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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4 폭우 속에 떠난 여행, 지나면 추억이 되지만... 12

 

 

여기는 보성~

남해로 여행을 가는 길에 잠시 들렀었다.

 

5월에 가기로 했던 여행 계획이

도담이가 심하게 아픈 바람에 한달 쯤 늦어지자

남편은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는데도 기어코 여행길에 올랐다.

 

서울에서 남해로... 먼 길을 가야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퍼부을 때는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겁이 덜컥 났었다.

 

다행히 비가 계속 그렇게 퍼붓진 않아서

가는 길에 고인돌 공원에도 들르고 보성 녹차밭도 둘러봤다.

오락가락 하는 비 덕분에 간간히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안개가 자욱한 보성 녹차밭...

저 사진 뒤로 푸르른 녹차들이 보여야 하는데

누가 이 사진만 보고 보성인 줄 알까?

 

남편은 평생에 이런 경치는 한 번 보기도 힘들다면서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는 듯 했다.

 

 

 

보성에 왔으니 녹차 맛은 봐야지 싶어

녹차 아이스크림과 녹차라떼를 시켜 먹었다.

녹차 아이스크림은 시중에 파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

많이 달지 않아 괜찮았다.

 

 

벌교에 오면 꼬막정식을 꼭 먹어보고 싶다던 남편...

1인당 15000원 하는 꼬막정식을 시켜 먹고는 조금 실망스러워 했다.

난 원래 꼬막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남편은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반찬으로 꼬막 탕수육이 몇개 나왔는데

차라리 그걸 시켜 먹을걸 그랬나 싶었다.

 

저녁을 먹고 우리는 최종 목적지인 남해로 향했다.

비가 와서일까 가는 길이 더 멀게만 느껴졌다.

 

우리가 묵을 민박집이 있는 다랭이 마을에 가까워지자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짙어지고 빗줄기도 점점 굵어졌다.

네비게이션도 길을 못찾아 주인 아주머니께 전화로 물어서 가야했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골목길에 경사까지 급해서 남편이 애를 먹던 중

드디어 주차장 발견~ 반가운 마음에 얼른 주차를 하고 내리려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선 거긴 자기집 주차장이란다.

 

그래서 차를 빼려는데 '펑'하는 소리가 났다.

" 이게 무슨 소리야? "

" 타이어 펑크 났나봐 ㅠㅠ "

 

 

알고보니 주차장 옆에 쇠파이프가 있었던 것~

남편이 미처 보지 못하고 밟은 거였다. ㅠㅠ

 

 

다음날 오전에 우리는 보험회사에서 보내준 견인 차를 타고 타이어를 교체하러 갔다.

직원분이 친절하고 참 재미있어서 심란했던 마음이 좀 풀어졌던 것 같다.

 

비 맞으며 구경하고 사진 찍고

타이어 펑크나서 처음으로 견인차도 타보고~

지나고 나니 잊지못할 추억이었지 싶어 웃음도 난다.

 

하지만 더 큰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비오는 날의 여행은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위험해서

다시 그렇게 가자고 하면 꼭 싫다고 할거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