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1. 9. 1. 08:44


2011. 8. 21. 일요일

교회옆 공원...
엄마, 아빠가 멀찍이 떨어져 있는데도 도담이는 제 갈 길 가기 바쁩니다.
절대로 엄마, 아빠가 가자는 방향으로는 안갑니다.
특히 집으로 갈 때는 더더욱!!



행여라도 넘어져서 다칠까봐 남편이 쫓아가서 손을 잡아줍니다.



하지만... 엉덩이를 쭉 빼고 버티는 도담이...ㅎㅎ



아빠가 억지로 끌어보지만 두 다리로 단단히 버티고 섰습니다.

 

뒤돌아 힐끔~ 엄마 한번 확인하고



왠일로 아빠를 따라가나 했더니...




역시나 아빠와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 도담아~ 어디가?? "



" 엄마, 아빠 여기있는데... "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뒤쫓아가려는 저를 남편이 붙잡습니다.
" 놔둬... 우리가 자꾸 따라가니까 더 그러는 거 같아. "

그렇게 어디까지 가나 지켜 보려는데
그제사 뒤돌아서 엄마, 아빠를 확인하는 도담이...
근데 확인만 하고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갑니다. ㅡ.ㅡ;;

베짱이 좋은 건지... 겁이 없는 건지...
일부로 보이지 않게 숨어도 보았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엄마, 아빠를 자기 쪽으로 오게 만들었죠. ㅋ

눈치가 빠삭한 도담이는 알고 있었던 겁니다.
엄마, 아빠가 뒤쫓아 가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자신이 위험에 처하거나 넘어지면 금방 달려와 줄거라는 걸...

그렇게 우리 속을 꿰뚫고 있으니
결국엔 우리가 질 수 밖에요...^^;;

부모를 향한 저 대책없는 믿음은 어디서 오는 건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아이의 그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야 겠다는...
언제까지고 지켜주려고 노력해야 겠다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9. 06:35


♡ 2011년 7월 22일 ♡

뒤뚱뒤뚱 오리 같기도 하고
뚜벅뚜벅 로보트 같기도 했던 도담이의 첫 걸음마!
그래도 처음치곤 너무 잘 걷는다며 마음껏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이 몸살로 이어질 줄을 그땐 몰랐습니다.(ㅠㅠ)




걸음마 연습이 한창인 도담이 앞에 나타난 장애물 ㅋ
작은 나뭇가지를 본 도담이는 걸음을 뚝 멈추었습니다.



그리고는 털썩 주저앉아 장애물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기껏 장애물을 치워버리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도담이 (ㅡ.ㅡ;;)
아이들 심리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넘어져도 울지않고 벌떡 일어나는 씩씩한 도담이^^
백만스물하나! 백만스물둘! 건전지 선전이 생각날 정도로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밥도 새모이마냥 조금 먹는데 저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건지...

그냥 평지만 걸어다니면 엄마도 저도 덜 힘들텐데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발견했다하면 정신없이 달려들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엄마는 행여 아이가 다칠까봐 온 신경이 곤두서고
구부정한 자세로 아이 부축하느라 점점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 첫날 이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이러다간 도담이 몸살나요. "
그러면서 도담일 데리고 집으로 향하지만 사실은 엄마가 지친거였죠.

엘리베이터에도 울면서 안타려고 하더니
집앞까지 와서는 엄마가 문연다고 잠시 내려놓은 사이
비상구 계단을 향해 질주(?)하는 도담이...
아장아장 걷는 걸음이 은근 빠르답니다.

그렇게 도담이는 또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꼭대기 까지 정말 미친듯이 올라가더군요.
그리고는 다시 내려오는데... 내려올 때 부축하는 게 더 힘들고 위험했습니다.

그날 밤... 도담이도 힘들었는지 자다깨서 한바탕 울고
저도 몸살을 앓았습니다.

제 얘기만 듣고 반신반의 했던 남편도
도담이 걸음마 연습 한번 시키더니 혀를 내둘렀답니다.

그리곤 저에게 당부를 하더군요.
계단은 위험하니 되도록 가지 말라구요.
하지만 그게 어디 제 맘대로 되나요?
도담이가 고집이 얼마나 센데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7. 06:11


♡ 2011년 7월 22일 ♡

도담이가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외출할 때 신발을 신긴적은 많았지만 그땐 그냥 악세사리(?)였지요.
드디어 신발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순간입니다.

얼마전에도 신발을 신긴채 바닥에 내려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걷지는 않고 아파트 경비실앞을 무릎으로 다 쓸고 다녔답니다.(ㅠㅠ)
신발이랑 옷이 시커멓게 됐었죠.

사실 이날도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 기려고 하면 그냥 데리고 들어올 심산이었는데
놀랍게도 도담이가 신발을 신고 걷는게 아닙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챙겨나온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습니다.
한발 한발 떼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고 신기하던지요.

한두발 떼고 넘어지길 몇번 반복하더니
엄마가 잡아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일어나더군요.
제법 안정적으로 걷는다 싶어서 조금 멀찍이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도담이가 앞으로 넘어질 듯 비틀거렸습니다.
순간 도담이가 앞으로 꼬꾸라지는 줄알고 가슴이 철렁했지만
엄마가 달려갈 새도 없이 다시 균형을 잡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몇장 남기자고 애를 다치게 할 뻔도 하였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 보니
꼭 도담이가 김흥국의 호랑나비 춤을 추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는군요.
남편도 사진을 보면서 무척 흐뭇해 했답니다.

이제 막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 도담이...
앞으로 더 멀고 험난한 길들을 만나게 될테지요.
지금은 엄마가, 아빠가 옆에서 지켜주고 붙잡아주지만
언젠가 홀로 걸어가야할 시기가 올것입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고 일어나기를 반복해야 할겁니다.
지금 생각으론 그 모습을 어떻게 지켜볼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가는 길이 위험하진 않은지 장애물은 없는지...
행여나 아이가 넘어져도 많이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8. 6. 06:35


♡ 2011년 6월 17일 ♡

언젠가 남편 선배네 놀러 갔다가 걸음마 보조기라는 걸 봤습니다.
도담이보다 3개월 빠른 선배네 아들...
당시에 9~10개월 정도였는데 걸음마 보조기를 밀면서 잘도 걸어다니더군요.
걸음마 보조기... 참 탐나는 물건이었습니다.

" 오빠~ 우리 도담이도 저거 있으면 좋겠다. "
" 아직 못걷잖아... 나중에 봐서 사던 빌리던 하자. "
그랬는데 도담인 돌이 지나도 걸을 생각을 안했습니다.

12개월에 홀로서기를 터득한 도담이는
15개월쯤 되서야 한발 두발 떼기 시작했는데요
걸음마 보조기는 사주지 않았습니다.
더 훌륭한 걸음마 보조기가 있었거든요~ ㅎㅎ

친정이나 시댁에 갈 때마다 사용하는 여행가방을
집에선 도담이 못나가게 하는 울타리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도담이가 그걸 끌고 다니면서 걸음마 연습을 하더라구요.

그 모습이 잼있다고 남편이 동영상을 찍어두었네요^^
제 몸보다 큰 여행가방을 밀고 다니며 너무 신나합니다.

16개월에 접어든 우리 도담이...
이제는 여행가방 도움 없이도 곧잘 걸어다닙니다.
아직 비틀비틀 많이 서툴긴 하지만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5. 28. 03:35
지난 주 뇌수막염 폐구균 추가 1차 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열을재니 38도가 넘게 나오는 겁니다.
아침엔 괜찮았는데...

그러고 보니 도담이 옷을 좀 두껍게 입히긴 했네요.
이른 시간이고 바람이 좀 불었거든요.
거기다 열 많은 남편이 줄곧 안고있었기에 잠시 후 다시 열을 재보기로 했습니다.

간호사가 열이 안내리면 해열제를 먹여야 할 것 같다며 다시 열을 재주었습니다.
37.4도... 미열이긴 하지만 해열제를 먹일 필요가 없어 다행이었습니다.

담당 선생님의 진료...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
열이 1도 가까이 올랐다가 떨어진게 마음에 걸린다며 접종을 미루길 권하셨습니다.
아무리 아이를 꽁꽁 싸매도 열이 그렇게까지 오르진 않는다고요.

평소 꼼꼼히 진료해주시고 너무 믿음이 가는 선생님이셔서
두말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콧물때문인지 도담이가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냈습니다.
다음날에는 열이 38도를 넘어가서 급하게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열나고 목이 좀 부은 거 말고는 괜찮고 그르렁 거리는 건 역시 콧물 때문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콧물도 줄줄 흐르고 기침소리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구요.

기침은 심해졌는데 청진기상으로 들리는 기관지 소리는 이상이 없어서 가슴사진을 찍어봤더니
허걱~ 요즘 유행하고 있는 기관지 폐렴 증세가 보인답니다.
거기다 중이염까지... ㅠ.ㅠ

요즘 선생님께서 진료보는 대부분 아이들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10명중 3명정도만 입원까지 가고 나머지는 약먹고 좋아진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도담이도 열이 계속 안떨어지면 입원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구요...

폐렴이란 소리에 가슴이 철렁~ 입원 소리에 또한번 철렁~
도담이 기침할 때마다 너무 안스럽습니다.
코가 막혀서 젖도 제대로 못빨고... 밤에도 제대로 못자고 수시로 깹니다.

약은 또 왜그리 먹기 싫어하는지... 억지로 먹이다 구토까지 했습니다.
남편이 안도와주면 혼자서는 정말 버겁습니다.


콧물 줄줄 흘리며 보채는 도담이 ㅡ.ㅜ
컨디션이 안좋으니 자꾸 안기려고 하고 보채고 자주 웁니다.
안고 복도를 왔다갔다 하면 그나마 좀 잠잠하고...


오늘은 도담이 열도 내리고 괜찮은 거 같아서 유모차 태워 잠시 나갔습니다.
저한테서 안떨어지려고 막 보채던 녀석이 유모차를 펼쳤더니 내려가겠다고 발버둥을 쳤답니다.
집안에서 많이 갑갑했던지 좀 컸다고 그러는 건지...
요즘따라 부쩍 더 나가는 걸 좋아하네요^^;;


눈 흘기는 잼있는 사진도 한 장 건졌어요 ㅋㅋ





이제는 유모차 타면 절대 안눕습니다.
억지로 눕혀도 안누워요^^;
저렇게 꼿꼿이 앉아서 두리번 두리번 그러네요.

미안하다... 엄마가 자주 델꾸 나와야 하는데...


이제는 확실히 콧물도 많이 줄었습니다.
다행히 입원은 안해도 될 것 같네요^^

오늘 병원에 가면 약도 그만 먹어도 된다고 하면 좋겠어요~
약 먹이기가 너무 힘들어서...

도담이가 드디어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혼자 일어났다 넘어지면서 좋아하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걸음마 연습하느라 그랬나 봅니다.

어쩌다 실수로 한발 떼는가 싶더니 어제 오늘은 조심조심 네발짝이나 뗐어요.^^
생후 14개월... 조만간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친정 엄마랑 시어머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 22. 13:51
이모님께서 도담이 선물로 보행기를 사주셨습니다.
목 가누고 기기 시작하면 태우면 된다고 그러셨는데
성격 급한 우리 부부 벌써 아이를 보행기에 태웠습니다.
 

 
일단 시범삼아 앉히긴 했는데
아직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이불을 덧대고
높이도 발이 닿을동 말동 할 정도로 맞추었습니다.
 

 
신나게 발을 버둥거리더니
 

 
너무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좋은 것 도 잠시...
 

 
금방 지쳐버렸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행기가 아이에가 안좋다는 말들이 들립니다.
인간이 만든 최악의 놀이감이란 말까지 들었답니다.
그 얘길 듣는데 순간 섬뜩했었어요ㅡ.ㅡ;;
 
보행기를 태우면 아이가 빨리 걸음마를 한다고 많이들 태우는데요
오히려 그것이 아이 허리에 무리를 준다고 합니다.
많이 기어다니는 게 허리를 튼튼하게 해준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행기 태운 아이를 혼자 둬서
생기는 안전사고가 더 큰 문제라고 하네요.
 
이런 얘기들을 들으니 보행기를 태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선물로 받은 걸 그냥 두자니 것도 아깝고...
 
일단은 좀 더 기다렸다 태우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기는 것에 익숙해지고 혼자서도 앉을 수 있을 때
다리에 힘이 생겨 걷고 싶어할 때까지...
 
그리고 오랜시간 태우는 일이 없도록
혼자 놀게 내버려 두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엔 아예 보행기를 태우지 않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아이도 좋아하고 부모도 잠시나마 편할 수 있는데
잠깐씩은 태워도 괜찮지 않을까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