나 흐뭇한 일입니다.
아이에게 유익한 책이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다 들여놓고 싶은 심정이지만
공간도 부족하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군요.

저희 집엔 아직 전집은 들여 놓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때 그때 좋은 책인 것 같다 싶으면 한 두권씩 사주는데
그것도 자주는 아니랍니다.



얼마전엔 '강아지똥'이라는 동화책을 샀습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강아지똥이지만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참새가 자신을 보고 더럽다고 말하자 서러워 눈물을 흘리는 강아지똥...
그 때 옆에 있던 흙덩이가 강아지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 부르니?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

도담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이부분에서 잠시 멈칫 하곤 했는데요
처음엔 너무 솔직한 표현에 남편도 저도 난감해서 웃음이 났습니다.




책이 배달된 첫 날~~
도담이도 이 책이 맘에 들었던지 이방 저방 들고 다니며 보고 또 보고 그랬답니다.^^

그런데 엊그제...
도담이를 데리고 남편 마중을 나가는 길에
도로가에 있던 작은 강아지똥을
도담이가 돌멩이를 잡듯 덥썩 집어드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여느 때처럼 낙엽을 주웠다 던졌다 하며 걸어가던 중이었습니다.
작은 돌멩이 같기도 하고 흙덩이 같기도 해서 설마 했는데...
도담이가 손에 힘을 꼭 주자 으게져 버리더니 응가 냄새가... ㅠㅠ

일단은 얼른 물티슈로 닦아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목욕을 시켰습니다.

놀이터에서 놀던 여자 아이가 강아지똥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벼서 실명 위기까지 같다는 외국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있는 '강아지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 속에서는 우리에게 교훈도 주고 감동도 주는 귀여운 강아지똥이었는데...
현실에선... ㅡㅡ;;

산책나온 강아지가 실례를 했는지 떠돌이 강아지가 실례를 했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놀이터나 길 한가운데서 만나는 강아지똥은 전혀 반갑지가 않았네요.

아무튼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하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건 제 잘못이기에
앞으로는 좀 더 아이 주변을 잘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28. 05:40
가끔 도담일 데리고 지하철을 탈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옆 자리에 앉으시는 분들이 도담이에게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몇 개월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시는 분들도 있고
사탕이나 과자를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얼마전엔 제 옆 자리에 덩치 큰 아저씨가 앉아있었습니다.
도담이가 가만히 있질 않고 서서 계속 움직이니 자꾸 쳐다 보시더군요.

" 아이구~ 도담아 가만히 좀 있어! "
괜히 미안한 마음에 도담이에게 한소리 하고는 다시 앉혔습니다.

그런데 자꾸 쳐다 보신 게 도담이가 귀여워서 그랬던가 봅니다.
잠시 후에 그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빵을 하나 꺼내시더니 도담이에게 주셨거든요.^^;;
봉지가 많이 구겨진 걸로 봐선 주머니에 꽤 오랫동안 넣어두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순순히 받을 우리 도담이가 아니지요~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빵을 밀어냈습니다.
그래도 아저씬 귀엽다는 듯 웃으면서 도담이 손에 빵을 쥐어주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해야지? "
하지만...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담이는 빵을 바닥에 던져버렸습니다.
순간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민망해서 얼굴까지 빨개 졌습니다. ㅜ.ㅜ;;

도담이를 안고 있는데다 짐까지 있어서 얼른 줍지도 못하고 있는데
" 먹기 싫음 마라! " 그러시며 빵을 도로 주머니에 넣으시던 아저씨...

설마 도로 주머니에 넣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제가 더 미안하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사과를 하기도, 아이에게 뭐라고 하기도 애매한...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 몇 정거장 남지도 않았는데 그 시간이 왜 그리도 길던지...
결국 한 정거장 전에 미리 일어나서 문 앞에 서있었답니다.



점점 까칠남이 되어가고 있는 도담이... ㅡ.ㅡ;;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무턱대고 좋다고 받는 것도 문제지만
도담이처럼 무조건 싫다고 쳐내는 것도 문제네요.

이번 주말에 김장을 하신데서 시댁에 가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잘 가지도 않고 그럴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됩니다.

도련님도 첫조카라고 도담이를 너무 이뻐해 주시는데
한번 웃어주지도 않고 외면해 버리는 도담이 때문에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하던 그 얼굴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 도담아~ 이번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한테 방긋 웃는 모습 좀 보여드리고 오자! 제발~~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