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이야기2012. 12. 15. 10:36

 

남동생이 얼마전 원룸을 구해 혼자서 자취를 시작했다.

딱히 챙겨주지 못하면서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며칠전에 다녀왔었다.

 

지은지 얼마 안된 건물이라서 무척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크기만 작다 뿐이지 베란다도 있고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등

기본적인 것들이 다 갖춰져 있었다.

 

도담이는 외삼촌 집에 들어서자 또 주방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곤 주전자를 달라고... ㅋㅋㅋ

 

외삼촌이 군대 생활을 하느라고 몇번 보지도 못해서 낯을 가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도담이가 삼촌을 잘 따랐다.

설마 주전자 때문이었을까? ^^;;

 

 

남동생이 점심을 사줘서 맛나게 먹고

마트에 가서 간단히 쇼핑을 한 후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씩 마셨다.

 

그러는 동안 우리 도담인 외삼촌의 주전자로 심심함을 달랬다.

 

밥 먹을 때 도담이가 얌전히 있어주길 바라며 주전자를 들고 나왔는데

덕분에 편하게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했다.

 

 

그런데 집에 갈 때가 문제였다.

삼촌집에서 신나게 주방놀이를 하던 도담이가

집에 가자니까 또 주전자를 들고 나서는게 아닌가!

 

" 아니야~ 그건 놓구 가야지. 담에 삼촌집 오면 그때 또 가지고 놀자. "

하지만 도담이가 그리 쉽게 포기할 리 없었다.

아마 도담이가 조금만 더 떼를 썼다면 남동생이 그냥 가져가라고 했을거다.

 

' 아깐 가지고 갔는데 왜 안돼지? '

도담이 입장에선  의아했을지도 모르겠다.

나 좀 편하자고 아들만 헷갈리게 했다.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고 싫어! 안돼! 를 연발하는 아이에게

달콤한 사탕 같은 걸 주며 달래려다가

나중에는 하나 줄 거 두 개 주게 되고

오히려 아이에게 역으로 당하게 되는... 그런 경우들 말이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4. 06:10

문화센터 강의 ' 요미랜드 '

 

두번째 수업 주제는 식빵으로 핫도그 만들기 였다.

 

 

먼저 골고루 잘 먹자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고

까슬까슬 거칠거칠 빵가루 탐색 놀이를 했다.

만져보고 뿌려보고 불어도 보고~

 

율동은 잘 안하려고 하지만 이런 건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드디어 식빵도그 만들기 시간~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식빵은 테두리 부분을 잘라낸 다음 반으로 자르고 칼을 이용해 납작하게 꾹꾹 눌러준다.

여기에 비엔나 소세지를 하나씩 넣어 김밥 말듯 돌돌 말아주고 꼬지로 끼운다.

(도담이가 소세지를 두개 더 챙겼길래 하나씩 더 끼워줬다. ㅋ)

그런 다음 계란을 풀어 적신 후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내면 완성^^

 

 

튀기는 건 위험해서 선생님이 대신 해주셨다.

 

 

튀기기도 전에 먹으려는 걸 못먹게 했더니 울먹이던 도담이...

근데 튀기고 나니 뜨거워서 또 못먹고 있다. ^^

 

튀기는 게 일이긴 하지만

만드는 재미도 있고 맛도 있고~

한 번씩 도담이랑 이렇게 해먹는 것 도 참 좋을 것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3. 10:48

 

저녁에 남편 마중을 나가려고 도담이 옷을 입히는데

추워서 바지 하나를 더 입어야 한대도 한사코 싫다했다.

할 수 없이 다리 부분은 담요로 덮고 백화점까지 안고 갔다. ㅡ.ㅡ;;

 

 

그런데 도담이가 그 담요를 망토처럼 둘러 달랬다.

집에서도 가끔 저러고 있는데 백화점에서까지...^^;;

 

남편을 기다리며 백화점 구경을 하다가

주방놀이 셋트를 저렴하게 팔기에 사줬는데

얼른 뜯어보고 싶어 안달이 난 도담이 ㅋㅋ

 

 

그래서 가지고 놀라고 주전자만 하나 꺼내줬다.

 

 

담요 패션에 다른 장난감도 아니고 주전자를 들고 있는 도담이...

 

거기서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도담일 보고 한마디 했다.

" 딱 도담이 스타일인데? "

 

백화점 직원도 신기해하며 도담이에게 커피 주문을 했다는... ㅋㅋ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2. 06:12

 

" 으하하하! 수~ 와서 아들 사진 좀 찍어줘! "

 

저녁을 먹던 남편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웃으며

아들 사진을 찍어 주래서 가봤더니

도담이 얼굴이 엉망이었다.

 

 

어쩜 아빠 수염 나듯이 저리 됐을까? ㅋㅋ

콧수염, 턱수염... 예쁘게도? 그려졌다.^^;;

 

 

도담이 얼굴에 생긴 수염의 정체는 바로 짜장~

 

아빠가 저녁으로 짜장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도담이도 먹으려고 달려들더니

몇 번 받아먹고 저리 된 모양이다.

 

아이들 짜장면 먹으면 얼굴이 저리 되는 것이야 당연한거지

솔직히 나는 그렇게 우습진 않았다.

오히려 그걸 보고 배꼽잡고 웃는 남편때문에 웃었다.

 

도담이가 없었다면 이리 웃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

 

스트레스 푼다는 이유로 스마트 폰 게임을 즐겨하는 남편인데

아마도 아들이 준 웃음이 그보다 몇배는 더 효과가 있지 았았을까?

 

도담아~ 앞으로도 아빠를 많이많이 웃게 해주렴^^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1. 07:55



11월 19일 새벽 4시에 잠이 깬 도담이...


큰 방 불을 켜달라더니 주방놀이를 시작했다.

" 도담아~ 지금 새벽 4시야! "


그런데 너무 졸린 나머지 나는 남편 옆에 다시 누워버렸다.


달그락 달그락

도담이 노는 소리에 잠이 깬 남편은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 아빠 내일 출근해야돼! " 


남편 목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애 안재우고 뭐하냐고 나더러 소리를 치는 듯 했다. ㅠㅠ


하지만 도담인 아빠가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재운다고 금방 잘 것 같지도 않고...

어쩔 수 없이 도담이가 가지고 놀던 것들을 작은 방으로 옮겨 줬다.


도담이 노는 걸 지켜보다가 깜박 잠이 든 것 같은데

도담이가 옆에 와서 안기려고 하기에 다시 일어났다.


한 시간쯤 놀았을까?

졸려 하는 것 같아서 큰 방에다 눕히고 함께 잠을 청했다.


소리를 지른 남편에게 서운해서 눈살을 찌푸렸다가

그 시간에 그러고 노는 아들때문에 황당해서 웃었다.


앞으로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겪게될 수많은 갈등들을

미리 연습하는 기분이었달까?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10. 10:50

11월 15일에 있었던 마노아 수업에서는

예쁘게 분장을 하고 무대에 서보는 걸 했다.

 

 

페이스 페인팅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빨간 나비 넥타이에 치마도 입고 예쁘게(?) 분장을 한 도담이 ㅋㅋ

 

안한다 그럴 줄 알았는데 이날은 순순히 잘 따라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마이크를 들긴 했지만 노래 부르며 춤추는 연습에선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

엄마, 아빠를 닮아서일까?

도담이는 율동하는 걸 참 싫어하는 것 같다.

 

연습이 끝나고 포토존으로 만든 무대에 선 아이들... ㅋㅋ

 

엄마들은 아이들이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지만

정말 무대 체질인 듯 보이는 아이는 몇 안되는 듯 했다.

 

엄마가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아이도 있었는데

다행히 도담이는 엄마에게 사진 한장 찍을 시간은 허락해 주었다. ㅎㅎ;;

 

' 찰칵 찰칵 ' 소리가 나기 무섭게 무대에서 내려온 도담이...

비록 포토존으로 만든 무대이긴 했지만...

첫 무대라 하기엔 너무 짧아서 조금 아쉬웠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9. 05:30

[도담이의 요리 - 오리구이??]

 

▷ 재료는 물오리 장난감 ㅋ


 

 

목욕할 때 함께 놀던 오리 장난감을 요리 재료로 사용한 도담이...

후라이팬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오리 가족이 어쩐지 불쌍해진다.

아기 오리들은 뜨거워서 뒹굴고 있는듯  ㅎㅎ;;

 

 

[도담이의 요리 - 바나나찜 ??]

 

▷ 재료는 바나나 ㅋ

 


 

아빠가 자취할 때 사용하던 전기 밥솥으로

뭔갈 열심히 하는 것 같더니...

 


먹으라고 사 준 바나나를 하나하나 뜯어서는 몽땅 집어 넣었다.

 

바나나는 익혀 먹어도 좋다는데

정말로 이렇게 밥솥에 찌면 어떻게 될까?

도담이 때매 별생각을 다해본다.

 

평소 요리 놀이를 하면 빈 솥으로 놀거나

오만 잡동사니를 다 집어 넣고 노는데

한 가지 재료들로만 이리 해놓으니 그럴듯 한 것 같다. ㅋㅋ

 

 

(혹시나 진짜 요리 레시피를 기대하고 들어온 분이 있다면 죄송^^;;)

(귀엽게 봐주시고 기분좋게 웃고 가시길...)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7. 05:14

문화센터 마노아 수업 가을학기가 끝나고

겨울학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마노아 선생님과도 친숙해질 만할 때 끝나버려서

겨울학기도 마노아로 하고싶었지만

도담이 개월수에 맞는 수업이 토요일이었다.

 

토요일이면 빠지는 날이 많을 것 같아서 마노아는 포기...

도담이가 좋아할만한 수업이 뭘까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요미랜드'였다.

 

어제가 요미랜드 첫 수업이 있던 날~

수업 진행이나 분위기가 마노아 때랑 비슷해서

도담이가 덜 낯설어 하는 것 같아 좋았다.

 

 

첫 수업은 가볍게 털실 놀이^^

 

 

색색깔 털실을 묶어서 목걸이도 만들어 걸고

접시에 푸짐하게 털실 스파게티도 만들었다. ㅋ

 

 

 

마지막엔 누워서 털실을 이불삼아 덮기~~

알록달록 털실 속에에서 참 즐거워 하는 도담이였다.

 

다음 주에는 식빵으로 핫도그를 만든다고 한다.

 

단순한 퍼포 미술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수업도 한다니

주방놀이 좋아하는 우리 도담이에게 정말 유익한 수업이 될 것 같다.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6. 09:42



열심히 가위질 중인 도담이~


저 쓰라고 사 준 작은 가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기어코 엄마 가위로 힘겨운 가위질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어느정도 조심조심 다룰 줄 알게 되어서 

어쩌나 지켜 봤더니

엄마가 보기엔 답답하기만 하지만

저 나름대로 가위질 하느 법을 터득하더라.



먼저 양 손을 이용해 가위를 벌리고




한 손으로 가위를 오므려 종이를 자른다.

그리고 또 양 손으로 가위를 벌리고...

 

한 손으로 가위를 벌리기엔 아직 손가락 힘이 많이 부족한 모양이다.

가위가 도담이에게는 크고 좀 뻑뻑하기도 하고...

 

작은 가위를 사용하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절대 싫단다.

 

도담이가 가끔 이렇게 알 수 없는 고집을 부릴 땐 참 답답하다.

하지만 그냥 지켜 볼 밖에... ㅇㅎㅎ

 

Posted by 연한수박
도담이 이야기2012. 12. 5. 06:38

재활용 쓰레기는 일주일에 한 번 버려야해서

모인 쓰레기가 많아 손이 모자랄 때가 있는데

이제는 도담이가 조금 컸다고 

가벼운 건 들어주기도 하고 분리수거 하는 걸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세살 짜리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할 리가 없으니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고 성가스러울 때도 있다.


한 번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온 동네를 질질 끌고 다녀서

엄마를 민망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하는 모습만은 기특하다.


지난 주에도 도담이와 함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도담이가 한 쪽 구석에서 뭔가를 발견 하고는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분리수거를 끝내고 도담이가 뭐하나 봤더니

압력솥을 만지고 있는게 아닌가?! ㅇㅎㅎ


겉으로 봐선 멀쩡하고 깨끗해서 뚜껑을 열어봤는데

그 안에 조그마한 뚝배기까지 덤으로 들어있었다. ㅋ


" 도담아 우리 이거 가져갈까? "


한 번 나오면 동네 한 바퀴는 돌고 들어가야하는 도담이가

뚝배기가 든 압력솥을 번쩍 들더니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

아직 표현은 못하지만 속으론 ' 이게 왠 횡재야? ' 했을거다.



깨끗이 씻어서 도담이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너무너무 좋아했다.


압력솥은 원래 없었고 

뚝배기도 도담이가 두 번이나 깨먹어서 안사고 버텼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연한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