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아침 일찍부터 음식 장만 하느라고 무척 분주했습니다.
일요일이라 교회도 다녀와야 했기에 더 바빴답니다.

저희는 제사는 지내지 않지만 그래도 전은 많이 부치는 편입니다.
홍어전, 깻잎전, 동태전, 버섯전, 꼬지... 등등
종류별로 조금씩 부치고 나면 세채반 정도 되는데
작은 어머님 말씀으론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은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나마 도담이가 낮잠을 잘 자주어서
저도 허드렛일이나마 도와 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남편은 오랜만에 만난 사촌 동생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사촌 동생들이지만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 나다 보니
명절에나 겨우 얼굴을 보는 동생들이 심심해해도 놀아줄 거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명절날이면 늘 동생들을 극장이나 노래방에 데리고 갑니다.
그래서인지 도련님이나 아가씨나 남편을 무서워 하면서도 잘 따르는 편이랍니다.

" 우리 영화 보러 갈껀데 같이 갈래? "
막 도담이 젖을 먹이고 재우려는데 남편이 물었습니다.

" 가고 싶으면 다녀와. 도담인 내가 봐줄테니. "
마침 옆게 계시던 시어머님도 다녀오라셨습니다.

그래도 제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어머니께서 먼저 도담일 업고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가보냐 싶어서 남편을 따라나서긴 했는데
극장에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희가 보려는 영화는 최종병기 활...
가장 빠른 시간이 10시 반이었습니다.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괜히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도담이가 그때까지도 잠을 자지 않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저만 안피곤하면 보고 오라셨지만
너무 늦은 시간인 걸 아시고는 그냥 왔으면 하는 눈치였습니다.

남편에게 얘길 했더니 이왕 온 거 다른 생각은 하지 말라합니다.
그냥 맘 편히 먹고 재미있게 보고 가자구요.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남편도 아가씨도 도련님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답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새벽 1시...
작은 아버지만 아직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습니다.
조심조심 저희들 방문을 열어보니 어머님도 도담이와 함께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저희들 소리가 들리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른 방으로 가시는데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잠든 도담이에게도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다음날 어머님께서 그러시는데
도담이가 좀처럼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밖에서 차 오는 소리만 나도 혹시 엄마, 아빤가 싶어 한참을 그쪽만 바라봤다구요.

그 얘길 들으니 마음이 더 짠했습니다.
그리고 유독 저에게서 안떨어 지려는 도담이에게 너무너무 미안했답니다.
그놈의 영화가 뭐라고... 극장에서 못보면 빌려봐도 되고 다운받아 봐도 되는 것을...

평소 매일같이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보고싶은 프로그램도 맘편히 못보고
제 시간이란 걸 제대로 가지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가끔은 허무하고 무기력해 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가고 싶던 극장엘 다녀와보니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기쁨보다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마음과
어머니와 젖먹이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훨씬 더 컸습니다.

저도 어느새 아이와 함께 하는 데 모든 것이 익숙해져 버렸나봅니다.
꼭 분신처럼... 아이가 엄마랑 떨어지면 불안하듯이 저도 꼭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나중에 도담이가 훌쩍 커버려서 더이상 엄마를 찾지 않을 때가 되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너무나 아까운 이 시간들... 더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함께해주어야 겠습니다.

Posted by 연한수박


드디어 해리포터가 개봉을 했습니다.^^ 책은 읽다 말았지만 영화는 빠짐없이 다 봐왔기 때문에 더 기대가  컸습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보러 갔습니다. 전날 오빠가 미리 예매를 해뒀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서둘러야 했어요.

아슬아슬 목동 CGV에 도착! 얼른 표를 찾고... 팝콘과 음료를 사자마자... 뛰다시피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우리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6관에 ㅇ열 ㅇ번 ㅇ번...??? 다시 확인 하고 또하고...분명 우리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들께 표를 확인 해보라 하고 우리 표도 보여 드렸지요. (다행히 영화 시작 전 이었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을 불빛삼아 우리 표를 유심히 살피시고는 하시는 말씀이...
" 여기 해리포터 안해요...트렌스포먼데... "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여기가 6관이 아닌가? 맞는데...아무리 표를 들여다봐도 이상한 점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원에게 가서 표를 보였습니다. "헤리포터는 7관인데..." 극장 직원은 죄송하다며 어디론가 연락을 하더니 매표소로 가보라 했습니다. 결국 오빠는 직원들에게 화를 내고 말았답니다.
 
매표소에 가서 표를 보여주니 직원이 표 맨 아랫쪽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 공항 CGV로 예매 되어있네요. "
설마 했는데...ㅠㅠ...그렇게 표를 들여다 봤는데도...왜 그건 안보였을까요?
 
일이 이렇게 된데는 제탓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자고 약속을 잡으면서 그날 비오니까 공항말고 다른 곳으로 예매하라고 그랬거든요. (공항 CGV는 주차장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비오는 날은 정말 불편합니다.) 그래서 오빠는 목동으로 예매를 하려고 했던 건데 평소 자주 가던 곳이 공항점이다 보니 이런 실수를 하게 된거죠.
 
" 어떻하지? 새로 예매해서 볼까? "
오빠가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그러는데...에휴~~ 그냥 웃을 밖에요.
" 그냥 가요... "
영화도 올라서 이젠 9,000원이나 하는데 또 예매를 하기엔 부담스러워서 보지말자 했습니다.
 
" 공항으로 가자. 지금 가면 반은 볼 수 있어!! "
그렇게 오빠는 절 데리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공항 주차장에 들어갈 땐 조금씩 오던 빗줄기가 갑자기 거세졌습니다. 거기다 바람까지 불어줍니다. 그것도 제쪽으로...주차장에서 극장까지 걸어 가는데 우산을 썼는데도 옷이 반이나  졎어 버렸답니다. 새로 산 원피슨데...흑...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ㅡ.ㅜ 그런 절 보며 오빤 더 미안해 했구요...저 우산 씌워주느라 오빠도 등이 다 졎었는데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보았습니다. 목동에서 사온 팝콘과 콜라를 먹으면서...
 
- 이런게 다 추억이다~ 오빠가 아니면 누가 이런 추억 거릴 만들어 주겠어??!!
- 치이~~~~ㅎㅎ
미안한 맘에 이런 말도 했겠지요^^ 근데 정말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네요~ 그리고 그때마다 제 얼굴엔 웃음이 가득 할겁니다.
 
오빠는 극장 직원에게 화냈던게 젤루 맘에 걸린답니다. 진짜로 많이 미안하다고 하네요^^;;
Posted by 연한수박
취미 이야기2011. 1. 20. 23:20

금요일 밤...심야 영화 보기에 딱 좋은 날이죠~^^

우리 부부도 맛있는 저녁을 먹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습니다. 미리 예매를 해두었는데 차가 밀려 조금 늦게 도착했어요. 벌써 시작을 했더라구요.(T.T)

 

 
영화속 현실 세계에서 주인공 아더와 할머니의 모습이네요^^ 실종된 할아버지가 남긴 책을보고 무언가 알아낸 아더가 할머니에게 설명 하는 장면 같습니다.
(예고편을 보지않아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몰랐던 저는 애니메이션이란 오빠 말에 설마 했었습니다.)
 
 
빚때문에 집이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아더는 할아버지가 숨겨둔 보물을 찾기 위해 미니모이 세계로 가게 되는데 여기서 부터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전 아더가 미니모이 세계에서도 현실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거라 생각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전혀 다른 모습의 캐릭터 등장에 당황스러웠답니다. 상상력이 부족한 탓일까요^^?
 
 
자신들 세계를 지키기 위해 현실 세계로 뛰어든 세 명의 미니모이들!! 만화같은 이 캐릭터들이 현실 세계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볼수록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트렌스포머가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면 이 영화는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그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재미있어 할 것 같네요^^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