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 첫 돌때 도련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써 준 편지 입니다. 예쁜 글씨만큼 내용은 더 예쁜... 읽고 또 읽어도 눈물이 앞을 가리게 만드는 도련님의 진심이 담긴 편지랍니다. 도담이는 돌잔치를 시댁에서 했습니다. 잔치랄 것 도 없이 그냥 식당 예약해서 친지분들만 모시고 식사 대접이나 하려고 했는데 막상 이벤트도 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시니 잔치가 되어버리더군요. 돌잔치 다음날 도련님이 쑥쓰러워 하며 저에게 내민 주황색 봉투... 그 안엔 제법 많은 현금과 함께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도담이 돌이라고 반지도 해주셨는데... 한달 월급을 고스란히 다 쓰신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었습니다. 아직 서로 서먹해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도련님 일이 3교대라서 얼굴 보기가..
이번 추석은 주말이 끼었음에도 참 짧았습니다. 공휴일이 겹치지 않고 주말이 명절 연휴 뒤에 붙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아쉽기만 하네요. " 이번 추석은 연휴가 짧아서 부산까진 못갈 것 같은데... " 남편이 한달쯤 전에 미리 이야기를 했습니다. " 하루 정도 휴가 못내? 멀어서 자주 가지도 못하는데 명절날이라도 봐야지. " " 요즘 일 바쁜 거 알잖아... 휴가는 힘들어. " " 그래두... 엄마, 아빠 서운해 하실텐데... " 제가 서운한 빛을 보이자 남편은 미안하다고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남편 속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맘에 걸렸던 저는 달력을 뒤적이다가 10월 3일이 월요일인 걸 발견했습니다. 친정 부모님이 많이 서운해 하실테지만 남편과 상의 끝에 친정은 10월 초에 가는 걸로 결정을 했습니다. ..
도담이 데리고 산책가는 길... 놀이터 부근에 다다르니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곤충채집을 하고 있습니다. " 야~ 여기 매미 죽었어~ " 한 여자 아이가 죽은 매미를 발견하고는 친구들을 부릅니다. " 어디? 어디? " 하며 뒤쫓아간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듯 매미를 바라봅니다. " 우리 여기에 매미 묻어주자! " " 그래~ 그럼 매미도 하늘나라에서 고마워할거야~ " 그리고는 열심히 땅을 파서 매미에게 무덤을 만들어 줍니다. 매미 무덤에 빨대를 꽂아서 묘비까지 만들어주는 센스 있는 아이들^^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렴풋 어릴적 친구랑 병아리 무덤을 만들어 줬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남편에게도 그 이야길 해주었더니 아이들이 몇살쯤 되느냐고 묻습니다. 초등학생 같아 보였..
저희 시할아버님은 몇년 째 병원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치매에 걸리신 시할아버님을 시부모님이 모시고 사셨는데 농사일로 바쁘신 두분이 돌보시긴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몰래 집을 나가셔서 길을 잃으시기도 수차례... 증상이 점점 심해지니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을 시키셨답니다. 제가 결혼할 당시에도 할아버님은 병원에 계셨습니다. 장남인 남편을 유난히도 이뻐하셨던 할아버님은 지금도 늘 남편만 찾으신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남편 모습을 기억하시는 탓일까요? 막상 찾아뵈어도 못알아 보실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남편도 어색해서 할아버님께 말 붙이기를 어려워 하더군요. 저라도 좀 살갑게 해드리면 좋을텐데... 옆에서 멀뚱히 서있기만 합니다. ㅡ.ㅜ 할아버님 생신날... 고모 할머님 두 분을 모시고 병문안을 갔습..
친정 엄마가 부탁이 있다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전화상으로 보험 가입을 했는데 취소 좀 시켜달라구요. 엄마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에서 폰으로 전화를 해서는 한달에 10만원에서 15만원 넣는 연금 상품을 소개했던 모양입니다. 월 복리로 만기에 엄청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한 우리 엄마... 거래하던 은행이니 별다른 생각없이 덜컥 가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전화상으로만 가입을 한거라 영 찜찜했던가 봅니다. 통장에서 돈은 빠져 나갔는데 증권도 영수증도 못받았다네요. (나중에 취소하고 나서 우편으로 받으셨데요~) 거기다 요즘 다니시는 공장도 잘 안되서 한달에도 몇일씩 쉬는 일이 많은데 사정이 그렇다 보니 그나마 받는 쥐꼬리같은 월급도 들쭉날쭉이라 고정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걸 부담스러워 하셨습니다. 엄마가 ..
먹다말고 찍은 갈치찌개... 참 볼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포인트는 가운데 살만 곱게 발라져 있는 갈치랍니다. " 이거 나 먹으라고 놔둔거야? " " 응. " 아침을 먹고 씻으러 가는 남편에게 알면서도 꼭 한번씩 물어봅니다. 남편이 알뜰살뜰 발라먹은 뼈들... 그 속엔 생선을 싫어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선의 비릿함이 싫고 발라먹는 것도 귀찮아서 잘 안먹어요. 그나마 구운건 먹는 편인데 그것도 속살만 파먹는 나쁜 버릇이 있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는 제가 음식을 하니 싫어도 만지게 되고 먹게도 되더군요. 이젠 어느정도 적응이 되서 예전 보다는 잘 먹는 편이지만 아직도 생선찌개를 하면 생선은 남편이 먹고 저는 국물과 야채 위주로만 먹습니..
남편은 한번씩 물건을 잘 잃어버립니다. 평소엔 괜찮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꼭 한번씩 일을 터트린답니다. 결혼식 전날엔 차키를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잘 둔다고 뒀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랍니다. 보조키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것도 건망증 증세인가요? 결혼식을 앞두고 부산에 있는 제 짐도 옮기고 예물도 맞출겸 남편이 저를 데리러 차를 몰고 부산까지 왔습니다. 새벽 4시쯤 도착한 남편은 무척 피곤해 보였는데요 이렇게 혼자 장거리 운전한 건 처음이라더군요. 중간에 잠이와서 정말 혼났다고요. 그날 오후... 옷이랑 신발, 책 몇권에 화장품 등등... (생각보다 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미리 싸놓은 짐을 남편 차에 싣고 전주에 있는 시댁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예물을 맞추러..
지난달에 부산에 있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 다녀오기엔 먼 길이었지만 오랜만에 광안리에서 바닷 바람도 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답니다. 그런데 외박 나온다던 남동생은 갑자기 부대에 일이 터져서 못만나고 친구들 얼굴도 좀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연락도 못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제 친구들은 결혼 후에도 친정 가까이에 살아서 서로 왕래도 자주하고 출산 준비나 육아도 엄마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데 시집을 멀리 가니 이래저래 아쉬운 점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작년 5월에 결혼한 친구는 조금있음 아이를 낳습니다. 그 친구는 친정 부모님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너무 가까이 있어도 탈이라고 처음엔 신랑이 좀 불편해 했다더군요. 하지만 신랑이 워낙에 붙..
♡ 2011년 5월 21일 ♡ 집 근처에 제품 촬영할 만한 이쁜 커피숍 어디 없을까? 남편은 아침부터 커피숍 검색하느라 바쁩니다. 지난번에 스튜디오를 빌려서 촬영을 했었는데 장소 빌리고 카메라 빌리고 시간당 얼마씩 하니까 시간에 쫓겨 촬영도 제대로 못하고 돈은 돈대로들고... 차라리 커피숍에서 하면 맛있는 차도 마시고 조금은 더 여유롭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찾아간 곳이 커피볶는 하루네집이었습니다. 책과 노트 그리고 갖가지 소품들로 장식된 테이블은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에 꽂혀있는 연습장과 노트들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답니다. 많이 낡은 듯한 노트들이 궁금하여 펼쳐보니 손님들이 또 다른 손님을 기다리며 끄적인 글들과 낙서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쓰..
도담이 태어나던 날... 소식을 듣자마자 시어머니는 새벽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셨습니다. 손녀인줄 알고 계셨는데 손자라고 하니 크게 내색은 않으셨지만 더 기쁘셨을거에요~ 남편 말론 병원에 입원해있는 이틀동안 수시로 가셔서 손자 얼굴을 보시며 흐뭇해하셨다더군요. 산후조리원에선 면회 시간이 정해져 있어 많이 불편해 하셨구요. 조리원에서 나와 시댁에서 한달 남짓 지내는 동안엔 도담이 목욕도 어머님이 다 해주시고... 교회에 데려갔을 때도 여기 저기 자랑하고 싶으셔서 안고 다니셨답니다. 주위에 친지분들이 많이 계셔서 자주 모여 함께 식사도 하고 농사일로 한참 바쁠 때는 일 도와주시는 분들께 집에서 식사 대접도 하고 그랬어요. 도담이 태어난지 한달도 안되었을 때지만 집에 사람들 오는 거 싫어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