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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그 아주머니는 옆집 사는 아가씨 엄마였습니다.
혼자 사는 딸이 연락도 안되고 집에 있는 건 같은데 아무 기척이 없으니
너무 걱정이 되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신 거였죠.
아주머니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처음엔 딸 짐을 챙겨오셨었는데...
그때도 전화가 안된다며 저에게 짐을 부탁하고 가셨답니다.
별건 아니지만 그냥 문 앞에 두고 가기 찜찜하시다면서요.
그게 두어달 전 일이었는데
그 때 일까지 물으시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연락을 안하고 지낸듯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아무 기척이 없다는 아주머니 말씀에
순간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맘도 그런데 아주머니 마음은 오죽하셨을까요?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되면 옆집에 딸 안부를 물으셨을까...
옆집 새댁 얘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문득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요.
무슨 사연일까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이웃이 된지 1년이 넘어 가지만 그저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라
옆집 아가씨에 대해 얼굴 말고는 아는 게 전혀 없네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웃사촌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 날 이후 옆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면 더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군요.
다음에 마주치면 엄마가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 연락드려 보라고 하면 괜한 참견한다고 기분나빠할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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