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때문에

농사를 지으시는 저희 시댁에도 상당히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비닐하우스가 다 날아갔다는 말씀을 듣고는 걱정스런 마음에

별로 도움은 못드리겠지만 그래도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지난 주말에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엔 이모님네 식구들이랑 작은 아버님네랑

모두 모여서 복구작업을 도와드렸는데요

도담이도 아빠를 따라가겠다고 울고불고 하는 통에

저와 도담이도 따라 나섰습니다.




비닐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뼈대만 남은 하우스...

근데 그 뼈대마저도 심하게 휘거나 뽑혀서 엉망이었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었으면 하우스가 저모양일까...

뉴스로만 보다가 직접 저런 상황을 보니 더욱 놀라웠습니다.


구부러진 부분은 일일이 펴고

심하게 손상된 부분은 잘라서 보수하고

우선 급한 곳 부터 온가족이 매달려 작업을 했답니다.


하지만 새벽같이 일어나 하루종일

밥먹는 시간 빼고는 쉴 틈도 없이 일했는데도 작업은 더디기만 했습니다.


남편도 안하던 일을 하려니 더 힘들더라고

날씨까지 무더워서 두어번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고생하시는 부모님이랑 식구들때문에 쉴 수가 없더라구요.


주말내내 그렇게 하고도 일이 많아서

남편이랑 도련님 두 분은 월요일도 회사에 휴가를 내고 도와드렸습니다.


그 지역 신문기자가 지나가다가

저희 가족이 하우스 복구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어 갔다는데

피해 보상을 받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지 모르겠네요.


어머님이 신청은 해놓으셨다는데

당장 복구 작업이 급해서 바쁘다보니 신경쓸 겨를이 없으시다고

보상 기준도 애매해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뉴스에서 군인들이 다른 지역에 복구작업을 도와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찌나 부러워 보이던지...

이곳에도 좀 와서 도와주면 좋을텐데 싶었습니다.


힘들어서 잘 때도 끙끙 앓으시는 시부모님...

하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자식들까지 고생시킨다고

힘들어서 어쩌냐고 걱정하시네요. ㅠㅠ


남편도 이번에 부모님 힘들어 하시는 거 보면서

눈물이 자꾸만 나오더랍니다.


자기 때문에 일도 못줄이시고 더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남편...

제 맘도 이런데 남편은 오죽할까요?


급한 곳은 일단 어느정도 복구를 했다는데

아직 다른 곳도 남아있어서 걱정입니다.


벼랑 다른 밭 작물들도 피해가 있는 모양인데

당장은 거기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으신 것 같아요.

부모님 고생이 헛되지 않게 별 탈없이 잘 자라주어야 할텐데요.


Posted by 연한수박

지난 4월 말경에 시댁에 일주일 있으면서

처음으로 농사일을 도와드렸습니다.


사실 도와드렸다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로 별로 한 것은 없습니다.

도담이 때문에 오랜시간 일을 할 수도 없었고

워낙 손이 느린데다 서툴러서요~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식사때 말고는 하루종일 밭에서 작업을 하시는데요

시금치 가격이 싸다보니 놉을 얻을 수도 없어서

시부모님과 시이모님... 세 분이서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랑 아빠가 시금치를 트럭에 싣고 있는데

도담이도 옮겨 보겠다고 저러고 있었네요 ㅋㅋㅋ


저녁 때쯤 아버님께서 수확한 시금치를 여기저기 팔러 가시는데요

다녀오시면 밤 9시가 훌쩍 넘습니다.

그 때 오셔서 저녁 식사를 하세요.


그러면 다음날에 시금치 가격이 얼마나 나왔는지 문자로 알려주더군요.

그런데 한군데... 가격이 너무 터무니 없이 나온 곳이 있었나 봅니다.

당시 시세를 어머님도 잘 아시기 때문에 왠만해선 그냥 파실텐데

차라리 안파는 게 낫겠다시며 도로 가서 싣고오셨답니다.


비닐로 묶은 한 묶음이 4kg 인데 저게 천원도 안나왔다고 하시더군요.

시중에서 사려면 작은 다발도 천원은 줘야하는데 말이죠. ㅡ.ㅡ;;


요즘은 모내기로 한참 많이 바쁘셨는데

어머님도 아버님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니 많이 힘들어하시네요.


하루하루를 그렇게 쉴틈없이 일하시는데 도움도 드리지 못하고

그리 힘들게 일하시는 것이 자식들 때문인 걸 알기에

더 마음이 짠하고 죄송스럽습니다.


날씨까지 가물어서 농사지으시는 분들 걱정이 많으신데요

이러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지나 않을까 그것도 걱정이네요.

아무튼 하루빨리 단비가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

오늘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2. 16. 07:55
" 이제 좀 친해질 만 하니까 또 가게 생겼네~ "
저와 도담이가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자
시부모님께서 무척 서운해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김장 때문에 시댁에 내려갔다가
남편만 혼자 집으로 돌아가고 저와 도담인 한 주 더 시댁에 있었거든요.

요즘 도담이가 낯가림이 더 심해진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려간 당일엔 할머니, 할아버지께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루정도 지나고 나니
희한하게 할머니 품에선 베지밀도 먹고 곧잘 엎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삼촌에겐 여전히 까칠했죠~

지난 번에 시댁에 왔을 땐 할아버지 손잡고 밖에도 잘 따라 나가더니만
이번엔 그것도 싫다고 하더라구요.
서운한 빛이 역력한 아버님 표정을 보니 괜히 제가 죄송스러웠답니다.

" 도담아~ 도담아~ "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안하는 도담이...
그래도 아버님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수시로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아버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담이는...
장난감 자동차로 유인을 해도 싫다고 소리만 지르고,
엎고 나가자 그래도 징징~~
좋아하는 반찬이랑 밥을 먹여 줄래도 도리질만 쳤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자동차에 탔을 때 만큼은 할아버지한테 안기더군요.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몇번 타고 다니더니
2~3일 후엔 빠방 타고 가자고 옷만 입혀도 자동으로 할아버지에게 안겼답니다.ㅋ

한 번은 운전하는 할아버지께 안겨 안떨어지려고 해서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아버님은 은근 좋아하시는 눈치였어요 ㅎㅎ

암튼 이런 도담이 때문에 일부러 밖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들어오기도 했네요^^;;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 버리고 집에 돌아갈 때쯤 되니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장난도 치고 숨넘어갈 듯한 특이한 웃음 소리도 선보였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꼬마가 나와서 춤을 추는 걸 보고 해보랬더니
가만 서서 곤지곤지, 잼잼을 하는데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부모님도 배꼽을 잡았습니다.

저희들 때문에 잠시나마 사람 사는 집 같았다며 많이 서운해 하시던 부모님...

주말에 다시 내려온 남편에게 그런 얘기를 했더니 농담삼아 그러더군요.
" 그럼 한 달 더 있다 오던가 ㅋㅋ "
" 왜~ 혼자 지내니까 좋았어? "
" 아니... 나야 같이 가고 싶지~ "

남편 말대로 한 달 더 있다 간다 그러면 시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잠시 그 생각도 스쳤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좀 부담이 되는군요^^;;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1. 11. 9. 07:36


도담이가 로션을 바르고 있는 저 곳은 시댁 안방입니다.
지난 8월 휴가겸 시댁에 갔을 때 저희 가족이 저 방에서 잠을 잤었답니다.
도담이 목욕 시키고 로션 바르는 것도 저 방에서 해줬어요.

그런데 일주일 정도 시댁에 있는 동안
도담이가 로션만 손에 쥐면 꼭 저 자리에 앉아서 다리에다 로션을 바르더군요 ㅋ

집에선 딱히 그런적이 없는데
우리집이 아니라 낯설어서 그랬는지...
암튼 시부모님도 그런 도담이 모습을 무척 신기해 하셨답니다.^^



" 도담아~ 아퍼! 살살해. "



얼마나 세게 두드렸는지 다리가 빨갛게 되었는데도 도담이는 아무렇지 않은가 봅니다.
저 부분이 뼈가 있어서 정말 아플텐데...

" 너 설마... 감각이 없는거야? "




아픔도 잊은채 로션 바르기의 무아지경에 빠진 도담이 ^^;;
반대쪽 다리에도 톡톡톡 두드려주고는



뚜껑을 닫으려고 하네요.
다리에 로션을 잔뜩 짜놓기만 하고 문지를 생각은 하지도 않습니다. ^^;;

짐이 많아 일부러 샘플을 가지고 갔는데 저렇게 다 써버리고...
나중엔 로션이 안나온다고 울었답니다.ㅋ

도담이의 이런 모습이 가물가물 하신지...
시어머니께서 어제 전화를 하셨네요~
도담이가 보고 싶다고... 한번 내려오라구요.

지난달에 친지분 결혼식에서 뵙긴 했는데
복잡하고 정신도 없고 해서 인사만 드렸었거든요.
추수때라 많이 바쁘실텐데 도와드리러 가지도 못하고...
남편 일때문에 자주 못찾아 뵈서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조만간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Posted by 연한수박


얼마전에 칼스버그님(http://blog.daum.net/myfoods)께서
말복에 오리고기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셨습니다.

오리고기로 지은 사행시를 댓글에 남기는 거였는데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참여를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운이 없는 편이라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요
그래서 당첨 소식이 더더욱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역시 마눌뿐이라며 비행기도 태워줬네요 ^^;;

그런데 오리고기 배송이 말복날 맞춰서 온다고 해서 그게 문제였습니다.
말복날이면 저희는 시댁에 있을텐데
몇일 묵었다 올거라 경비실에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댓글로 이런 상황이라고 여쭈었더니
칼스버그님이 그럼 시댁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왜 전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암튼 그렇게 오리고기는 시댁으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배달된 오리고기입니다^^
오리로 만든 너비아니와 통오리 바베큐~~~
친절하게 위생장갑도 함께 보내주셨더군요.



크기는 요정도??
좀 작아 보이는 듯 했으나 막상 뜯으니 제법 양이 많았습니다.






어머님이 이쁘게 썰어서 먹을 만큼만 접시에 담아주시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랩을 살짝 씌워 전자랜지에 1분!!!



먹음직스런 오리고기로 말복날 아침 식탁이 더욱 푸짐해졌습니다.^^

어머님도 어떻게 이런거에 당첨이 되었냐며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답니다.
그런데 이런거 얼마나 한다고 사올 생각을 못했나 싶어서
한편으론 무척 죄송스러웠네요.

월요일엔 전날 야간 근무를 하고 오셔서 늦게 일어나신 도련님 점심을 차려드리는데
저희가 어머님 아버님과 먼저 식사를 한 후라 찌게도 거의 다먹고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얼른 먹고 가셔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마침 냉장고에 넣어둔 오리고기가 생각나서 한접시 데워 드렸네요^^

이웃님 덕분에 맛있는 오리고기도 먹고 칭찬고 듣고...
시댁에서의 휴가가 더욱 즐거웠습니다.

칼스버그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몇일 전 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8만이 넘었습니다.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경이로운 숫자입니다.
추천수도 천이 넘어가고 댓글도 백개가 넘는걸 보면서
남편과 저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결혼하고 남편 권유로 시작했던 블로그가 벌써 3년째 접어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자신 없어하는 저에게 블로그를 개설해 주면서 격려해주던 남편...
부담 가지지 말고 그냥 일기 쓰듯이 편안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럼 된다고...

방문자가 늘고 댓글이 달리면서 조금씩 블로그 하는 재미를 알아갈 때 쯤엔
다음 뷰에서 베스트라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육아에 지쳐 블로그를 소홀히 한적도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 올리고 이웃님들 방문하는 게 때론 버겁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조금씩 늘고있지만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것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나한테도 이런일이 있구나...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방문자가 많은 만큼 많이 달린 댓글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늘 그렇듯 제 일상과 생각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글을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고 화이팅을 외쳐주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제 글을 오해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칭찬은 응원의 메시지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질타는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어떤 분 댓글에서는 한대 얻어맞은 듯 멍해지기도 했고
또 다른 댓글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좋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님 팔장 끼는 것도 너무 어색해하는 붙임성 없는 며느리이고
매달 찾아뵙지도 용돈을 잘 드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늘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시부모님은 항상 감싸주시고 편히 대해주려고 하십니다.
제가 정말 시집은 잘왔지요?

그러니 제가 시댁에 가는 걸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남편이 일 있다고 혼자 다녀온데도 제가 먼저 따라나섭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보니 친정보다 시댁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전화도 친정보다 시댁에 더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남편이 친정에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맏사위 자리도 맏며느리 못지 않게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큰 자리더라구요.

돈을 많이 벌어서 용돈도 좀 팍팍 드리고
해외여행은 아니더라도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지금 저희 형편이 그럴 수 없으니
그저 우리 세식구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당장은 최선이라 생각 합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남편과 시부모님 잘 만난 것도 정말 큰 복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가족이 잘 살고 있는 것이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부모님 은덕이라는 것두요.

추천 받으려고 글 쓴거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물론 글을 쓰면서 항상 베스트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추천도 많이 해주시면 정말정말 기분 좋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제목을 지을 때 좀 더 신경을 쓴답니다.

그런데 제 사정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몇몇 분들이
제가 미처 제 글에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마치 제 사정을 다 아는양 말씀하실때엔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저 같은 초보 블로거에겐 너무나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을 악플이라고 표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분들중 악플로 힘들어하시는 블로거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글이 맘에 안들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해서 굳이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쓸 필요는 없을텐데...
다소 거친 언사와 표현들은 저 뿐만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찾는 다른 분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제가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이번에 8만명 가까운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면서..
인기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대한 부분도 많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글에 대해 더 신중하게 고민하며 써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실지는 알 수 없으나
방문하셔서 댓글을 달아 주시더라도
단편적인 글만으로 저와 저희 식구를 판단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댓글 하나에도 너무나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제 글을 읽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오늘 저녁 저희 가족은 시댁으로 떠납니다.
남편이 이번에 이틀 휴가를 받아서 연휴 포함해서 4박 5일정도 있을 예정입니다.

저희가 휴가를 시댁으로 간다니까
아는 언니는 시댁에 왜 그렇게 자주 가냐고 하고 (그닥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또 다른 분은 휴가를 시댁으로 가면 재미있냐고, 불편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결혼 3년차인데 작년 여름에도 휴가를 시댁으로 갔었습니다.
제작년에도 입덧만 심하지 않았으면 시댁으로 갔을겁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휴가 때마다 시댁을 찾는 이유는
여름 휴가도 시댁에선 거의 명절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 말고는 서로 모이기가 힘들 뿐더러
명절엔 외가쪽 친지분들과는 얼굴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철만 되면 외가쪽 친지분들끼리 날짜를 맞춰서 모임을 가지십니다.
시원한 계곡같은 데로 함께 물놀이도 가구요.

이맘때쯤 되면 어머님이 미리 물으십니다. 언제쯤이 휴가냐고요^^
멀리서 생활하는 아들, 며느리...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자까지...
맘같아선 매일 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으니 이럴 때라도 봐야지요.

불편하지 않냐구요?
솔직히 불편하지 않다그럼 거짓말일겁니다.
시부모님도 시댁 어른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시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가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많이 서툴고 부족한 거 많은 며느리지만 다들 이뻐해 주시거든요^^;;

오랜만에 시댁 식구들과 만나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면서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친해지니 저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이 두분 다 형제가 많으셔서 모이면 정말 대가족인데
이런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그 많은 식구들 음식 장만하고 챙기려면 그것도 큰 일입니다.
전 그저 옆에서 허드렛 일이나 돕는 정돈데 그것도 도담이가 있으니 그냥 애나 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제가 시댁 가는 걸 거리낌 없어 하는 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저희가 그리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비용도 신경이 쓰이는데요
휴가를 시댁으로 가니 비용도 절감됩니다. ㅋㅋ
그리고 갈 때마다 채소며 반찬이며 바리바리 싸주시니
시댁 한번 다녀오면 저희 집 냉장고가 아주 풍성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아주 많이 좋아하십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이런 걸로 점수 따야죠~~

저는 맏며느리입니다.
아직까진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려니 하지만
앞으로 저의 책임이 무거워지고 지금 어머님 역할을 제가 해야할 시기도 오겠지요.
그때도 지금처럼 시댁에 가는 걸 기꺼워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많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저에게 잘 할거라고 걱정말라고 합니다.
무서워서 결혼도 못하겠다고 하고 애도 못낳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못한 게 어디있냐고... 다 잘 해내지 않았냐고요.

Posted by 연한수박

여동생이 결혼한지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 갑니다.

혹시라도 못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무사히 잘 다녀왔어요.

(신랑이 사위노릇 형부노릇 하느라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제가 만삭인 몸으로 친정에 와 있으니 다들 애기 낳으러 왔냐고 물으셨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그래서 산후조리는 시댁에서 한다고 했더니 불편할거라고 하시네요.

 

아무래도 시댁인데 친정만큼 편하기야 하겠어요?

하지만 전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도 그러길 원하셨고 시댁에 간다고 해도 2주 정도는 그 근처 조리원에 있을 거거든요.

 

친정 엄마가 서운해 하실까 그게 맘에 걸리긴 했는데요

저만 편하고 괜찮으면 됐다면서 이해를 해주셨어요.

 

이왕이면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싶어서 주위 산후조리원을 알아보긴 했는데

친정엄마는 일 다니셔서 오기 힘드시고

시어머니도 농사일로 바쁘셔서 다녀 가시려면 번거로우세요.

그렇다고 오지 말랜다고 안 오실 분도 아니시구...

 

그래서 차라리 제가 시댁으로 가는게 여러모로 낳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엄마, 아빠도 다녀가시기 더 편하실것 같구...

한달 정도 떨어져 있을 신랑에게도 그렇구요.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게 있네요

차로 장거리를 움직이는 게 갓난 아이에게 안좋다는 얘기가 있어서요.

책에도 아기를 심하게 흔들면 뇌에 손상이 올 수 있다고 하고...

신랑도 시어머니도 이점을 크게 걱정하세요.

 

담당 선생님께선 걱정 안해도 된다고 괜찮다고 하셨지만

제가 구지 여기서 출산을 하겠다고 괜한 고집을 부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건 맘 편히 먹고

다 잘 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밖엔 없는 것 같네요.

 

암튼 이번 기회에 시댁 식구들이랑도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처음 보단 많이 편해졌지만요 ㅎㅎ)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