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라다 미술 학원에 다닌 지 5개월이 다 되어 간다. 1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이 너무 작다며 매번 언제 가냐고 물어보는 도담이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알면서도 계속 물어보는 것 같다. 만들기야 집에서도 늘 하던 건데 학원에서 하면 뭔가 더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 궁금해서 물어도 봤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동안 학원에서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었다. 도담이는 한 작품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라 보통 몇 주에 걸쳐서 만들곤 한다. 그중에 처음 만들었던 거대한(?) 도로 놀이 세트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샘플 수업에서 만든 아파트 단지에 연결되는 도로와 터널까지 어쩌면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이 작품이 너무 커서 당황했었고, 그 마음을 감추지..

도담이 2학년 때 학교 앞 문구점에서 백조 접기 색종이를 사 왔다. 복을 부르는 백조라... 보아하니 내가 학교 다닐 때쯤에나 생산되었을 것 같은데 나는 이런 색종이가 있었단 걸 도담이 덕분에 알게 됐다. ㅋㅋ 분명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서 소복이 먼지가 쌓여 있었겠지?! 설명서를 따라 삼각형 모양의 조각들을 만들어서 조립하는 방식, 복잡하다. 이 기본형 조각을 엄청 많이 만들어야 해서 나도 거들었다. 텔레비전 보면서도, 잠 안 오는 밤에도, 틈틈이 부업 하듯 ㅋㅋ 이건 거 하면 시간은 정말 잘 간다. 접는 법은 간단하지만 수량이 많다 보니 은근 손가락이 아팠다. 그런데 이게 그냥 끼우면 고정이 안돼서 하나하나 목공 풀을 발라가며 끼워야 했다. 목공 풀이 빨리 마르지 않기 때문에 이 작업도 시간이 꽤 ..

자라다 남아 미술 연구소에서 성향 파악을 위한 샘플 수업을 받고있는 도담이^^ 진지하고 열심인 모습이 멋지다. 샘플 수업은 원장님께서 1:1로 해주셨고 수업후엔 상담 시간도 가졌다. 원장님께서 말씀하시길 도담이는 그리기와 만들기를 모두 좋아하지만 만들기를 더 선호하고 탐구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하셨다. 주방용품과 자동차를 좋아한다해서 그려보게 하니 다른 아이들은 생각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그려내고 거기에 대해 정확히 설명도 해주었단다. 도담이와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은 좋아하는 걸 깊이있게 탐구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고 가능한 좋아하는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도 하셨다. 그 말씀을 듣는데 마음 한켠이 찔렸다. 내딴엔 많이 허용해 준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음을 부끄럽지만 최근에야 ..
도담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캐릭터 장난감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치원 때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가 있었다. 바로 토마스와 친구들^^ 도담이 아빠가 거금을 들여 토마스와 친구들 장난감을 사주기 전 인터넷에서 토마스 캐릭터 전개도를 발견하게 되서 출력해서 만들어 주었는데 다른 친구들도 만들어 달라는 도담이^^ 그래서 출력한 전개도를 참고삼아 몇몇 친구들을 만들어 주었지만 도담이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처음엔 내가 만든 거에 짐칸을 만들어 붙이더니 급기야 직접 토마스 친구들을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ㅋ 도담이가 애니와 클라라벨을 만들었을 땐 깜짝 놀랐다. 특징과 표정까지... 너무 잘 표현해서~~^^ 토마스는 친구들이 왜그리도 많은지... 도담인 한동안 그 친구들 만드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었다.
조금은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 도담이는 요즘 우리나라 전통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람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도 꼭 한복을 입히고 책도 전래동화나 우리나라 옛 위인들 위주로 읽는다. 얼마전엔 다이소에 살 것이 있어서 들렀다가 도담이가 갖고 싶어해서 사준 것도 전통인형이었다. 그것도 여자만 둘을... 젊은 여인은 이름도 붙여줬다. '신사임당'이라고 ^^ 관심사가 그렇다보니 그런 것만 보이는지... 이번에 외갓집에 갔을 땐 병에 그려진 여인을 클레이로 떡하니 만들어냈다. 어쩜 이걸 만들 생각을 했을까? 가족들이 모두 감탄을 하니 도담이 어깨가 으쓱거렸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별관심도 없었던 술병이었는데 예쁜 한복을 입고 장구를 치고 있는 여인의 그림이 도담이의 눈에는 특별하게 보였던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