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12. 22. 07:44
여우 같은 마누라 하고는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 하고는 못산다는데
성격 급한 남편이지만 아직까지는 제법 저의 느림보 기질을 잘 참아주고 있습니다. ^^

가끔은 너무 답답해서 짜증을 낼 때도 있지만
왠만하면 그것도 저의 장점으로 봐주려고 많이 노력을 한답니다.

그런데 저의 굼뜬 행동을 못참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혼 전엔 엄마가 그랬는데... ( 그것 때문에 잔소리 엄청 들었어요 ㅋ )
지금은 우리 도담이가 그러네요.

청소도 설거지도 요리도 너무 오래하는 엄마... ( 남다르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 엄마 바지 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다 지쳐 소리 지르고 때를 쓰는 도담이...

두 살 아들에게 기다리고 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어쩌다 엄마 일하는 동안 보채지 않고 혼자 노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많이 미안하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언제 부턴가 싱크대 개수대에 무언갈 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과일 먹은 접시랑 밥 먹은 그릇 한 두개 정도를 담그기에
잘한다고 박수도 쳐주고 기특하게 여겼었답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엔 싱크대 속에 든 살림살이를 다 집어 넣으려고 하더군요.



제가 설거지 하는 틈에 서랍 속에 있던 집게며 약, 정수기 카드까지 물에 퐁당~~

저것도 도담이에겐 놀이겠거니
엄마랑 함께 하고 싶어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한번씩 개수대에 가득 쌓인 설거지 거리를 볼 때면
도담이가 많이 얄밉습니다.

엄마가 안놀아준다고 복수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ㅋㅋ
설마... 정말 그런건??

나중에 도담이가 크면 저에게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곰 같은 엄마랑 살기 너무 심심해요! " 라구요 ^^;;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0. 7. 06:30
남성분들 스포츠 참 좋아하죠? 축구, 농구, 야구.... 등등^^
물론 여성분들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남성분들 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무슨 경기가 있다고 하면 ( 특히 축구 경기^^ )
그 시간이 새벽이라도 피곤함을 무릅쓰고 꼭 챙겨 본답니다.
덕분에 저까지 밤을 새다시피 한 적도 있어요~ ㅡ.ㅜ

지금은 아니지만 한창때는 농구를 즐겨 했다는 남편~
책 보고 혼자 연습해서 동네 친구들이랑 동생들이 깜짝 놀랄만큼
실력이 좋았었다고 자랑하듯 얘기를 하곤 하는데
글쎄요~~ 전 직접 보질 않았으니... ㅋㅋ

암튼 그런 아빠의 피를 물려 받아서일까요?
우리 도담이도 농구에 소질을 보이는 듯 합니다. ( 순전 엄마만의 생각~ ㅋㅋ )

제가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도담이의 슛 쏘는 모습 한 번 보실래요?



김발이 든 봉지... 저 것이 농구공이 되었습니다. ㅎㅎ



서랍을 열고...



슛!!!



아~~ 그런데 아타깝게도 키가 모자라는군요.



이 때 봉지를 힘껏 던져 올리는 도담이!!




골~~~
까치발 들고 멋지게 슛을 성공 시켰습니다.
17개월 아가에게 이정도면 정말 멋진 덩크슛 아닌가요? ㅎㅎ;;



도담이가 멋진 슛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는군요^^






역시~~ 이번에도 훌륭하게 성공을 시켰습니다. ( 짝짝 ^^ )




그런데 이번엔 빨래집게로 도전을 해보겠답니다.



슛~~




역시나 성공!!!



" 나 잘했죠? " 하는 도담이의 표정과 자세에서
성공한 자의 여유가 느껴지는군요 ㅇㅎㅎ
 
시댁에 가면 마당에 볼품없이 쓰러져 있는 농구 골대가 있습니다.
남편이 고등학생 땐가? 조르고 졸라 만든건데
남편도 도련님도 대학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사용을 안하니
그냥 한쪽으로 빼 놓으셨다더군요.

남편이 도담이 크면 함께 농구를 하고 싶어한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안버리길 잘했다며 다시 세워 주신다고 하셨답니다.

남편과 아들이 땀 뻘뻘 흘리며 함께 농구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참 즐겁고 행복해 지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7. 20. 07:09


도담이가 싱크대 문을 열고 어지럽힐 걸 대비해 문마다 붙여놓은 장금장치...
한동안은 그 장금 장치 덕에 도담이가 싱크대를 감히 넘보질 못했습니다.



하지만 도담이 힘이 점점 세어지니 잠금장치도 소용이 없더군요.
거기다 안열리면 열어달라고 엄마,아빠 손을 잡아 끕니다.
안열어주면 울어버리고...



솔직히 뭐 하나 꺼낼 때마다 싱크대문 잠그는 것도 일이어서 요즘은 그냥 열어놓네요.

양념칸을 유달리 좋아했던 도담이...
특히 기름병을 많이 가지고 놀았습니다.






엄마가 어디있나 한번 살피고^^





다시 싱크대 놀이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처음엔 문만 열고 닫고 하더니...
안에 있는 양념통 꺼내서 굴리고...
지금은 옆칸에 있는 후라이펜이며 소쿠리, 양푼, 냄비에까지 손을 댑니다.

그래도 이제는 말귀를 조금씩 알아들어서
몇번 안된다고 못하게 했더니 깨지기 쉬운 냄비들은 건들지 않네요^^;

그리고 이제는 무조건 꺼내서 널어 놓는게 아니라
제 나름대로 정리도 해놓습니다.^^
냄비들 사이에 슬쩍 놓아둔 자동차를 발견할 때면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