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8. 1. 12. 08:40

 

지난 주말 친정에 갔을 때

도담이가 외할아버지께 특별한 선물을 했다.

외할아버지를 클레이로 멋지게 만들어서 드린거다.

네모난 얼굴형에 흰 머리카락~

나름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들었다.

이것이 도담이에겐 정말 어려운 일인 걸 알기에

할아버지의 기쁨은 더욱 컸고

선물을 받지 못한 할머니는 그만큼 더 서운해했다.

 

 

 

할머니도 만들어 달라고

할아버지보다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도담이를 조르니

마지못해 하얀 클레이를 조금 떼어내서 할머니 얼굴을 그렸다.

할머니는 이게 뭐냐고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고

결국 도담이는 다시 못만든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만든다고 생각보다 클레이 소비를 많이해서

도저히 할머니까진 만들 수 없었던 눈치다.

 

도담이는 장난감이나 물건을 살 때 신중한 편이다.

미리 계획을 하고 허락을 받아 사러가거나

계획없이 가게 되더라도 사달라고 떼를 쓰며 힘들게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사라고 사정을 한다. ㅋ

반면에 도담이가 가진 물건들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를 너무 싫어한다.

색종이 한 장도 아까워서 눈물을 찔끔 거릴 정도로...

나중에 새로 더 많이 사준다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미 자기 소유가 된 것을 나누거나 선물하기를 너무너무 힘들어했다.

나누는 기쁨, 함께 가지고 노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달래도 보고 윽박도 지르고 야단도 쳐보았다.

하지만 도담이 마음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도담이의 그런 성향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생님과 상의 끝에 선택한 방법은

무언가를 사줄 때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로 전제를 붙이는 거였다.

그 효과가 아주 크게 나타나진 않았지만

조금씩이나마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엄마는 도담이가 그려준 그림은 결국 받지않으셨다.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 서운하셨나?

그런데 도담이도 그런 할머니가 계속 마음에 걸렸던지

다음에는 할머니한테도 선물하기로 약속을 했다.

물론 부족한 클레이는 나와 남편이 채워줘야겠지만~ ^^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