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이 좀 지저분하지? " " 애 키우는 집이 다 그렇지. 이정도면 깨끗한데 뭘. " " 그나마 오늘 청소한 게 이래. " 오랜만에 동네 언니둘과 아는 동생 집에서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그 동생에게는 5살짜리, 1살짜리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 아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지만 아들 둘을 키우며 청소를 제대로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도담이 하난데도 집이 엉망인데요. ^^;; 지난 주말엔 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맘먹고 청소를 했답니다. 처음엔 기분좋게 시작을 했는데 가만히 누워서 도와줄 생각도 안하는 남편을 보자 갑자기 화가 나더라네요. 주말에는 좀 푹 쉬고 싶어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왜 나만 밥 챙겨주고 청소하고 그래야 하나 싶었답니다. 힘든건 자기도 마찮가진데 말이죠. 도와주는..
주말에 남편 후배 결혼식도 있고 회사일로 전주에 갈 일이 있다기에 저도 함께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결혼식에 저와 도담이도 따라 나섰는데요 전주 월드컵 경기장내 예식장은 근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간이 넓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식사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남편이 아끼는 후배여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축복해주고 시댁으로 돌아왔는데 남편은 또 일때문에 다른 후배를 만나러 나갔습니다. 저녁 때쯤 어머님이 외식을 하자시는데 남편은 일이 늦어질 것 같다고 해서 시부모님과 저, 그리고 도담이 그렇게 넷이서만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밤 10시가 넘어서야 들어온 남편은 저녁을 못먹었다고 하더군요. 저녁을 먹으면 일이 더 늦어질 것 같아서 안먹었다구요. 어머님은 피곤하셔서 일찍 잠자리에..
어느덧 서른 중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가사일에만 전념하다보니 얼굴에 주름은 하나 둘 늘어가는데 자기 자신은 사라진 듯해서 한숨만 나오더라... 5살 딸아이를 둔 아는 언니가 언젠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저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너무나 공감이 되면서도 늘 밝고 활달한 언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습니다. 딸이 4살이 되던 해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부터 언니는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전 간호사였던 언니는 전공을 살려 취직을 했었는데요 다른 간호사의 텃새로 힘들어하던 중 딸아이가 심하게 아파서 내친김에 그만두고 다른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는 중에 언니는 컴퓨터를 꼭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
어제 친정엄마를 따라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고혈압이 있으셔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계시는데 마침 어제까지 쉬시는 날이어서 진료를 받으러 갔었답니다. 그런데 병원에 들어서니 불도 안켜져 있고 좀 이상했습니다. 직원이 한 분 있긴 했는데 방금 출근을 했는지 사복 차림이었고 그 병원 환자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 원장님이 해외연수 가셔서 진료 못봅니다. 5월 1일 부터 진료 시작해요 " 간호사로 보이는 직원분은 그 아저씨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저씬 그럼 병원 문을 왜 열었냐며 뭐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이 1월인데... 5월이면... 저는 제가 잘못들은 줄 알았습니다. " 5월 1일이요? 그럼 어떻게해요?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 친정엄마가 그리 말씀을 하시자 10월..
토요일 오전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하려고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 누구지? 택배 올 것 도 없는데... " 그러면서 슬쩍 내다 보니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 저 옆집에... " "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 " 얘가 전화도 안받고 벨을 눌러도 아무 기척이 없어서요. 최근에 본 적 있나요? " " 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 " 표정은 어떻던가요? 밝던가요? " " 엊그제도 만났는데 괜찮아 보이던데요... " " 그래요... 아... 걱정이 되서... " " 그때 짐은 가지고 들어갔나요? " " 네... 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가 봤더니 알고 있다면서 챙겨 들어가던걸요. " " 그래요. 고마워요... 걱정이 되서... ..
결혼 전부터 만성피로를 호소하던 저희 남편은 늘상 " 피곤하다~ "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요즘 회사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집에서도 일하느라 새벽에야 잠이 드는데 그래도 금요일 밤만 되면 기를 쓰고 잠을 안자려고 버틴답니다. " 맨날 피곤하다면서 이럴 때 맘 편히 푹 자면 좋을텐데... 왜 그렇게 안자려고해? " " 안돼~~ 황금같은 금요일을 그냥 그렇게 허비할 순 없어! " 그렇다고 특별히 무언갈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넷 만화를 본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텔레비전 체널을 여기저기 돌려가며 보기도 합니다. 정말 너무 피곤할 땐 보면서 스르르 잠들어 버려요. 빨갛게 충혈되서 잠이 가득 든 눈으로 그러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다가도 납득이 안갈 때가 있습니다. 저도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
시어머님이 몇 일전 약 지으러 가셨다고 전화를 하셨는데 그게 엊그제 도착을 했습니다. " 정성스럽게 잘 챙겨 먹어라. " 잘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어머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지난 추석 때 시댁에 내려가기 전날... 제가 너무 심하게 체해서 오바이트까지 하고 내려가는 날엔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더랍니다. 거기다 눈은 실핏줄까지 터져서 시뻘건 상태로 시댁에 갔습니다. 얼굴이 왜그렇게 빼쪽해 졌냐... 눈은 또 왜그러냐...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며 물으시는 어머니... 체해서 그런가 보다고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영 마음이 안놓이셨나 봅니다. 제가 워낙에 소화를 잘 못시켜서 자주 체하는데요 일부러 식사때 천천히 먹는데도 잘 안고쳐 지더라구요. 작년에 아이낳고 몸보신 제대로 못했다고 금산까..
남편과 제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였기에 1년이래도 실제 만남을 가진 시간을 따지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2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 연애할 때와는 또 다른 남편이 보이더군요. 남편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저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표현이 서툴러서 어떤 자리든 어색해하고 불편해 하는 저를 남편은 늘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남편은 저를 수다쟁이로 만들었고 감정 표현이 서툰 저에게 ' 사랑한다 '는 말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 마음을 이렇게 편안하게 만들어 준 사람은 남편이 처음이었고 저는 남편의 성격이 저와 많이 달..
추석때 친정에 못다녀와서 지난 주말을 이용해 부산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추석에 공항 버스로 시댁에 다녀와 보니 도담이도 생각보다 많이 보채지 않았고 시간도 절약이 되서 서울서 부산까지 장거리 운전에 대한 남편의 부담도 줄일겸 이번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신혼여행때 쌓인 항공 마일리지가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었는데요 출발하는 날부터 아슬아슬~~ 일찍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뻔 했습니다. 9월 30일 7시 비행기 였는데 빠듯이 30분 전에 도착을 해서 표 찾고 짐 싣고 검색대 통과 하고 하다보니 금방 7시가 되버리더라구요. 미리 예매는 했지만 너무 늦게 표를 찾는 바람에 날개 옆 시끄러운 자리에 남편이랑은 떨어져 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 옆에 앉으신..
저희 집 근처에 오랫동안 공사를 하다말고 그대로 방치된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벽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공사를 시작하더니 보기만해도 번쩍이는 멋진 백화점으로 바뀌었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그 백화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비가와서 밖에 안나가고 있다가 저녁 무렵에 남편 마중을 나갔는데 백화점 앞이 무척 복잡했습니다. 원래 백화점 앞 건널목에 신호등이 없었는데 백화점 공사를 하면서 신호등을 만들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이라 그 신호등이 무척 반가웠었는데 어제는 차량 소통이 많아서 그랬는지 기껏 만든 신호등은 꺼버리고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옆으로는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고 평소엔 한산하던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